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금난초(金蘭草) '주의(注意), 경계(警戒)'

林 山 2024. 5. 17. 11:37

2024년 5월 초 충남(忠南) 태안군(泰安郡) 안면도(安眠島)를 찾았다. 안면도라는 이름은 옛날 고려(高麗), 조선(朝鮮) 시대에 세곡(稅穀)을 실은 조운선(漕運船)이 이 섬을 지나갈 때 침몰하는 일이 없어 '편하게 잘 수 있다(安眠)'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가운데 안면읍(安眠邑) 야산(野山)에서 금난초(金蘭草)를 만났다. 금난초 꽃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밝은 황금색(黃金色)을 띠고 있었다. 황금색 꽃이 피는 난초라고 해서 금난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금난초 꽃은 활짝 벌어지지 않고 오므린 듯 피는 특징이 있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의 금난초 분류는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백합강(百合綱, Liliopsida) 백합아강(百合亞綱, Liliidae) 난초목(蘭草目, Orchidales) 난초과(蘭草科, Orchidaceae) 은대난초속(Cephalanthera)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미종자목(微種子目, Microspermae)으로 분류되어 있다. 미종자목은 벤섬 & 후커(Bentham & Hooker), 엥글러(Engler) 분류 체계에서 사용되었으나, 현대 분류 체계에서는 난초목으로 대체되었다.   

다음백과 국생관은 피자식물문 대신에 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 Anthophyta)이란 분류명을 사용하고 있다. 피자식물문과 현화식물문은 같은 개념이다. 피자식물(被子植物, 속씨식물, Angiosperms)은 꽃이 피는 식물이다. 따라서, 진정한 현화식물(顯花植物, Phanerogams, flowering plants)은 피자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피자식물은 남극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륙에 약 25만 종 이상이 퍼져 살고 있는 지구 최우점종(最優占種)이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등재(登載) 국명(國名, common name)은 금난초(추천명), 금란초, 금란(金蘭) 등이 있다. 금난초의 꽃말은 '주의(注意), 경계(警戒)'다. 노란색은 '행복(幸福), 낙천(樂天), 낙관(樂觀), 긍정(肯定)' 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주의, 경고(警告)'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노란색의 상징과 연관이 있는 꽃말이다.   

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 금난초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케팔란테라 팔카타 (툰베리) 블루메[Cephalanthera falcata (Thunb.) Blume]이다. 국표 이명(異名, Synonym), 국생관 원기재명(原記載名)은 세라피아스 팔카타 툰베리(Serapias falcata Thunb.)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케팔란테라(Cephalanthera)'는 '머리(head)'란 뜻의 그리스어 '케팔레(kephalè)'와 '꽃, 꽃무늬(floral)'란 뜻을 가진 그리스어 '안테로스(antheros)'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꽃밥(꽃가루 생산을 담당하는 수술 끝 부분)의 둥근 모양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팔카타(falcata)'는 '구부러진(curved), 갈고리 모양의(hooked), 낫 모양의(sickle-shaped)'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팔카투스(falcātus)'의 여성형 어미 변화형이다. '팔카타(falcata)'는 또 '칼날의 가장자리가 오목한 로마 시대 이전 이베리아의 도검(刀劍)'이라는 뜻도 있다. 팔카타 도검처럼 생긴 잎 모양을 표현한 이름으로 보인다.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큐슈(九州) 나가사키(長崎)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블루메(Blume)'는 독일계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카를 루트비히 폰 블루메(Karl Ludwig von Blume, 1796~1862)다. 블루메는 1859년 'Collection des Orchidées le plus remarquables de l'Archipel Indien et du Japon'에서 최초로 금난초 학명 출판을 했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국표, 국생정 등재 금난초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골든 세팔란테라(Golden cephalanthera)이다. '황금색(Golden) 꽃이 피는 은대난초속(cephalanthera) 식물'이란 뜻이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영문명은 헬레보린(helleborine)이다. '금난초' 또는 '닭의난초'라는 뜻이다. 다음백과 국생관 등재 영문명은 팰케이트 세팔란테라(Falcate Cephalanthera)이다. '낫 모양의, 갈고리 모양의(Falcate) 잎을 가진 은대난초속(Cephalanthera) 식물'이란 뜻이다.    

국표, 국생정,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금난초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킨란(キンラン, 金蘭)이다. 일문명 킨란(金蘭)의 유래는 국명 금난초의 유래와 같다. 킨란(金蘭)의 꽃말은 잠자는 재능(眠れる才能), 화사한 미인(華やかな美人)'이다.    

FOM,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금난초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진란(金兰)이다. 중문명 진란(金兰)의 유래는 국명 금난초의 유래와 같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금난초는 울릉도 및 경기도 이남에 분포한다(국생정). 금난초는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제주도 등에서 자생하며, 일본과 중국 등에 분포한다(국생관).   

킨란(金蘭)의 원산지는 조선(朝鮮, 한강토), 일본(日本), 중국(中国)이다. 일본 재래종(在来種)이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큐슈(九州)에 분포한다(FOM). 

진란(金兰)은 중국 쟝쑤(江苏), 안후이(安徽), 쩌쟝(浙江)의 위에칭시(乐清市) 푸시(福溪)와 원청현(文成县) 싀양(石烊), 쟝시(江西),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광둥(广东) 북부, 광시(广西) 북부, 쓰촨(四川), 구이저우(贵州)에 분포한다. 일본, 조선반도(朝鲜半岛)에도 분포한다. 기준 표본(模式标本, type specimen)은 일본에서 채집한 것이다(百度百科).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금난초의 뿌리줄기는 짧고, 뿌리는 몇 개가 길게 옆으로 뻗는다.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 40~70cm이며, 매끄럽고 털이 없으며, 6~8개의 잎이 어긋나기한다. 잎은 털이 없으며 길이 8~15cm, 너비 2~4.5cm로서 긴 타원상 피침형(長楕圓狀披針形)이며 주름이 진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꽃은 4~6월에 황금색으로 핀다. 이삭꽃차례에 3~12개의 꽃이 달린다. 포(苞)는 막질(膜質)이며 길이 2mm 정도로서 삼각형이다. 꽃받침조각은 난상 타원형(卵狀楕圓形)이고 길이 14~17mm로서 끝이 둔하다. 꽃잎은 꽃받침보다 다소 짧지만 거의 비슷하고 3개이며 달걀 모양(卵形)이다. 입술 모양 꽃부리(脣形花冠)는 화피열편(花被裂片)으로 싸여 있고 밑부분이 부풀며 3개로 갈라진다. 측열편(側裂片)은 삼각형으로서 자웅예합체(雌雄蘂合體, 蘂柱, Column)와 이합한다. 중앙열편(中央裂片)은 원심형으로서 밑부분이 좁아지며 안쪽에 종선이 있고 꽃잎보다 낮아지며 윗부분이 젖혀진다. 자웅예합체는 길이 8~11mm이다.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진란(金兰)은 전초(全草)를 약으로 쓴다. 진란은 맵고 달며(辛甘), 따뜻하다(温). 청열사화(清热泻火), 활혈소종(活血消肿), 거풍(祛风), 건비(健脾) 등의 효능이 있다. 비허식소(脾虚食少), 인후통(咽喉痛), 아통(牙痛), 풍습비통(风湿痹痛), 뉴상(扭伤), 골절(骨折) 등을 치료한다(百度百科).

 

금난초(충남 안면도, 2024. 5. 5)

 

국표 등재 금난초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김의난초[Cephalanthera longifolia (L.) Fritsch], 꼬마은난초(Cephalanthera subaphylla Miyabe & Kudô), 민은난초[Cephalanthera erecta (Thunb.) Blume var. oblanceolata N.Pearce & P.J.Cribb], 은난초[Cephalanthera erecta (Thunb.) Blume], 은대난초(Cephalanthera longibracteata Blume) 등 5종이 있다.   

김의난초(Sword-leaved cephalanthera, クゲヌマラン, 鵠沼蘭, 头蕊兰)는 삼척 김씨 시조의 능이 있는 삼척시 성북동 갈야산(葛夜山)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한강토의 강원도 삼척과 울릉도에 나며, 유라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바닷가 산지 숲속 풀밭에 매우 드물게 자란다. 꽃은 4~5월에 길이 2~6cm의 총상꽃차례에 2~13개가 달리며, 흰색이고, 조금 벌어진다. 꼬마은난초(Short erect cephalanthera, ユウシュンラン, 祐舜蘭)는 한강토 충청남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 등에 나며, 일본에 분포한다. 꽃은 4~5월 흰색으로 3~6개가 이삭꽃차례로 달리며, 반쯤 벌어진다. 은난초에 비해 전체가 작으며, 줄기잎은 1~2장이고, 가장 밑에 달리는 잎은 줄기 윗부분에 붙으며, 꽃받침과 곁꽃잎의 끝이 갈라지므로 구분된다. 민은난초(Oblanceolate erect cephalanthera, ヤビツギンラン, 矢櫃銀蘭)는 한강토 경기도 화성에 나며, 부탄, 인도 시킴,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꽃은 5월 이삭꽃차례에 6~8개의 꽃이 달리고, 길이 4~7cm이다. 은난초와 비슷하지만 입술꽃잎에 꽃뿔이 없으므로 구분된다.  

은난초(Erect cephalanthera, ギンラン, 銀蘭, 银兰)는 한강토 중부 이남에 나며, 일본(홋카이도, 혼슈, 규슈), 중국 등에 분포한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이삭꽃차례를 이루며, 꽃부리가 열리지 않는다. 꽃차례의 길이가 하부의 꽃싸개잎보다 상대적으로 길어 꽃차례가 식물체 위로 두드러져 보이는 특징과 꽃자루와 씨방에 털이 없는 특징으로 은대난초와 구분할 수 있다. 또 민은난초에 비해 입술꽃잎에 꽃뿔이 있는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고, 꼬마은난초에 비해서 잎이 3cm 이상으로 잎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은대난초(Long-bract cephalanthera, ササバギンラン, 笹葉銀蘭, 长苞头蕊兰)는 한강토 전역에 나며, 러시아,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줄기 끝의 총상꽃차례에 5~10개가 달리며, 흰색이고, 벌어지지 않는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 흰색 돌기가 있는 점과 꽃싸개잎 조각이 꽃차례보다 짧고, 꽃 열편이 다소 열리며, 꿀샘통이 다소 길게 나오는 은난초와 구별된다.  

2024. 5. 1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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