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태백제비꽃

林 山 2022. 4. 12. 15:41

2022년 4월 초순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고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산이라고도 하는 남양주 천마산(天摩山)에 올랐다가 태백제비꽃을 만났다. 태백산에서 천마산으로 마실 온 태백제비꽃을 만난 듯 싶었다. 태백제비꽃이라는 이름은 강원도 태백산(太白山)에서 처음 발견된 제비꽃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태백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알비다 팔리빈(Viola albida Palib.)이다. 영어명은 태백 바이올렛(Taebaek violet), 중국명은 차오셴진차이(朝鲜堇菜)이다. 태백제비꽃을 태백씨름꽃, 사향씨름꽃, 태백오랑캐라고도 한다. 

 

태백제비꽃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의 산지에 자란다. 한국 특산종이었으나 만주 등지에서도 많이 발견되어 특산종에서 제외되었다. 특산종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희귀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태백제비꽃(남양주 천마산, 2022. 4. 9)

태백제비꽃의 뿌리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기한다. 줄기는 없으며 꽃이 핀 다음 자라서 전체의 높이는 25cm에 달한다. 엽병은 길고, 좁은 날개가 약간 있다. 잎은 삼각상 달걀모양이고 예두 심장저에 털이 없다. 잎 길이는 4.5~12cm, 폭은 2.5~10.5cm이다. 다른 종에 비해 잎이 매우 넓은 편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다소 안쪽으로 꼬부라진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피며, 향기가 있다. 잎 사이에서 긴 화경이 나와 그 끝에 꽃이 1개씩 달리고, 중앙부에서 선상의 포가 2개씩 마주나기한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피침형으로서 끝이 뾰족하다. 꽃잎은 5개이고 측판에 털이 있다. 고깔부는 원주형이며 다소 길다. 열매는 삭과로 난상 타원형이며 3개로 갈라진다.

 

 

남산제비꽃(남양주 천마산, 2013. 4. 16)

태백제비꽃은 꽃이 흰색이라는 점에서 단풍제비꽃이나 남산제비꽃과 비슷하다. 그러나, 단풍제비꽃과 남산제비꽃은 잎이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태백제비꽃은 잎이 갈라지지 않기에 이들과 구별이 된다. 갑산제비꽃은 5월에 흰색 꽃이 피는데, 잎자루가 가늘고 길다. 함경도 갑산과 경기도 가평에 분포한다.

 

단풍제비꽃(남양주 천마산, 2022. 4. 9)

태백제비꽃은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잎은 민간에서 약으로 쓴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 청열약(淸熱藥) 중 청열해독약(淸熱解毒藥)으로 분류되어 있는 자화지정(紫花地丁)은 호제비꽃(Viola yedoensis Makino)의 뿌리가 달린 전초를 말린 것이다. 

 

2022. 4. 12.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