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의 명산 설악산(雪嶽山, 1708m)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야생화(野生花, Wildflower)는 무엇일까? 바로 산솜다리라고 할 수 있다. 산솜다리는 설악산 고봉준령(高峰峻嶺) 암릉(巖稜) 지대에서만 자생(自生)한다. 높은 산 바위 위에서 이슬만 먹고 신선(神仙)처럼 살아가기에 산솜다리를 만나는 것은 여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산솜다리를 한강토의 에델바이스(영어 Edelweiss, 독일어 Edelweiß)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솜다리와 에델바이스의 모습이 비슷하기에 그런 별명이 생겼다. 그러나, 둘은 같은 솜다리속이지만 종(種)이 다른 식물이다.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에는 산솜다리가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 국화목(菊花目, Asterales)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 솜다리속(Leontopodium)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테(국생정)의 분류는 초롱꽃목(Campanulales) 국화과 솜다리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초롱꽃목은 크론퀴스트(Cronquist) 분류 체계에서 쌍떡잎식물강(Dicotyledoneae, Magnoliopsida)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에 속했던 목(目) 분류군이다. APG II 분류 체계에서는 초롱꽃목을 목으로 인정하지 않고, 가지목(Solanales)으로 분류하는 스페노클레아과(Sphenocleaceae)를 제외하고는 모든 과를 국화목으로 분류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登載) 산솜다리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레온토포디움 레이올레피스 나카이(Leontopodium leiolepis Nakai)다. 임용석, 현진오, 김영동, 신현철 등이 설악산에 분포하는 신종 설악솜다리로 발표한 학명 Leontopodium seorakensis Y.S.Lim, Hyun, Y.D.Kim & H.C.Shin은 국표에 이명(異名, Synonym)으로 등재되어 있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레온토포디움(Leontopodium)'은 '식물, 사자의 발(a plant, lion's-foot)'이라는 뜻의 라틴어 '레온토포디온(leontopodion)'에서 유래한 근대 라틴어 명사다. '레온토포디온(leontopodion)'은 '사자(獅子, lion)'라는 뜻의 그리스어 '레온(leōn), 레온트-(leont-)' + '발 모양의 부분(-podium)'이라는 뜻을 가진 '-포디온(-podion)'의 합성어다(Merriam-Webster). 고대 그리스어 명사 '레온토포디온(leontopodion)'은 '레온(léōn, 사자, lion)' + '포우스(poús, 발, foot)' + 명사화 지소(指小) 접미사 '-이온(-ion)'의 합성어로서 '에델바이스(edelweiss)'를 뜻한다(Wiktionary). 회백색(灰白色) 솜털이 빽빽하게 난 잎과 황색(黃色) 두화(頭花)를 사자의 발로 형상화한 이름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레이올레피스(leiolepis)'는 '부드러운 비늘(smooth scales)'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털이 없는(無毛) 비늘조각(鱗片)의'라는 뜻이다.
'나카이(Nakai)'는 일본 식물 분류학자인 나카이 타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하며 한강토(조선반도)의 식물을 정리하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제국주의 일본 강제점령기에 발견된 한강토 자생 식물의 학명에는 대부분 그의 성 'Nakai(中井, 나카이)'가 명명자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특히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는 세계 1속 1종의 한강토 특산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인물이다. 나카이는 1920년 'Icones Plantarum Koisikavenses or Figures with Brief Descriptive Characters of New and Rare Plants, Selected from the University Herbarium. Tokyo'에서 산솜다리의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국표 등재 국명(國名, common name)은 산솜다리(추천명), 설악솜다리, 참솜다리, 털솜다리 등이 있다. 국생정 등재 추천 국명은 산솜다리, 비추천명은 설악솜다리다. 국생관 등재 국명은 산솜다리, 이명은 참솜다리다. 산솜다리의 이름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인터넷 백과에는 '하얀 솜털이 나 있는 다리라는 뜻에서 솜다리가 되었다'라고 나와 있다. 산솜다리의 꽃말은 '소중한 추억, 고귀한 사랑'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산솜다리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브리슬-팁 에델바이스(Bristle-tip edelweiss)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Leontopodium coreanum Nakai(유사종 Leontopodium leiolepis Nakai)의 영문명은 코리언 에델바이스(Korean edelweiss)다. 독일어 '에델바이스(Edelweiß)'는 '에델(edel, 高贵的, 고귀한)' + '바이스(weiß, 白色, 흰색)'의 합성어다.
국표, 국생정, FOM 등재 산솜다리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미유키소우(ミユキソウ, 深雪草)다. '깊이 쌓인 눈(深雪) 풀(草)'이라는 뜻이다. 높은 산에 피어난 꽃이 마치 눈을 뒤집어쓴 것처럼 회백색 솜털을 빽빽하게 두르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산솜다리는 한강토 특산식물이다. 국가적색목록(Redlist)에 취약(VU)으로 평가되어 있다(국표). 산솜다리는 한강토의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인제군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자생지가 매우 협소하며, 개체수도 극소수이다(국생정). 한강토 설악산 이북에 분포하는 고유종이다(국생관). 미유키소우(深雪草)의 원산지는 조선(朝鮮)이다(FOM).
산솜다리는 솜다리에 비해 키가 작다. 줄기는 모여나며 높이 7~22cm이고 솜털이 밀생한다. 줄기 밑부분에 묵은 잎이 있고, 모여나기한다. 뿌리잎(根生葉)은 꽃이 피는 시기 이후에도 남아있다. 줄기의 잎은 어긋나기한다. 중앙부의 잎은 넓은 선형(廣線形) 또는 거꿀피침모양(倒披針形)이며, 둔한 끝에 뾰족한 돌기(突起)가 있고 길이 2.5~4cm, 너비 4~5mm로서 밑부분이 원줄기에 붙어 있으며, 양면은 회백색이고 다소 누른빛이 돌며, 면모(綿毛, lanuginous)와 짧은 털이 있다. 꽃이 달리지 않는 줄기의 잎은 거꿀피침모양이고 밑부분이 좁아져서 엽병(葉柄)처럼 되며 길이 2~5cm, 너비 5~7mm로서 표면에 면모가 다소 있고 뒷면에 회백색 털이 밀생(密生)한다.
산솜다리 꽃대는 높이 7~22cm로서 가지가 없고 자줏빛이 돌며 축모(縮毛)와 잔털로 덮여 있다. 꽃은 7~8월(국생관, FOM) 또는 8월(국생정) 머리모양꽃차례(頭狀花序, capitulum)에 연한 황색으로 핀다. 자생지 답사 결과 산솜다리 꽃은 6월부터 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포(苞)는 6~9개이며 길이 5~15mm, 너비 1.5~6mm로서 회백색 털이 밀생한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잡성(雜性)으로서 6~9개가 두상(頭狀)으로 달린다. 총포(總苞)는 둥글고 길이 5mm, 너비 5~6mm이며, 포편(苞片)은 3줄로 배열되고 길이가 거의 같다. 바깥쪽 총포 조각의 가장자리에 긴 털이 거의 없다.
산솜다리 열매는 수과(瘦果, achene)이다. 수과는 긴 타원형(長楕圓形)이며 길이 1.5mm정도로서 짧은 털이 있다. 우산털(雨傘毛, 갓털)은 흰색이다.
국표 등재 산솜다리의 유사종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들떡쑥[Leontopodium leontopodioides (Willd.) Beauverd], 솜다리(Leontopodium coreanum Nakai), 한라솜다리[Leontopodium coreanum Nakai var. hallaisanense (Hand.-Mazz.) D.H.Lee & B.H.Choi] 등 3종이 있다.
들떡쑥(Northern edelweiss, ノウスユキソウ, 野薄雪草, 火绒草)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서히말라야, 파키스탄이다(FOM). 한강토 전역에 분포한다. 건조하고 양지바른 풀밭이나 산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흰 털이 빽빽이 덮여 있다. 뿌리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선형으로 끝은 둔하고 밑은 좁아져서 줄기를 다소 감싸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 양면에 흰 털이 덮여 있다. 꽃은 7~8월에 피며, 줄기 끝에서 흰색의 머리 모양 꽃 1~4개가 둥글게 모여 달린다. 열매는 수과로 긴 타원형이다.
솜다리(Korean edelweiss, コウライウスユキソウ, 高麗薄雪草)의 원산지는 한강토이다. 한강토 고유종이다. 높은 산 자갈이 많은 사면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높이 15~25cm로서 곧추서고 면모로 싸여 있으며 때로는 회백색으로 보인다. 꽃이 없는 줄기(無花莖)의 잎은 길이 2~7cm, 너비 6~12mm인 도피침형으로 표면은 면모가 다소 있고 뒷면은 회백색이다. 꽃이 있는 줄기(有花莖)의 중앙부 잎은 길이 6~7cm, 너비 7~15mm로서 장타원형이다. 포엽은 드문드문 달리고 길이 10~25mm, 너비 4~7mm인 장타원형으로 백색 털이 밀생하고 다소 누른 빛이 돈다. 두상화서는 줄기 끝에 8~16개가 모여 달리고, 총포는 아구형(亞球形)으로 3열로 배열하며, 가장자리는 흑색이고 뒷면에 털이 있다. 꽃은 황색이다. 주변화(周邊花)인 암꽃 자방(子房, ovary, 씨방)은 잔털이 밀생하며, 수과는 장타원형이다. 관모(冠毛, pappus)는 2.5~3.5mm이다.
한라솜다리(Halla edelweiss)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식물이다. 전체에 솜털이 많으며 7~8월경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 꽃이 핀다. 한라산 해발 1,500m 이상 바위 지대에 드물게 난다. 기후변화와 불법채취로 위협을 받고 있으며, 한강토 고유종으로 개체 수가 적어 보호가 필요하다. 현재 국가적색목록에 멸종위기범주인 위급종(CR)으로 평가되어 있다.
국표 등재 산솜다리의 유사종 재배식물(裁培植物, garden plant, cultivated plant)은 에델바이스(Leontopodium alpinum Cass.), 술리에솜다리(Leontopodium souliei Beauverd), 팔리빈솜다리(Leontopodium palibinianum Beauverd) 등 3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4. 6. 26.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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