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금새우난초 '미덕(美德)'

林 山 2024. 5. 13. 09:43

야생화(野生花) 애호가(愛好家)들이 가장 으뜸으로 치는 새우난초속 식물은 무엇일까? 아마 금새우난초가 아닐까 한다. 금새우난초 꽃이 활짝 피어난 모습을 보면 우아하고 화려하면서도 귀티가 나는 그 자태에 넋을 잃을 정도다. 

금새우난초는 바로 그 아름다운 꽃 때문에 몰지각(沒知覺)하고 비양심적(非良心的)인 인간들의 도채(盜採)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자생하는 금새우난초도 도채꾼들이 마구 캐 가는 바람에 개체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인간의 이기적(利己的)이고 무분별(無分別)한 도채는 자칫 금새우난초 등 희귀식물을 멸종의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 생태 지킴이가 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식물들을 도채꾼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서는 법령 정비를 통해 도채꾼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금새우난초(충남 태안 안면도, 2024. 5. 5)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의 금새우난초 분류는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백합강(百合綱, Liliopsida) 백합아강(百合亞綱, Liliidae) 난초목(蘭草目, Orchidales) 난초과(蘭草科, Orchidaceae) 새우난초속(Calanthe)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미종자목(微種子目, Microspermae)으로 분류되어 있다. 미종자목은 벤섬 & 후커(Bentham & Hooker), 엥글러(Engler) 분류 체계에서 사용되었으나, 현대 분류 체계에서는 난초목으로 대체되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등재(登載) 국명(國名, common name)은 금새우난초(추천명), 금새우난, 금새우란, 노랑새우난초 등이 있다. 국생정 등재 추천 국명은 금새우난초, 비추천명은 금새우난이다. 국생관 등재 국명은 금새우난초(추천명), 금새우난, 노랑새우난초 등이 있다. 금새우난초의 꽃말은 '미덕(美德)'이다. 

언제부터인지 국표는 그동안 기재해왔던 국명의 출처와 연도를 삭제했다. 국표는 국명의 출처와 연도를 다시 기재해야 한다. 출처와 연도는 국명의 유래를 밝히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국표는 북한명(北韓名, North Korean name)과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도 등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명은 국명만큼 중요하고, 중문명은 많은 국명의 유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 금새우난초의 학명은 칼란테 지볼티이 드케슨. 엑스 레겔(Calanthe sieboldii Decne. ex Regel)이다. 국생관 등재 학명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Calanthe striata f. sieboldii Decne. ex Regel이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칼란테(Calanthe)'는 '아름다운(beautiful), 좋은(nice)'이란 뜻의 그리스어 형용사 '칼로스(kalos)'와 '꽃(blossom)'이란 뜻의 그리스어 명사 '안테(anthē)'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근대 라틴어 명사다. '안테(anthē)'는 '꽃(flower)'이란 뜻의 그리스어 '안토스(anthos)와 비슷한 말이다. 아름다운 꽃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지볼티이(sieboldii'는 독일의 의사이자 생물학자, 식물학자, 식물 수집가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을 기리기 위해 명명한 것이다. 지볼트는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처음 가르친 유럽인으로 유명하며, 일본의 식물과 동물 고유종을 연구했다. 

'드케슨(Decne.)'은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농경학자 조제프 드케슨(Joseph Decaisne, 1807~1882)이다. '엑스(ex)'는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하지 못하고, 다음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했다는 뜻이다. '레겔(Regel)'은 독일의 원예가이자 식물학자 에두아르트 아우구스트 폰 레겔(Eduard August von Regel, 1815~1892)이다. 레겔은 1869년 'Index Seminum, quae Hortus Botanicus Imperialis Petropolitanus pro Mutua Commutatione Offert. Accedunt Animadversiones Botanicae Nonnullae. St. Petersburg'에서 최초로 학명 출판을 했다. 

국표, 국생정 등재 금새우난초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아일런드 골든 칼란테(Island golden calanthe)다. '섬(Island) 황금색(golden) 꽃이 피는 새우난초속(calanthe) 식물'이란 뜻이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영문명은 지볼츠 하디 칼란테 오키드(Siebold's hardy calanthe orchid), 지볼츠 하디 오키드(Siebold's hardy orchid)이다. '지볼트의 강인한(Siebold's hardy) 새우난초속(calanthe) 난초(orchid)'라는 뜻이다. 

FOM 등재 Calanthe striata R.Br. ex Lindl., Calanthe sieboldii Decne. ex Regel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키에비네(キエビネ, 黄海老根)다. '노란색(黄) 꽃이 피는 새우난초(海老根)'라는 뜻이다. '에비네(海老根)'는 땅속으로 이어진 뿌리줄기(根莖)와 거기서 나온 수염뿌리(鬚根)의 모습이 마치 새우(海老)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집어든 것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꽃말은 '아름다운 귀부인(美しい貴婦人)'이다. 

FOM, 중국어판 위키백과(維基百科),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금새우난초의 중문명은 따황화샤지란(大黄花虾脊兰)이다. '큰(大) 노란색 꽃(黄花)이 피는 새우등(虾脊) 난초(兰)'라는 뜻이다. '샤지란(虾脊兰)'은 구상(球状)으로 연결된 지하경(地下茎)의 형상(形状)이 구부린(卷曲) 새우(虾)와 흡사하게 보이는 데서 붙여진 일문명 '에비네(海老根, 중국어 하이라오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海老根'는 '샤건(虾根, 새우뿌리)'을 뜻한다. 또, 개별 작은 꽃의 입술판(唇瓣)이 뒤집혀 있는 모양이 새우(小虾)의 꼬리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維基百科에는 황하이라오건(黄海老根), 황화샤지란(黄花虾脊兰), 촨샹싀샤지란(川上氏虾脊兰), 황건지에란(黃根节兰) 등의 이명(異名, synonymy)이 실려 있다. 

금새우난초는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일본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라남도 신안군, 완도군, 경상북도 울릉군, 제주도에 난다. 10곳 미만의 자생지가 있으며, 개체수도 많지 않다(국생정).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도 자생지가 확인되었다. 한국 국가적색목록(Redlist) 기준 평가에서 위기(EN)로 평가되어 있다. 

키에비네(黄海老根)는 일본(日本) 재래종(在来種)이다. 일본, 조선(朝鮮, 한강토, 조선반도, 한반도), 중국(中国), 타이완(台湾) 등지에 분포한다. 키에비네는 에비네속(海老根屬)의 재배종(栽培種)으로서 키우기도 쉽고 교배종(交配種)도 많다(FOM).

따황화샤지란(大黄花虾脊兰)은 일본 혼슈(本州) 남부 이남, 조선반도(朝鲜半岛, 한반도), 중국 동남부(湖北, 湖南, 江西), 타이완 북부 등지에 분포한다(維基百科). 따황화샤지란은 타이완 북부(台北, 新竹), 중국 후난(湖南) 서남부(新宁), 일본(琉球群岛)에서 생산된다. 일본 류우큐우(琉球群岛, 오키나와의 옛 이름)는 모식표본산지(模式标本产地)다. 중국에서는 후난, 후베이(湖北), 안후이(安徽), 쟝시(江西) 등에 고르게 분포한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적색 목록(世界自然保护联盟濒危物种红色名录)에 위급(极危, CR), 중국 국가중점보호야생식물목록 1급(国家重点保护野生植物名录Ⅰ级)으로 평가되어 있다(百度百科). 

금새우난초의 근경(根莖)은 기고 염주(念珠) 모양, 수염뿌리가 많다. 꽃대는 높이 40cm 정도이다. 잎은 다음해 봄에 교체된다. 잎은 밑부분에서 2~3개가 나와 밑부분이 초상엽(鞘狀葉)으로 싸였다가 점점 벌어지며 주름살이 많다. 잎 길이는 20~30㎝, 너비 5~10㎝로서 넓은 타원형(廣楕圓形)이다.

꽃은 4~5월에 황금색(黃金色)으로 핀다. 꽃대는 잎이 완전히 자라기 전에 잎속에서 자라 높이가 40㎝ 정도로 되며 1~2개의 포(苞)가 있다. 포는 피침형(披針形)이고 길이 5~10mm로서 건막질(乾膜質, scarious)이며 끝이 뾰족하다. 꽃받침조각은 난상 타원형(卵狀楕圓形)으로서 길이 23~30mm, 너비 7~13mm이다. 꽃잎은 꽃받침보다 다소 작다. 입술 모양 꽃부리는 황색(黃色)이며 삼각상 선형(三角狀扇形)으로서 3개로 깊게 갈라지고, 중앙 기부(中央基部)에 3줄의 돌기(突起)가 있으며 중앙열편(中央裂片)은 끝이 오목하게 파지고 뾰족한 것은 갈라지지 않는다. 거(距)는 길이 5~7mm로서 꽃잎보다 짧다. 열매는 삭과(蒴果)이고 밑으로 처진다.

금새우난초는 평분(平盆)에 심어 분재(盆栽, bonsai)로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감상법이다. 남부 지방에서는 정원수의 하부에 심어 감상할 수 있다(다음백과 국생정). 따황화샤지란(大黄花虾脊兰)은 식물체가 우아하고, 꽃이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조경 식물로 사용할 수 있다(百度百科).

 

금새우난초(충남 태안 안면도, 2024. 5. 5)

 

국표 등재 금새우난초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에는 새우난초(Calanthe discolor Lindl.), 다도새우난초(Calanthe insularis S.H.Oh, H.J.Suh & C.W.Park), 붉은새우난초(Calanthe rubra S.H.Oh, H.J.Suh & C.W.Park), 신안새우난초(Calanthe aristulifera Rchb.f.), 여름새우난초(Calanthe reflexa Maxim.), 한라새우난초(Calanthe striata R.Br. ex Spreng.) 등 6종이 있다.  

새우난초(Common calanthe, エビネ, 海老根, 虾脊兰)는 한강토,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충남 태안군, 경남 거제도, 전남 가거도, 전북 변산반도, 제주도에 난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고 염주 모양으로 마디가 많다. 꽃대는 높이 30~50cm이다. 잎은 상록성이고 긴 타원형으로 2~3장이 달리며 주름살이 많다. 꽃은 4~5월에 길이 15cm 정도의 총상꽃차례에 8~15개가 조금 드문드문 피며, 꽃잎 조각은 벌어지고, 붉은색이 도는 갈색이 많지만 녹색을 띠기도 한다. 입술꽃잎은 3개로 깊게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 중 가운데 것은 끝이 오므라지고 안쪽에 3개의 모가 난 줄이 있다. 꿀주머니는 길이가 5~10mm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타원형이다. 

다도새우난초(Bicolor Island calanthe)는 한강토, 일본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남 신안에 난다. 뿌리는 염주 모양이다. 꽃은 5월에 핀다. 꽃자루는 가는 털이 산포하고, 다수의 꽃이 수평으로 달린다. 꽃 색은 연한 황색에서 백색까지 다양하며 간혹 외화피편과 순판을 제외한 내화피편에 연한 홍갈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금새우난초와 신안새우난초의 자연잡종으로 추정되며(Karasawa and Isida, 1998; Ito, 1979; Hong et al., 2010) 일본에서 들여온 개체들을 다도새우난초라는 이름으로 재배하여 왔다. 국내에서는 Hong et al.,(2010)에 의해 자생지가 보고 되었으며, 국명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다도새우난초로 하였다.

붉은새우난초(Red Island calanthe)는 국표에 정명, 국명, 영문명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국생관 미등재종이다. 금새우난초, 다도새우난초의 꽃은 노란색이지만 이 종은 꽃이 자줏빛이 도는 적색(赤色)이어서 노란색 꽃이 피는 금새우난초, 다도새우난초와 구분된다. 꽃의 크기는 다도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에 비해 조금 작다. 오상훈, 서화정, 박종욱이 2015년 학술지 'Phytotaxa'에서 이 종의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신안새우난초(Sinan calanthe, キリシマエビネ, 霧島海老根, 翘距虾脊兰, 翘距根节兰, 垂花根节兰)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타이완이다. 일본에서는 혼슈 키이반도(紀伊半島) 서쪽, 시코쿠, 큐슈, 이즈제도(伊豆諸島), 아마미오오시마(奄美大島)에 분포한다. 2017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신규 지정된 식물이다. 한강토에서는 전남 신안에 난다. 꽃은 5월에 연한 홍색으로 핀다. 순판은 부채 모양으로 붉은색을 띠는 3줄의 돌기가 있으며, 3개의 열편으로 갈라지고, 가운데 열편은 끝이 뾰족하게 돌출된다. 거는 내화피편보다 길고 자방보다 위로 올라간다. 자방은 털이 있다. 잎 뒷면에 털이 있고 거가 있어 새우난초속 다른 종들과 구별된다. 새우난초와 미지의 종과 자연교잡종이다. 

여름새우난초(Summer-flowering calanthe, ナツエビネ, 夏海老根, 镰萼虾脊兰, 反瓣虾脊兰, 反捲根節蘭、捲萼根節蘭)는 전남 흑산도, 진도, 제주도 등에 드물게 자란다. 세계적으로 타이완, 일본, 중국 등에도 분포한다. 짧은 뿌리줄기 밑에서 많은 수염뿌리가 난다. 가짜 비늘줄기는 난상 구형으로 2~3개가 옆으로 연결된다. 꽃은 8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핀다. 꽃줄기 윗부분에 10~20개의 꽃이 총상으로 달린다. 여름에 꽃이 피기 때문에 봄에 피는 다른 새우난초속 식물들과 구분된다. 

한라새우난초(Halla striata calanthe, タカネ, 飴)는 제주도, 충남 태안 등지에 분포한다. 뿌리줄기는 짧고, 알뿌리는 달걀 모양(卵形)으로 2~3개가 연결된다. 꽃은 4~5월에 핀다. 꽃대 윗부분에 10~20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며 핀다. 꽃은 주로 주황색(朱黃色)이지만 색의 변이가 심하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제주도 현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보호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자생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의 교잡종으로 추정된다. 

2024. 5. 1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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