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까치깨

林 山 2022. 2. 22. 21:40

2021년 10월 초순경 충주 금봉산(남산)에 올랐을 때 마침 노란색으로 활짝 핀 까치깨꽃을 만났다. 금봉산을 그렇게 많이 올랐어도 까치깨꽃은 처음 만나는 야생화였다. 

 

까치깨라는 이름의 유래는 열매 속에 참깨 같은 씨가 많이 들어 있는데, 가꾸거나 먹지 않고 야생으로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는 설이 있다. ​또, 까치깨라는 이름이 '까마귀깨'를 뜻하는 일본어 가라수노고마(カラスノゴマ, からす‐の‐ごま, 烏の胡麻)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이 설은 토종식물에 일본명을 붙였을 리 없다는 강력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말 접두사 '까치'는 '이르다' 또는 '가짜'라는 뜻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까치설날'이다. 설 하루 전을 말하는 까치설날은 '이른 가짜설'에서 온 말이다. 이를 근거로 까치깨라는 이름은 '가짜깨'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까치깨의 씨앗은 참깨와 비슷하다.  ​ 

 

까치깨(충주 금봉산, 2021. 10. 9)

까치깨는 아욱목 벽오동과 까치깨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코르코롭시스 사일로카르파 함스 & 뢰제너(Corchoropsis psilocarpa Harms & Loes.)이다. 영어명은 글레이브러스-프루트 코르코롭시스(Glabrous-fruit corchoropsis), 일어명은 죠센카라스노고마(チョウセンカラスノゴマ, ちょうせん からすのごま, 朝鮮烏の胡麻), 중국명은 광궈톈마(光果田麻)이다. 꽃말은 '사모'이다. 

 

까치깨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 자란다. 

 

까치깨의 키는 30~90cm 정도이다. 원줄기에 수평으로 퍼진 긴 털과 꼬부라진 잔털이 있으며,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고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엽병은 털이 있고 밑부분의 것은 길지만 위로 갈수록 잎과 더불어 점점 짧아진다. 엽신은 달걀모양이고 중앙부의 것은 길이3.5~6cm, 폭 2~3.5cm로서 양면에 성모가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치아모양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거나 둔하며 밑부분이 거의 둥글다. 탁엽은 피침형 또는 선형이고 원줄기와 같은 털이 있다.

 

꽃은 6~10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액생하는 긴 화경 끝에 꽃이 1개씩 달린다. 작은포는 3개가 돌려나기하고 선형이며 털이 있다. 꽃받침은 피침형이고 녹색이며 길이 4.5mm 정도로서 털이 있다. 꽃잎은 5개로서 거꿀달걀모양이다. 10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 및 5개의 헛수술이 있다. 씨방은 털이 다소 있으나 곧 떨어진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장각과(長角果) 모양이고, 길이 2cm로서 털이 없다.

 

까치깨의 유사종에는 수까치깨(Tomentose corchoropsis, ラスノゴマ)가 있다. 수까치깨[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는 전체에 별 모양의 털이 밀생한다. 까치깨보다 잎 표면의 털이 짧고, 꽃은 대형이다. 

 

2022. 2. 22.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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