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잔털제비꽃

林 山 2022. 4. 13. 15:39

제비꽃은 하도 식구가 많아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잎이 여러 개의 소엽으로 갈라진 남산제비꽃이나 꽃이 노란색인 노랑제비꽃, 이파리가 알록달록한 알록제비꽃은 언뜻 보아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꽃에서 향기가 나는 태백제비꽃, 태백제비꽃과 남산제비꽃의 중간형인 단풍제비꽃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다. 잔털제비꽃은 식물체 전체에 잔털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잔털제비꽃의 어린 식물체는 나물로 먹는다. 

 

잔털제비꽃(남양주 천마산, 2022. 4. 9)

잔털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케이스케이 미쿠엘(Viola keiskei Miq.)이다. 영어명은 숏-헤어 바이얼럿(Short-hair violet), 일어명은 마루바스미레(マルバスミレ, まるばすみれ, 丸葉菫)이다. 

 

잔털제비꽃은 한반도와 일본 등 극동아시아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역에 분포한다. 전국 산지의 숲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잔털제비꽃의 뿌리줄기는 굵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난다. 원줄기는 없고 전체에 털이 있다. 잎은 난상 원형이고 끝이 둥글거나 둔두에 깊은 심장저이다. 잎 길이와 폭은 각 5~6cm로서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엽병은 길이 20cm 정도이고 짧은 털이 밀생한다. 탁엽은 피침형으로 엽병 밑동에 붙는다.

 

꽃은 4월에 잎 사이에서 길이 5~10cm의 꽃대가 나와 그 끝에 옆으로 향한 지름 2cm 가량의 흰색 꽃이 좌우상칭으로 달린다. 꽃대축에는 털이 없다. 꽃받침은 5장이며 좁고 긴 타원형에 끝이 둔하고 길이 6~8mm로서 털이 없다. 부속체는 네모지고 톱니가 약간 있다. 꽃잎은 길이 10~14mm로서 옆의 것은 털이 약간 있거나 없으며, 아래 입술꽃잎에는 자주색 줄이 있다. 거는 길이 6~7mm이다. 씨방에는 털이 없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난상 타원형이며 길이 7~8mm이다. 열매가 익을 때는 열매자루가 자라지 않으며 원줄기 밑에 뭉쳐 있다.

 

'털'자가 들어가는 제비꽃에는 잔털제비꽃을 비롯해서 둥근털제비꽃(Hill violet), 구름털제비꽃, 성긴털제비꽃, 털제비꽃, 흰털제비꽃, 털노랑제비꽃, 털긴잎제비꽃 등이 있다. 

 

둥근털제비꽃(의왕 청계산, 2020. 4. 4)

둥근털제비꽃(Viola collina Besser)은 잎이 둥글고 전체에 털이 많다. 키가 3~8cm 정도로 작다. 꽃은 연자주색이다. 구름털제비꽃(Viola crassa Makino)은 털이 나지 않는데 '털'자가 붙었다. 그래서 구름제비꽃이라고도 한다. 낭림산 이북, 한라산 등지에 분포한다. 잎은 두껍고 맥이 뚜렷하며 심장 모양이다. 꽃은 7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아래 입술꽃잎에는 자색 줄이 있다. 성긴털제비꽃(Viola scabrida)은 잎 앞면에 털이 있고, 뒷면에는 잎맥에만 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보라색으로 핀다.

 

털제비꽃(남양주 천마산, 2022. 4. 9)

털제비꽃(Viola phalacrocarpa Maxim.)은 전체에 잔털이 난다. 잎은 긴 달걀 모양이고 퍼진 털이 난다. 꽃은 적자색이다. 열매에도 털이 많이 난다. 흰털제비꽃(Viola hirtipes S.Moore)은 잎 표면과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잎자루와 꽃자루에는 흰색의 퍼진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꽃잎 측열편 안쪽에 털이 있다. 털노랑제비꽃(Viola brevistipulata var. minor Nakai)은 함경남도 갑산에 분포한다. 줄기 윗부분에 퍼진 털이 있다. 꽃은 5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털긴잎제비꽃(Viola ovato-oblonga f. pubescens F.Maek.)은 경남, 전남 등 남부 지방에 분포한다. 원줄기, 꽃대, 잎자루, 잎몸에 돌기같은 짧은 털이 있다. 꽃은 4~5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꽃이 피고 나서야 잎이 길어진다.

 

2022. 4. 13.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