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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US 오픈] '흙신' 라파엘 나달 4회전 탈락, 프란시스 티아포에 1-3 패

林 山 2022. 9. 6. 16:15

미국의 희망 프란시스 티아포 8강행, 루블레프와 준준결승 대결

 

미국의 희망 프란시스 티아포(24, 미국, 세계 26위)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론됐던 라파엘 나달(36, 에스빠냐, 3위)을 격파하고 US 오픈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 진출하는 파란(波瀾)을 일으켰다. 홈 코트의 티아포는 9월 6일 2시 15분(한국 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 코로나 파크 소재 전미 테니스 협회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나달을 3-1(6-4, 4-6, 6-4, 6-3)로 물리치고 8강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라파엘 나달을 격파한 뒤 포효하는 프란시스 티아포

홈 코트 관중들은 미국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16강전에 올라온 티아포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티아포가 이 대회 전까지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은 2019 호주 오픈 준준결승 진출이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티아포는 생애 처음 이 대회 준준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티아포는 준준결승(8강) 진출과 함께 상금 44만5천 달러(약 6억 원)를 확보했다. 

 

나달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된 1세트에서 두 선수는 게임 스코어 3-3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균형을 먼저 깬 선수는 티아포였다. 티아포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5-3으로 달아났다. 나달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잡고 게임 스코어 4-5로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티아포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4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변의 조짐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2세트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4-4까지 호각지세(互角之勢)를 이루었다. 1세트와는 달리 나달이 균형을 먼저 깼다. 나달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을 잡고 2세트를 6-4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나달의 선공으로 시작된 3세트는 1세트와 똑같은 양상이 그대로 되풀이 되었다. 티아포는 3세트를 6-4로 따내면서 승기(勝機)를 잡았다. 승부의 추는 티아포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4세트도 나달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2022 윔블던 8강전에서 입은 복근 파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마지막 투혼을 발휘한 나달은 상대 서브 게임을 잡고 3-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나달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티아포는 서브와 그라운드 스트로크의 위력이 현저히 떨어진 나달을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5게임을 연달아 따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4세트를 6-3으로 이기고 준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나달은 첫 서브 성공률(51%-50%)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67%-65%)에서는 티아포를 앞섰다. 하지만, 티아포는 첫 서브 득점률(76%-74%)과 서비스 포인트(79-73), 리시브 포인트(41-37)에서 앞서는 한편 위너(49-33)와 에이스(18-9)에서 나달을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勝因)으로 작용했다. 티아포는 더블 폴트 4개, 나달은 9개를 범했다. 에러는 나달이 26개, 티아포가 28개를 기록했다. 

 

티아포를 상대로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를 날리는 라파엘 나달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티아포는 "나는 오늘 믿을 수 없는 테니스를 쳤다. 난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년 전 두 경기에서 나달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것을 염두에 둔 듯 티아포는 "나는 확실히 2019년과는 다른 선수다, 이제 그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는 반드시 그를 뒤쫓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나달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의 테니스를 치지 못했다"면서 "평소에 내가 하던 데미지를 상대에게 입힐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달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US 오픈 4회전에 올라가서 나보다 더 나은 선수를 만났다. 그래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포핸드 스트로크 자세를 취한 안드레이 루블레프

티아포는 9월 8일 열리는 준준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4, 러시아, 11위)와 4강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루블레프는 오전 12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캐머런 노리(27, 영국, 9위)를 3-0(6-4, 6-4, 6-4)으로 완파하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루블레프는 이날 경기 승리로 US 오픈에서 2017, 2020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준준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루블레프는 2021 호주 오픈, 2020, 2022 프랑스 오픈에서도 준준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루블레프는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아직 준결승에 진출한 적이 한번도 없다. 

 

세계 4위 카를로스 알카라스, 13위 야닉 시너 준준결승 격돌  

 

10대 돌풍의 주인공 카를로스 알카라스(19, 에스빠냐, 4위)와 야닉 시너(21, 이탈리아, 13위)가 9월 8일 열리는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준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기뻐하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알카라스는 오전 9시 15분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2014 US 오픈 챔피언 마린 칠리치(33, 크로아티아, 17위)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6-4, 3-6, 6-4, 4-6, 6-3)로 힘겹게 이기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알라카라스는 2년 연속 US 오픈 준준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알카라스는 18세 때인 2021 US 오픈에서 준준결승에 오르며 혜성 같이 나타났다. 2022 호주 오픈 3회전에서 탈락한 알카라스는 프랑스 오픈에서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대회 직전에 열린 2022 윔블던에서는 4회전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26, 러시아, 1위)와 라파엘 나달이 탈락하면서 알카라스가 이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알카라스가 이번 대회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강 진출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야닉 시너

시너는 오전 4시 30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일야 이바시카(28, 벨라루스, 73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6-1, 5-7, 6-2, 4-6, 6-3)로 힘겹게 물리치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시너는 생애 처음 이 대회 준준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시너는 10대 때인 2020 프랑스 오픈에서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시너는 2022 호주 오픈, 윔블던에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9월 7일부터는 남자 단식 준준결승전이 벌어진다. 오전 1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카스페르 루드(23, 노르웨이, 7위)-마테오 베레니티(26, 이탈리아, 14위)의 경기, 9시 15분에는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키리오스, 27, 호주, 25위)-카렌 카차노프(26, 러시아, 31위)의 경기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