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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랑스 오픈] 알렉산더 즈베레프 - 카스페르 루드 준결승 격돌

林 山 2023. 6. 8. 07:42

'스몰3'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6세, 27위), 지난 대회 준우승자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 24세, 4위)가 2023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4천9백60만 유로, 약 696억 원)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토마스 마르틴 에체베리(아르헨티나, 23세, 49위), 홀게르 루네(덴마크, 20세, 6위)를 각각 제압하고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즈베레프(독일식 발음은 츠베레프)와 루드는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63만 유로(약 9억 원)를 확보했다.   

즈베레프는 만 20세 때 마스터스 2회 우승, 세계 랭킹 3위, ATP 투어 챔피언 6회, 준우승 4회라는 어마무시한 성적을 내며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한때,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즈베레프는 2020년 하계 올림픽 테니스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2018, 2021 ATP 파이널스에서도 우승했다. ATP 파이널스는 매년 연말 세계 랭킹 8위까지의 탑 랭커만 참여하여 경기를 펼치는 그야말로 별들의 대회다.   

2020 US 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즈베레프는 2022년 발목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날리면서 세계 랭킹 27위까지 떨어졌다. 2023 호주 오픈에서도 2회전 탈락이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1, 2022 프랑스 오픈에서 연속 준결승에 진출한 바 있는 즈베레프가 이번 대회에서는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포효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6월 7일 밤 10시(한강토 시간) 스타드 롤랑 가로스 메인 스타디움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즈베레프는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준준결승에 진출한 에체베리를 3시간 22분만에 3-1(6-4, 3-6, 6-3, 6-4)로 격파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즈베레프는 이 대회 3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에체베리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에서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3-3까지 균형을 이루었다. 이때 즈베레프가 균형을 먼저 깨고 나섰다. 즈베레프는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4로 따내고 앞서갔다.  

2세트도 에체베리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반격에 나선 에체베리는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으며 게임 스코어 4-2로 달아났다. 즈베레프도 뒤질세라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3-4로 추격했다. 하지만, 에체베리는 상대 서브 게임을 또다시 브레이크하고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3으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즈베레프는 8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범한 더블 폴트 2개가 세트를 잃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3세트는 즈베레프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에체베리는 상대의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서가며 기세(氣勢)를 올렸다. 심기일전(心機一轉)한 즈베레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 2개를 연달아 잡고 순식간에 5-2로 역전시켰다. 에체베리는 1게임을 더 따내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즈베레프는 9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따내 3세트를 6-3으로 가져가며 승기(勝機)를 잡았다.  

4세트는 에체베리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승부의 고비는 4번째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이었다. 즈베레프는 4번의 듀스 끝에 게임을 지켰다. 게임 스코어 2-1로 앞서가던 에체베리는 두 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놓친 것이 결정적인 패인(敗因)으로 작용했다. 위기를 벗어난 즈베레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5-3으로 역전시켰다. 에체베리는 9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에이스 3개를 작렬시키며 1게임을 더 따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즈베레프는 위너 하나를 성공시키며 마지막 서브 게임을 이겨 4세트를 6-4로 따내고 3년 연속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즈베레프는 "4세트 게임 스코어 5-4 상황에서 우리 둘 다 믿을 수 없었다. 그도 나도 매우 열심히 공을 쳤다. 결국, 난 이길 자격이 있었고, 준준결승을 통과해서 행복하다. 부상 후 1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해였다. 나는 테니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다른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행복을 정확히 1년 전에 빼앗겼다. 하지만, 이제는 롤랑 가로스에 돌아와 준결승까지 진출해서 너무 기쁘다. 결승전을 위해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난 지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벌리고 기뻐하는 카스페르 루드

한편, 6월 8일 새벽 3시 15분에 벌어진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는 지난 대회 준우승자 카스페르 루드가 2시간 44분만에 지난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8강전에 진출한 홀게르 루네를 3-1(6-1, 6-2, 3-6, 6-3)로 격파했다. 이날 경기는 사실 리턴 매치였다. 루드는 지난 대회 8강전에서 루네를 3-1(6-1, 4-6, 7-6, 6-3)로 이긴 바 있다. 

즈베레프-루드의 준결승전은 6월 9일 밤 9시 45분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다. '스몰3' 즈베레프와 지난 대회 준우승자 루드 가운데 누가 결승에 올라갈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즈베레프와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 소감을 묻자 루드는 "즈베레프가 다시 준결승전에 오르는 것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는 1년 전부터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 우리 둘 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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