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나달 준결승행, 신예 프리츠에 3-2 역전승
그랜드 슬램 대회 통산 22회 우승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라파엘 나달(에스빠냐, 4위)이 2022 윔블던 챔피언쉽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며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나달은 7월 6일 10시 45분(한국 표준시간) 영국 런던 머튼 구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준결승전에서 풀 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테일러 프리츠(미국, 14위)에게 3-2(3-6, 7-5, 3-6, 7-5, 7-6) 역전승을 거두고 라이벌 조코비치에 이어 대망의 준결승에 올라갔다. 나달은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535,000파운드(약 8억4,100만 원)를 확보했다.
왼발과 무릎, 옆구리 부상을 극복하고 윔블던에 온 나달은 이번에는 복직근 통증으로 위기를 맞았다. 나달은 복부에 붕대를 칭칭 감고 코트에 들어섰다. 프리츠도 왼쪽 허벅지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 대회 후반전으로 갈수록 부상과 체력은 우승의 관건이다.
1세트는 프리츠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잡으면서 3-3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균형은 프리츠가 나달의 서브 게임을 다시 한번 브레이크하면서 깨졌다.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세트 포인트를 잡은 프리츠는 에이스를 작렬시키며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나달은 복부 통증 때문인지 움직임이 평소보다 둔했고 서브 위력도 떨어졌다.
2세트는 나달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2세트에서도 두 선수는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였다. 이때 나달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복직근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관중석에 있던 나달의 아버지와 여동생은 경기를 포기할 것을 권했다. 나달의 고통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달은 이내 다시 코트에 들어섰고 경기는 다시 이어졌다. 반격에 나선 프리츠는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나달은 위너 하나를 성공시키며 6-5로 달아난 뒤, 12번째 프리츠의 서브 게임에서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나달은 드롭 샷 후 나이스 발리를 성공시키며 2세트를 7-5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나달의 선공으로 시작된 3세트는 1세트와 똑같은 양상이 되풀이됐다. 프리츠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하면서 5-3으로 달아난 뒤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세트 포인트에서 나달의 포핸드 스트로크 공격이 아웃되는 범실이 나왔다. 나달의 범실에 힘입어 프리츠는 3세트를 6-3으로 손쉽게 가져왔다.
4세트 프리츠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4세트는 2세트와 비슷하게 전개됐다. 두 선수는 서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두 번씩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5-5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균형은 나달이 프리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깨졌다. 나달은 6-5으로 앞선 뒤 12번째 게임에서 40-0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나달은 포핸드 스트로크가 다운더라인에 성공하면서 4세트를 7-5로 힘겹게 따냈다.
프리츠의 선공으로 시작된 5세트에서도 혈투는 이어졌다. 두 선수는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씩 브레이크하며 3-3에 이어 4-4, 5-5까지 가면서 피말리는 대접전을 벌였다. 결국, 게임 스코어 6-6에서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나달은 상대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잡으며 순식간에 5-0으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프리츠는 분전하며 6-3까지 추격했다. 이때 프리츠가 나달의 드롭 샷을 필사적으로 달려가 받아내고 코트에 큰대자로 넘어졌다. 나달은 여유있게 텅빈 상대 코트에 발리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9-4 매치 포인트를 잡은 나달은 서브에 이은 포핸드 스트로크가 다운더라인에 성공하면서 5세트를 10-4로 따내고 4시간 21분에 걸친 대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프리츠는 잘 싸우고도 졌다. 프리츠는 서브 에이스에서 19-5로 나달을 압도했다. 프리츠는 첫 서브 득점률(71%-70%)과 서비스 포인트(106-102)에서도 나달을 앞섰다. 더블 폴트는 나달이 프리츠보다 4개 더 많은 7를 범했다. 범실에서도 나달은 상대보다 7개나 많은 42개를 범했다. 위너는 56-56으로 두 선수가 동률을 기록했다. 나달은 두 번째 서브 득점률(54%-48%)과 리시브 포인트(66-62)에서 프리츠를 앞선 것이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통계에서 보듯 나달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부상투혼 끝에 승리한 나달은 인터뷰에서 “내일 더 많은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알기 어렵다. 테니스 선수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가진 것(부상)이 많다. 가지고 있는 것에 익숙해지고, 고통을 참는 데도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보자. 오늘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며칠 동안 이러한 감정을 느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오늘은 최악의 날이었다. 고통이 훨씬 더 심해졌다. 그리고 그게 다다."라면서 “나는 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말했다.
이번 윔블던 최대 관심사는 나달의 그랜드 슬램 대회 23회 우승 신기록 달성이냐, 아니면 조코비치의 윔블던 4연패 달성이냐이다.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1번 시드, 나달은 2번 시드를 받았다. 따라서 나달과 조코비치 모두 패하지 않고 올라갈 경우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두 선수는 한번만 더 이기면 드디어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운명의 대결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 4강행, 크리스찬 가린 3-0 격파
한편, 밤 10시 15분 1번 코트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8강전에서는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호주, 40위)가 크리스찬 가린(칠레, 43위)을 3-0(6-4, 6-3, 7-6)으로 격파하고 대망의 준결승에 진출했다. 키리오스는 이날 경기 승리로 생애 첫 윔블던 준결승에 올라가며 상승세를 탔다.
1세트는 8년 만에 준준결승 무대를 밟은 키리오스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브레이크를 주고받으며 게임 스코어 4-4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이후 키리오스는 강서브를 주무기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가린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1세트를 6-4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키리오스는 1세트에서만 5개의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2세트도 키리오스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키리오스는 에이스 5개를 성공시키고,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브레이크하며 5-3으로 달아났다. 키리오스는 9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40-30으로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키리오스는 자신의 주무기인 강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장식하며 2세트를 6-3으로 따내고 가린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탈락의 위기에 처한 가린은 3세트에 들어서자 역습을 노리며 분전했다. 두 선수는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키며 게임 스코어 5-5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승부는 결국 게임 스코어 6-6에서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 가린은 3-3에서 내리 2점을 따내 5-3으로 달아났다. 평소 다혈질의 키리오스는 예전과 달리 차분하게 집중력을 발휘하며 2점을 따라붙어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키리오스는 연달아 2점을 따내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리의 여신은 키리오스 편이었다.
가린은 첫 서브 성공률(72%-69%)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65%-48%), 리시브 포인트(41-32)에서 키리오스를 앞섰다. 하지만, 키리오스는 첫 서브 득점률(73%-68%)과 위너(35-30)에서 앞서고, 서비스 포인트(73-56)와 에이스(17-2)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키리오스는 “오늘은 전혀 쉽지 않았다. 그(가린)는 매우 훌륭했다. 그의 포핸드 리턴은 나에게 악몽 같았다. 빌어먹을 선수.....”라며 상대를 칭찬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원한다는 것을 재발견했다. 나는 보여줄 게 아직 많이 남았다. 윔블던에서는 아마도 정신적으로 좋은 느낌을 받으며 최고의 테니스를 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4강 진출 소감을 묻자 키리오스는 “윔블던 준결승 진출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성취지만, 특히 내게는 더욱 그렇다. 오늘은 그냥 거기 앉아서 흠뻑 젖었다. 동시에 여기서 멈추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나달과의 준결승전에 대해서는 "아마 역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센터 코트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그는 나를 상대로 한 번 이겼고, 나는 그를 상대로 한 번 이겼다."면서 "우린 서로를 존중한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준결승전은) 군침이 도는 경기가 될 것이다."라며 흥행을 자신했다.
키리오스의 준결승전 상대는 '에스빠냐의 황소' 라파엘 나달이다. 키리오스는 2014 윔블던에 19살의 나이로 참가해 16강전에서 나달을 3-1(7-6, 5-7, 7-6, 6-3)로 꺾고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나달에게는 키리오스와의 준결승전이 리턴 매치인 셈이다. 나달-키리오스의 준결승전은 7월 8일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다.
'스포츠 레저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윔블던]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 엘레나 리바키나 결승 격돌 (0) | 2022.07.08 |
---|---|
[2022 윔블던] '챔피언의 귀환' 시모나 할렙 4강행, 장신 리바키나와 준결승 격돌 (0) | 2022.07.07 |
[2022 윔블던]'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 절친 타티아나 마리아와 준결승 (0) | 2022.07.06 |
[2022 윔블던]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 4강행, 야닉 시너에 3-2 대역전승 (0) | 2022.07.06 |
[2022 윔블던] '챔피언의 귀환' 시모나 할렙 8강행, 세계 4위 바도사 2-0 완파 (0) | 202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