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들으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풀들이 있다. 사데풀도 그렇다. 사데풀이란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가장 그럴 듯한 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싸돌아다니다'라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 '사데다니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민들레 씨앗처럼 솜털날개가 달린 씨앗이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사데다니다'가 땅에 닿는 곳마다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고 해서 사데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사데풀은 초롱꽃목 국화과 방가지똥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손쿠스 브라키오투스 드 캉돌(Sonchus brachyotus DC.)이다. 영어명은 씨쇼어 사우씨슬(Seashore sowthistle), 일어명은 하치죠우나(ハチジョウナ, はちじょうな, 八丈菜)이다. 중국명은 창례쿠쥐차이(长裂苦苣菜), 이명에는 취마이차이(苣卖菜), 치밍차이(启明菜), 똰얼취마이차이(短耳苣荬菜), 까시군(嘎希棍) 등이 있다. 사데풀을 사쿠리나물, 사데나물, 삼비물, 석쿠리, 세투리, 시투리, 서덜채, 거매채(苣賣菜), 거채(巨菜), 고매채(苦賣菜), 야고채(野苦菜)라고도 한다. 북한명은 세투리이다. 꽃말은 '친절, 세력, 활력, 현실적인 사람'이다.
사데풀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의 양지에서 자란다. 특히 바닷가에서 가까운 들판에 무리지어 자란다. 섬지방의 바닷가 언덕에도 분포한다.
사데풀의 뿌리줄기는 옆으로 길게 벋는다. 줄기는 30~10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추서고, 단일하거나 가지를 적게 치며, 털이 없고 세로로 줄이 있다. 줄기 전체에 유백색즙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엽병이 없다. 어린잎은 자홍색을 띠나 자라면서 점차 회록색을 띤다. 근생엽은 꽃이 필 때 없어진다.
줄기잎은 잎 사이가 짧고 긴 타원형이며 끝이 둔하다. 길이는 12~18cm, 나비는1~2.8cm로서 밑부분이 좁아져서 원줄기를 감싼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치아모양톱니가 있다. 또는 불규칙하게 우상으로 갈라지고, 열편은 떨어져 있다. 표면은 녹색, 뒷면은 분백색이다. 윗부분의 잎은 점차 작아지고 떨어져 달리며, 가장자리에 치아상 또는 결각상의 톱니가 있다.
꽃은 8~11월에 핀다. 원줄기 끝에 우산모양꽃차례 비슷하게 달린다. 화경은 길이 1.2~8cm로서 굵고 털이 있으며, 포는 1~2개이다. 총포는 넓은 통형이고, 꽃이 필 때는 길이 16~20mm, 지름 4~5mm이며 흰솜털이 있다. 총포조각은 4줄로 배열된다. 외편은 달걀모양으로 길이 4~6mm이고, 내편은 피침형으로서 길이 8~10mm이다. 꽃은 모두 혀꽃이며 황금색이다. 혀꽃의 길이는 21~24mm, 나비 2mm로서 꽃부리끝이 5개로 갈라진다. 판통은 길이 13~14mm이고 윗부분에 털이 있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갈색의 타원형이며 길이 3.5mm로서 양면에 5개의 능선이 있다. 관모는 길이 13mm로서 윗부분이 백색, 밑부분이 갈색이다. 종자는 9~10월에 익는다.
사데풀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사데풀 나물은 입맛을 북돋우는 별미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람들은 가뭄이 들어 식량이 부족하면 사데풀을 뜯어다가 죽을 끓여서 먹는다고 한다. 사데풀은 사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사데풀의 전초를 본초명 거매채(苣賣菜), 꽃을 거매채화(苣賣菜花)라고 한다. 거매채는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나 '동의보감'에는 수재되어 있지 않다. 거매채는 청열해독(淸熱解毒), 보허(補虛), 지해(止咳) 등의 효능이 있어 세균성하리증(細菌性下痢症), 후두염(喉頭炎), 허약해수(虛弱咳嗽), 내치탈출(內痔脫出), 백대(白帶) 등을 치료한다. 거매채화는 급성황달형 전염성간염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데풀의 유사종에는 방가지똥(Sow-Thistle)이 있다. 방가지똥(Sonchus oleraceus L.)은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는 없다. 잎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머리모양꽃은 지름 2cm쯤으로서 작으므로 사데풀과 다르다.
2022. 3. 2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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