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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US 오픈]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 준결승 선착, 가르시아와 준결승 격돌

林 山 2022. 9. 7. 12:18

'아프리카의 복병' 온스 자베르 4강행, 톰랴노비치 2-0 완파

 

'아프리카의 복병' 온스 자베르(28, 튀니지, 세계 5위)가 US 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며 자신의 테니스 역사를 연일 새로 쓰고 있다. 자베르는 9월 7일 오전 3시(한국 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 코로나 파크 소재 전미 테니스 협회(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아일라 톰랴노비치(29, 호주, 46위)를 2-0(6-4, 7-6)으로 물리치고 여자 선수로는 가장 먼저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를 확인하는 온스 자베르

자베르는 WTA 투어 최초의 아랍 국가 출신 선수 우승자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자베르는 이 대회 직전에 열린 2022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프리카-아랍 지역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쓴 바 있다. 자베르는 2022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하면서 아랍 국가 출신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 승리로 자베르는 오픈 시대 이후 US 오픈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이 되었다.  

 

1세트는 톰랴노비치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1세트 초반부터 두 선수는 서로 상대 서브 게임을 잡으며 게임 스코어 3-3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균형을 먼저 깬 선수는 자베르였다. 자베르는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5-3으로 달아났다. 자베르는 상대 서브 게임을 내줬지만,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1세트를 6-4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톰랴노비치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2세트에서도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두 선수는 서로 상대 게임을 세 번이나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5-5에 이어 6-6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混戰을 벌였다. 승부는 타이 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두 선수는 포인트 스코어 3-3까지 가며 접전을 펼쳤다. 자베르는 상대의 언포스드 에러(unforced error)와 더블 폴트를 틈타 포인트 스코어 5-3으로 달아났다. 톰랴노비치는 포핸드 위너를 성공시키며 포인트 스코어 4-5로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자베르는 상대의 언포스드 에러 2개를 틈타 2세트를 포인트 스코어 7-4로 따내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자베르는 준결승(4강) 진출과 함께 상금 70만5천 달러(약 9억5,100만 원)를 확보했다.

 

톰랴노비치는 첫 서브 성공률(57%-41%)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50%-49%)에서는 오히려 자베르를 앞섰다. 리시브 포인트는 두 선수 33개로 동률을 기록했다. 자베르는 에이스(4-1)와 첫 서브 득점률(71%-63%)에서 앞서는 한편 위너(29-12)와 서비스 포인트(44-34)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톰랴노비치는 상대보다 7개나 많은 9개의 더블 폴트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범실은 자베르가 30개, 톰랴노비치가 24개를 기록했다. 

 

자베르를 상대로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는 아일라 톰랴노비치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자베르는 "나는 단지 내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다. 바라건대 아프리카에서 온 더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 나한텐 정말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튀니지에서 '행복 장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자베르에게 코트에서 라켓을 몇 번 집어던진 것에 대해 묻자 '아무래도 행복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그저 진정하고 싶었는데 라켓이 자꾸 손에서 미끄러졌다."고 덧붙였다. 

 

180cm의 톰야노비치는 강력하고 날카로운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마른 선수다. 늦깎이 선수인 그녀는 2021 시즌 준준결승에 3번 진출하며 21경기 중 17승을 거두는 등 지난 1년 동안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튀니지 특급' 자베르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10대 돌풍'의 주인공 가우프 탈락, 가르시아에 0-2 완패

 

'10대 돌풍'의 주인공 코리 '코코' 가우프(18, 미국, 12위)가 8강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코코는 오전 8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준결승전에서 캐롤라인 가르시아(28, 프랑스, 17위)에게 0-2(3-6, 4-6)로 완패해 4강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캐롤라인 가르시아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 승리로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가르시아의 이전 그랜드 슬램 대회 최고 기록은 2017 프랑스 오픈 준준결승 진출이었다. 

 

1세트는 가르시아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가르시아는 1세트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상대 서브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코코는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5까지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코코의 추격에 쐐기를 박고 1세트를 6-3으로 따내며 상대의 기선(機先)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 가르시아는 코코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이후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게임 스코어 5-4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가르시아 편이었다. 가르시아는 마지막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에이스와 위너 하나를 성공시키며 2세트를 6-4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가르시아를 상대로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는 코코

가우프는 에이스(5-4)에서 가르시아를 앞서는 한편 첫 서브 성공률(78%-51%)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52%-44%)과 리시브 포인트(30-27), 서비스 포인트(44-38), 위너(24-18)에서 우세를 보이는 한편 첫 서브 득점률(77%-64%)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勝因)으로 작용했다. 더블 폴트는 가르시아 4개, 코코 6개였다. 에러는 가르시아가 22개, 코코가 24개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가르시아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코코와의 경기는 분위기가 매우 강한 가운데 분명 광기 같은 것이 있었다. 아직도 머리가 윙윙거린다."고 말했다. 

 

자베르와 가르시아는 9월 9일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대망의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객관적인 전력은 자베르가 다소 앞서는 편이지만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