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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호주 오픈] 남자 단식 빅3 나달 VS 차세대 주자 메드베데프 결승 격돌

林 山 2022. 1. 29. 09:01

'빅3' 라파엘 나달 3-1 마테오 베레티니 격파, 결승 진출

 

1월 28일 호주 빅토리아 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황소' 라파엘 나달(스페인, 5위)이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7위)를 2시간 56분 만에 3-1(6-3, 6-2, 3-6, 6-3)로 격파하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흙신' 나달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 달성에 단 한 게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빅3 가운데 유일하게 2022 호주 오픈에 출전한 나달은 연승행진 끝에 결승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또한 나달은 29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는 기록도 세웠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라파엘 나달

'클레이 코트의 제왕' 나달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현재 메이저 대회 최다우승 기록은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 17위)가 각각 20회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조코비치는 호주 백신패스 위반으로 항소 끝에 비자가 취소되어 추방되었고,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 처음부터 불참했다. 따라서 나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최다우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는 많은 관중들이 입장해서 나달-베레티니 전을 지켜보았다. 

 

나달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구사하면서 베레티니를 몰아붙여 1세트를 6-3으로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나달의 탄탄한 수비와 예리한 리턴이 돋보이는 세트였다. 2세트에 들어서도 나달은 베레티니의 '아킬레스건' 백핸드 쪽을 집중 공략하며 게임 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2세트를 단 2게임만 내준 채 6-2로 따내고 승세를 이어갔다. 

 

반격에 나선 베레티니는 3세트 게임 스코어 3-3까지는 나달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게임 스코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8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한 베레티니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3으로 따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른바 벼랑 끝 탈출이었다. 

 

그러나, 빅3 나달은 허명이 아니었다. 나달은 4세트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5-3으로 달아난 뒤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베레티니는 196cm에서 내려꽂는 강서브는 위력적이었다. 에이스도 나달보다 9개나 많은 14개를 성공시켰다. 첫 서브 득점률(74%-73%)도 근소하게 우세했다. 그러나, 베레티니는 나달보다 20개나 많은 39개의 범실을 저질러 패배를 자초했다. 

 

호주 오픈 4강에 처음 진출한 베레티니는 빅3의 거대한 산맥을 넘지 못했다. 특히 고질적으로 취약한 백핸드는 이날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결국 베레티니는 나달의 집요한 백핸드 쪽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나달은 두 번째 서브 득점률(67-47)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리시브 포인트(37-31)와 서비스 포인트(71-65)에서 우세를 보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베레티니는 에이스(14-5)와 에서만 나달에 우세를 보였다. 이날 경기 승리로 나달은 베레티니와의 상대 전적에서 2승 무패를 기록했다.

 

 

'흙신' 나달은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 오픈에서는 무려 13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하드 코트인 호주 오픈에서는 2009년 단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나달은 2012, 2019 호주 오픈에서 조코비치에게 패해 우승을 두 번이나 놓친 바 있다. 2022 호주 오픈에는 조코비치가 없다. 나달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차세대 선두주자 메드베데프 3-1 치치파스 격파, 결승행

 

나달-베레티니 전에 이어 차세대 주자끼리 맞붙은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는 차세대 선두주자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2위)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4위)를 3-1(7-6, 4-6, 6-4, 6-1)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이날 경기 승리로 메드베데프는 2021 US 오픈 우승에 이어 2연속 메이저 대회 타이틀에 도전한다. 메드베데프는 2021 호주 오픈에서 처음 결승전에 올랐지만 조코비치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다닐 메드베데프

메드베데프는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 7-6(7-5)으로 따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메드베데프는 치치파스의 아버지가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작전 지시를 한다며 체어 엄파이어(주심)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반격에 나선 치치파스는 평정심이 흔들린 메드베데프를 공략해 2세트를 6-4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198cm의 장신에서 내려꽂는 강서브와 빨랫줄 스트로크가 살아나면서 3세트를 6-4로 따내고 다시 앞서갔다. 게임 스코어 4-4 상황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었다. 

 

4세트는 메드베데프의 독무대였다. 메드베데프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4세트를 6-1로 잡고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치치파스는 더블 폴트(1-4)에서만 메드베데프에 앞섰을 뿐 공격과 수비 모두 메드베데프보다 한 수 아래였다. 메드베데프는 에이스(13-5)와 첫 서브 득점률(86%-67%), 두 번째 서브 득점률(84%-64%), 리시브 포인트(41-18)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메드베데프는 1월 30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과 우승컵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메드베데프는 최근 2021 US 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는 등 급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나달과 메드베데프의 상대 전적은 나달이 3승 1패로 앞서 있다. 가장 최근에 맞붙은 경기는 2020 ATP 투어 파이널스 준결승이다. 이 경기에서는 메드베데프가 2-1로 승리했다. 2022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은 빅3 VS 차세대 선두주자로 압축됐다. 흥미진진한 결승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혼합 복식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이반 도디그 조 우승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 88위)-이반 도디그(크로아티아) 조가 제이슨 쿠블러(호주)-제이슨 폴리스(호주) 조를 2-0(6-3, 6-4)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변은 없었다. 승부는 예상대로 믈라데노비치-도디그 조의 승리로 끝났다.

 

혼합 복식 우승컵을 들어올린  믈라데노비치-도디그  조

믈라데노비치는 2016, 2019, 2020 프랑스 오픈과 2018 호주 오픈 여자 복식, 2013 윔블던과 2014 호주 오픈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복식 전문 선수다. 2022 호주 오픈 혼합 복식 우승으로 믈라데노비치는 생애 7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 복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믈라데노비치는 2020 US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도미닉 티엠(오스트리아, 16위)과 연인 사이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19년 11월에 헤어졌다. 

 

도디그도 복식 전문 선수다. 도디그는 2015 프랑스 오픈과 2021 호주 오픈 남자 복식, 2018, 2019 프랑스 오픈과 2019 윔블던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바 있다. 2022 호주 오픈 혼합 복식 우승으로 도디그는 생애 6번째 메이저 대회 복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