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순박(淳朴)'의 털별꽃아재비

林 山 2022. 3. 24. 18:45

털별꽃아재비는 생존 환경이 극도로 좋지 않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도심지 시멘트 보도 블럭 틈새에서도 털별꽃아재비는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올린다. 시골에서는 밭이나 논에서도 무성하게 자라 농작물 재배에 해를 끼쳐 잡초나 해초(害草) 취급을 받고 있는 풀이다. 하지만 털별꽃아재비가 무슨 죄가 있을까?

 

털별꽃아재비(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6. 6. 30)

털별꽃아재비는 꽃이 작아서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바라봐야 한다. 자세히 보면 식물체 전체레 솜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식물명에 '아재비'가 붙으면 그 식물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털별꽃아재비는 털이 많고, 별꽃과 비슷한 풀이라는 뜻이 되겠다.  

 

털별꽃아재비(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5. 10. 31)

털별꽃아재비는 초롱꽃목 국화과 별꽃아재비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갈린소가 킬리아타 (라피네스크) 시드니 페이 블레이크[Galinsoga ciliata (Raf.) S.F.Blake]이다. 영어명은 쇄기 솔저(shaggy soldier), 헤어리 갈린소가(hairy galinsoga)이다. 일어명은 하키다메기쿠(ハキダメギク, はきだめぎく, 掃溜菊), 중국명은 추마오뉴시쥐(粗毛牛膝菊)이다. 털별꽃아재비를 큰별꽃아재비, 털쓰레기꽃이라고도 한다. 본초명은 첩모우칠국(捷毛牛漆菊이다. 꽃말은 '순박(淳朴)'이다.

 

털별꽃아재비(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5. 11. 5)

털별꽃아재비는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는 1970년대이다.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이나 집 근처의 텃밭, 길가 구릉지 등에 흔히 퍼져 자라며, 잡초 취급을 받는다.

 

털별꽃아재비(충주시 연수동 탄금횟집, 2021. 11. 13)

털별꽃아재비의 키는 10~50cm 정도까지 자란다. 전체 식물에 개출모(開出毛)가 있다. 줄기는 비스듬히 서고, 포기 전체에 거친 털이 촘촘히 난다. 잎은 마주나기(對生)한다. 잎자루 길이는 1~3.5cm이다. 잎몸은 달걀모양이다. 잎 길이는 2~8cm, 너비는 1~5cm이다. 잎 한쪽에는 5~10개의 조거치(粗鋸齒)가 있으며, 양면에 드물게 거센털이 있다. 일년생가지나 줄기 마디에는 백색의 긴 털이 밀생한다.   

 

털별꽃아재비(삼척시 근덕면 광태리, 2020. 11. 15)

꽃은 6~11월에 핀다. 꽃 지름은 6~7mm이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줄기와 가지 끝에 달린다. 총포는 반구형이다. 총포조각은 5개이고, 거꿀피침모양이며, 표면에 샘털이 있다. 혀꽃은 흰색으로 5개이다. 설상부의 폭은 4mm 정도이고 끝이 '山'자 모양으로 3열(裂)된다. 관모는 좁은 능형(菱形)으로 끝이 꼬리 모양으로 뾰족하다. 통상화는 황색이고 꽃부리가 5열되며, 관모는 끝이 뾰족하다. 열매는 수과로서 검은빛으로 익는다. 털이 날개처럼 잔뜩 나 열매를 둘러싼다.

 

털별꽃아재비(삼척시 근덕면 광태리, 2020. 11. 15)

털별꽃아재비는 데쳐서 고추장, 된장과 함께 무쳐서 나물로 먹는다. 충주 지방에서는 털별꽃아재비를 나물로 먹지 않는다. 털별꽃아재비는 가축의 사료나 퇴비로도 쓰인다. 

 

털별꽃아재비의 유사종에는 별꽃아재비(Kew-weed)가 있다. 별꽃아재비(Galinsoga parviflora Car.)는 털별꽃아재비에 비해 전체가 가냘프고, 혀꽃에 관모가 없으며, 총포조각에 샘털이 없다. 통상화의 관모는 끝이 뭉툭하고 거꿀피침모양이며, 혀꽃의 설상부가 작다.

 

2022. 3. 24.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