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바람꽃 '당신만 볼 수 있어요, 덧없는 사랑'

林 山 2024. 6. 18. 13:49

2024년 6월 중순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활짝 피어나기 시작한 바람꽃을 만났다. 바람꽃은 강원도 점봉산 이북의 설악산 등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하기 때문에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바람꽃을 만나려면 땀을 흘리며 해발 1000m 이상의 설악산 고봉준령을 올라가야 한다. 북방계 고산식물인 바람꽃은 바람꽃류 가운데 가장 늦게 꽃이 피는 종이다. 제주도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자라는 세바람꽃도 개화기(開花期)가 늦지만 바람꽃은 그보다도 더 늦게 핀다.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바람꽃이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목련아강(木蓮亞綱, Magnoliidae),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바람꽃속(Anemone)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 등재된 바람꽃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아네모네 크리니타 유젭추크(Anemone crinita Juz.)다. 국생관 등재 학명은 아네모네 나르키시플로라 린네(Anemone narcissiflora L.), 원기재명은 아네모네 코세니콜라 오이(Anemone chosenicola Ohwi)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아네모네(Anemone)'는 고대 그리스어 '아네모네(anemṓnē)'에서 유래한 라틴어 명사로 '바람꽃(windflower, anemone)'이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 '아네모네(anemṓnē)'는 '바람(wind)'이라는 뜻의 '아네모스(ánemos)'에 아버지(조상)의 이름을 딴 여성형 접미사 '-오네(-ṓnē)'가 붙어서 이루어진 것으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바람꽃(poppy anemone), 그리스 바람꽃(Greek anemone, Anemone blanda)'이라는 뜻이 생겨났다. 플리니우스(Pliny)는 "바람이 불 때만 피는 꽃이라고 해서 바람꽃이라고 불린다."라고 말했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크리니타(crinita)'는 '털이 많은(hairy), 털이 긴(long-haired)'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크리티누스(crinitus)'의 탈격(奪格) 여성 단수형이다. 식물체 전체에 있는 흰 털을 표현한 이름이다. 

'유젭추크(Juz.)'는 러시아 식물학자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유젭추크(Sergei Vasilievich Juzepczuk, 1893~1959)다. 유젭추크는 1937년 'Flora URSS (Flora Unionis Rerumpublicarum Sovieticarum Socialisticarum)'에서 바람꽃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국표 등재 국명(國名, common name)은 바람꽃(추천명), 조선바람꽃, 큰바람꽃 등이 있다. 국생정 추천 국명은 바람꽃, 비추천명은 조선바람꽃이다. 바람꽃의 꽃말은 '당신만 볼 수 있어요, 덧없는 사랑'이다. 

바람꽃은 줄기가 가늘고 잎이나 꽃이 매우 가냘퍼서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바람을 유난히 좋아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바람이 잘 부는 높은 산을 좋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바람꽃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나르시서스 어네머니(Narcissus anemone)다. '수선화(Narcissus) (를 닮은) 바람꽃(anemone)'이라는 뜻이다. 다음백과 등재 영문명은 윈드플라워(windflower)다. 말 그대로 '바람꽃'이다. 

일본어판 YList 등재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L.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하쿠산이치게(ハクサンイチゲ, 白山一華)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에는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L. subsp. nipponica (Tamura) Kadota와 Anemone narcissiflora L. var. nipponica Tamura의 일문명이 하쿠산이치게(白山一華)다. 일본 중부의 동해 쪽에 면한 이시카와현(石川県)의 하쿠산(白山)에서 발견된 이치게(イチゲ, 一華)라는 뜻이다. 이치게(一華)는 '한 송이 꽃'이라는 뜻인데, 바람꽃류 가운데 상당수가 하나의 꽃대에 한 송이의 꽃만 피는 특징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인다. 하쿠산이치게의 꽃말은 '청결(清潔), 행복을 부르는 꽃(幸せを招く花)'이다. 

YList 등재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L., FOM 등재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L. subsp. nipponica (Tamura) Kadota와 Anemone narcissiflora L. var. nipponica Tamura, 중국어판 위키백과(维基百科) 등재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Ulbr.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수이셴인롄화(水仙銀蓮花)다. 维基百科에는 Anemone crinita Juz.가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학명 Anemone narcissiflora L.의 중문명은 수이셴좡인롄화(水仙状银莲花)다.  

수이셴인롄화(水仙銀蓮花)나 수이셴좡인롄화(水仙状银莲花)는 '수선화(水仙)를 닮은(状) 바람꽃(銀蓮花)'이라는 뜻이다. 영문명 나르시서스 어네머니(Narcissus anemone)의 유래와 같다. 百度百科 등재 이명에는 수이셴예인롄화(水仙叶银莲花)가 있다.  

维基百科 등재 수이셴인롄화(水仙银莲花, Anemone narcissiflora Ulbr.)의 변종에는 푸마오인롄화(伏毛银莲花, Anemone narcissiflora var. protracta)와 장마오인롄화(长毛银莲花, Anemone narcissiflora var. crinita) 등 2종이 있다.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바람꽃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일본, 중국, 러시아, USA,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인제군 이북에 난다. 고산지대의 습기가 있는 풀밭에서 자란다. 강원도 점봉산 이북으로 5곳 정도의 자생지가 있으며, 개체수도 많지 않다. 북방계 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서만 자라는 식물이고 분포학상 중요하다. 자생지가 남방한계지역으로 유전자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생지 환경악화가 우려된다(국생정). 국가적색목록(Redlist)에는 취약종(VU)으로 평가되어 있다. 

하쿠산이치게(白山一華)는 일본 재래종(在来種, 日本固有種)이다. 일본에서는 혼슈(本州) 중부 이북 지방에만 분포한다. 중부지방 이북의 산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고산식물이다(FOM). 

수이셴좡인롄화(水仙状银莲花)는 중국, 조선(朝鲜, 한강토), 몽골, 러시아 시베리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서남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한다(百度百科). 장마오인롄화(长毛银莲花)는 중국, 조선, 시베리아,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네이멍구(内蒙古), 닝샤(宁夏), 신쟝(新疆), 윈난(云南) 등지의 해발 2,300~4,000m 지대 풀밭이나 숲 아래에서 자란다(维基百科).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바람꽃의 근경(根莖)은 굵고 마른 엽병(葉柄)의 섬유로 덮여 있다. 줄기는 높이 20~40cm 정도이고 근생엽(根生葉)과 꽃대가 모여나기하며 전체에 긴 털이 있다. 가래바람꽃에 비해 근경이 짧고 굵으며, 꽃대와 근생엽이 모여나므로 구별된다.  

근생엽은 엽병이 길고 둥근 심장형(心臟形)으로 3번 완전히 갈라지고, 측열편(側裂片)은 다시 2~3개로 갈라진다. 열편(裂片)은 길이 2~5cm로서 2~3개로 갈라진 다음 선형(線形)으로 세열(細裂)된다. 

바람꽃은 7~8월에 백색(白色)으로 핀다(국생정). 국생관에는 바람꽃의 개화기가 6~7월로 나와 있다. 수이셴좡인롄화(水仙状银莲花)의 개화기는 6~7월(百度百科), 하쿠산이치게(白山一華)의 개화기는 6~8월(FOM)이다. 설악산의 자생지를 답사한 결과 바람꽃은 6월 중순부터 꽃이 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바람꽃의 화경(花莖)은 1~4개이고 꽃자루는 5~6개가 산형(繖形)으로 나와 꽃이 1개씩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5~7개이며 길이 12~15mm로서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楕圓形)이다. 총포조각(總苞片)은 길이 2~4cm로서 선형으로 갈라진다. 

열매는 수과(瘦果)다. 수과는 편평하며 다소 두꺼운 날개가 있고 털이 없으며 날개와 더불어 넓은 타원형(楕圓形)이다. 열매 길이는 6~7mm, 너비 5mm 정도로서 다소 안으로 굽은 짧은 암술대가 있다. 

다른 바람꽃속(Anemone) 식물과 달리 바람꽃은 여름철(8월초)에 개화하므로 통풍이 잘되는 낙엽수림 밑에 식재하면 한 여름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국생정). 그러나, 고산식물을 저지대로 옮겨 심으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국표 등재 바람꽃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가래바람꽃(Anemone dichotoma L.), 국화바람꽃(Anemone pseudoaltaica H.Hara), 꿩의바람꽃(Anemone raddeana Regel), 남바람꽃(Anemone flaccida F.Schmidt), 들바람꽃[Anemone amurensis (Korsh.) Kom.], 바이칼바람꽃(Anemone baicalensis Turcz.), 북바람꽃(Anemone cathayensis Kitag. ex Tamura), 세바람꽃(Anemone stolonifera Maxim.), 숲바람꽃(Anemone umbrosa C.A.Mey.), 쌍동바람꽃(Anemone rossii S.Moore), 외대바람꽃(Anemone nikoensis Maxim.), 조선바람꽃[Anemone sikokiana (Makino) Makino], 태백바람꽃(Anemone pendulisepala Y.N.Lee), 홀아비바람꽃(Anemone koraiensis Nakai), 회리바람꽃(Anemone reflexa Steph. ex Willd.) 등 15종이 있다.        

가래바람꽃(Dichotomous anemone, フタマタイチゴ, 二股一華, 二歧银莲花)의 원산지는 중국, 몽골, 러시아다. 한강토 북부의 국경 지대에서 만주를 거쳐 시베리아에까지 자란다. 줄기는 높이 50cm까지 자란다. 줄기에 잔털이 있고, 줄기 윗부분이 2개로 갈라진다. 근생엽은 없다. 줄기잎은 엽병이 없고 마주나기하여 밑부분이 다소 합쳐지며 윗부분이 3개로 깊게 갈라진다. 열편은 쐐기 모양 같은 거꿀피침 모양이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대는 길이 3~7cm이고 끝에 꽃이 1개 달린다. 꽃받침열편은 5개(4~6개)이며 넓은 타원형이다.  

국화바람꽃(Chrysanthemum anemone, キクザキイチゲ, 菊咲一華)의 원산지는 일본(홋카이도, 혼슈의 킨키 이북), 한강토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이북의 산지에서 자란다. 꽃대의 높이 10~30cm이다. 줄기는 직립하고 줄기 잎이 3개 윤생한다.잎은 3출복엽, 길이 3~10㎝이다. 소엽은 깊게 갈라진다. 꽃은 4~5월에 핀다. 꽃대는 1개가 나와 그 끝에 1개만 핀다. 꽃 지름은 2~3cm다. 꽃잎으로 보이는 것은 꽃받침조각이다. 꽃받침조각은 연한 남자색(藍紫色) 또는 흰색이고, 장타원형이며, 8~13개 달린다. 꿩의바람꽃보다 잎이 가늘게 갈라지고, 줄기에 털이 없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꿩의바람꽃(Many-sepal anemone, Radde Anemone, アズマイチゲ, 東一華, 多被银莲花)은 한강토, 중국, 일본, 러시아 극동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중부 이북의 숲속,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잎은 2회3출겹잎(二回三出復葉)이다. 총포조각(總苞片)은 3개이고, 짧은 엽병이 있다. 소엽(小葉)은 긴 타원형(長楕圓形)에 끝이 둔하고 윗부분에 불규칙하고 둔한 톱니가 있으며, 3개로 깊게 갈라진다. 꽃은 3~5월에 피고, 꽃대는 처음에 긴 털이 있다. 꽃대 기부에는 3개의 3출엽이 돌려나기하여 총포로 되었다. 꽃대 끝에는 1개의 꽃이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8~13개로서 긴 타원형에 끝이 둔하고 흰색이다. 겉에 연한 자줏빛이 도는 꽃도 있다. 꽃잎은 없다.  

남바람꽃(Southern anemone, ニリンソウ, 二輪草, 鹅掌草)의 원산지는 일본(北海道, 本州, 四国, 九州), 중국, 러시아다(FOM). 한강토에서는 전라남북도, 경상남도,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나며, 세계적으로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국생정). 키는 높이 15~20cm이다. 뿌리줄기는 원기둥 모양이며, 길이 1.5~2.5cm로 뻗는다. 근생엽은 3개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 조각은 다시 가장자리가 갈라진다. 총포를 이루는 잎은 잎자루가 짧다. 꽃은 4~5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핀다. 꽃받침은 4~8장이며, 꽃잎처럼 보인다. 뒷면에 부드러운 털이 드물게 있다. 꽃줄기에 꽃이 2~3개씩 핀다. 북방계식물이지만 한반도 남부지방에만 분포하여 학술적 가치가 높고, 꽃과 잎이 아름다워 원예가치가 높다. 

들바람꽃(Amur anemone, ヤチイチゲ, 谷地一華, 黑水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홋카이도, 중국, 러시아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이북에 분포한다. 키는 15cm 정도까지 자란다. 근생엽은 1~2개이고, 2회3출우상복엽이다. 꽃대는 밑부분이 막질의 비늘조각으로 싸여 있고, 끝에서 잎 같은 3개의 포가 돌려나기한다. 총포조각은 엽병이 있고 3개로 완전히 갈라진다. 꽃은 4월 중순에 총포에서 화경이 나와 끝에 1송이씩 흰색으로 핀다. 꽃잎은 없고 암술과 수술은 많다. 암술에 견모가 밀생한다. 회리바람꽃과 비슷하지만 꽃받침이 젖혀지지 않으며 화경이 보다 짧고 많은 것이 다르다.  

바이칼바람꽃(Glabrous Baical anemone, バイカルイチゲ, ヒロハイチゲ, 広葉一華, 毛果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중국, 몽골, 러시아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인제군에 난다. 자생지 확인이 필요하다. 줄기는 8cm까지 자라고, 흰색의 퍼진 털이 있다. 근생엽은 1~2개로서 길이 5cm의 엽병이 있으며, 3개로 갈라진 다음 다시 2~3개로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고 양면에 복모가 있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에는 복모가 드문드문 있으나 꽃 밑에는 꽃받침의 밑부분과 더불어 더욱 많다. 꽃받침조각은 5개다.   

북바람꽃(High mountain anemone, トウハクサンイチゲ, 唐白山一華, 银莲花)은 국표에 정명, 이명, 국명, 외국명만 나와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원산지는 한강토, 중국이다. 잎은 4~8장, 잎자루는 길이 6~25㎝이며 드물게 융모가 있거나 없다. 잎은 3심열하고, 원상신형(円状腎形)이다. 측열편은 불균등하게 3심렬하며 비스듬한 부채꼴이다. 꽃은 4~7월 집산화서(集散花序)에 2~5개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5~6개(~10개)이고, 흰색 또는 핑크색을 띤 흰색이다(FOM).  

세바람꽃(Stolon-bearing anemone, サンリンソウ, 三輪草, 匐枝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홋카이도, 혼슈 중부 이북), 중국, 타이완이다. 한강토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자란다. 줄기는 10~20cm 정도까지 자란다. 근생엽은 여러 개이며 엽병이 길고 3출엽이다. 측소엽은 2개로 깊게 또는 완전히 갈라지고, 정소엽은 사각상 거꿀달걀 모양이다. 꽃은 5~6월 2~3개의 꽃자루가 나와 그 끝에 1개씩 흰색으로 달린다. 줄기마다 대개 꽃이 세 송이씩 피기 때문에 세바람꽃이라 한다.   

숲바람꽃(Shady anemone, エゾイチゲ, モリイチゲ, 森一華, 阴地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중국, 러시아다. 한강토에서는 경기도 가평군, 강원도 양구군, 양양군, 태백시, 화천군 등의 고산지 숲속에 난다. 키는 15~25cm 정도이다. 근생엽은 긴 엽병이 있고 장상으로 5전열(全裂)되었으며, 마지막 열편은 결각상 톱니가 있다. 잎 양면에 털이 있으나 특히 맥위에 털이 많고, 잎 가장자리에는 연모(緣毛)가 있다. 줄기에는 3개의 잎이 돌려 붙어 총포로 된다. 총포조각은 3개이며 3개로 다시 갈라진다. 총포의 엽병은 길이 1cm 정도로서 표면이 수채처럼 오목하고 털이 있으며 뒷면의 맥이 두드러진다. 중앙열편은 사각상 타원형이며 양면의 맥 위와 가장자리에 긴 털이 있고, 윗부분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깊은 톱니가 있다. 회리바람꽃과 비슷하지만 꽃받침조각이 타원형이고 길이 10mm, 폭 5mm인 것이 다르다. 

쌍동바람꽃(Twin-flower anemone, コウライニリンソウ, 细茎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중국이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이북에서 자란다. 키는 25cm까지 자란다. 근생엽은 엽병이 길고, 3개로 깊이 갈라진다. 열편에는 짧은 대가 있으며, 양면 맥 위와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측열편은 다시 2개로 깊게 갈라지고, 중앙열편은 다시 3개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가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자루는 2개이고 털이 있으며, 그 끝에 꽃이 1개씩 달린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조각은 5개다. 한 줄기에 꽃이 2개씩 달려서 쌍둥이바람꽃이라고도 한다.  

외대바람꽃(Single-flower anemone, イチリンソウ, 一輪草)은 일본 혼슈, 시코쿠, 큐슈에서 자라는 고유종(固有種)이다(FOM). 한강토에서는 중부 지방에서 자란다. 키는 20~30cm이다. 근생엽은 1~2회 3출엽으로서 엽병이 길다. 소엽은 달걀 모양이며 끝이 다소 뾰족하고, 우상으로 깊게 갈라지며, 엽병과 더불어 털이 없다. 꽃은 4월에 핀다. 잎처럼 생긴 총포는 대가 있고 1회3출하며, 근생엽과 비슷하다. 화경은 1개이며 털이 있고, 그 끝에 1개의 꽃이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흰색이지만 연한 붉은 빛이 도는 부분도 있다. 꽃밥은 긴 타원형이고 암술대는 짧다.  

조선바람꽃(Northeast Asian anemone, シコクイチゲ, 四国一華)은 국표에 정명, 이명, 국명, 영문명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일본 고유종이다. 시코쿠 에히메현(愛媛県)에 자생한다. 아카이시산계(赤石山系)와 이시즈치산계(石鎚山系)의 고원 암석 지대에서 자란다. 하쿠산이치게(ハクサンイチゲ, 白山一華)와 비슷하나 꽃차례가 복산형꽃차례다. 키는 20~30cm이다. 잎은 엽병이 없고, 4장이 달린다. 윤생하는 잎은 장상으로 2~3회 심렬하며, 열편 끝이 뾰족하다. 꽃은 꽃줄기 꼭대기에 흰색 꽃이 1~5개 달리고, 꽃줄기 중간부터 꽃자루가 더 자란다(FOM).   

태백바람꽃(Taebaek anemone)은 강원도 태백산 및 청태산에서 자라는 한강토 특산종이다. 국표에는 정명, 이명, 국명, 영문명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15~25cm이다. 줄기잎은 3장이 꽃싸개잎이 되어 꽃자루 밑에 달린다. 꽃싸개잎은 세모지며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서 1개씩 흰색으로 핀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5~8장이고 밑으로 젖혀진다. 꽃잎은 없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여러 개다. 회리바람꽃에 비해 꽃받침조각이 더 넓고 길다. 회리바람꽃과 숲바람꽃의 교잡종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국생관).  

홀아비바람꽃(Korean anemone, ヒメイチリンソウ, 姫一輪草)은 한강토 고유종이다. 강원도 산지에 분포한다(국생정). 예봉산 등 경기도 산지에도 난다. 근생엽은 1~2개이고, 엽병은 털이 없으며, 엽신은 장상으로 5개로 갈라진다. 잎 표면과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뒷면에는 털이 없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대는 1개가 나와 끝에 1개의 꽃이 달린다. 총포는 잎 같으며 3개로 갈라지고, 꽃대에 긴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로서 긴 거꿀달걀 모양이며 황색이다. 씨방은 털이 있다. 암술머리는 달걀 모양이며 대가 없다.  

회리바람꽃(Reflex-flower anemone, コヨリイチゲ, 萼银莲花)의 원산지는 한강토, 중국, 몽골, 러시아다. 꽃대는 높이 20~30cm 정도까지 자란다. 근생엽은 없다. 총포조각은 3개로서 돌려나기하며, 포는 3개로 완전히 갈라지고, 열편은 우상으로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결각상의 톱니가 있고, 중앙부의 양면에 흰색의 긴 털이 있으며, 양끝이 좁고 피침형이며, 양쪽 열편이 다시 2개로 갈라지는 것도 있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대는 길이 2~3cm로서 털이 있고, 1~2개가 나와 끝에 1개의 꽃이 달리며, 밑부분에 작은포가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넓은 선형이며, 겉에 백색털이 있다. 씨방은 흰색의 퍼진 털이 있다. 

 

바람꽃(설악산 서북능선, 2024. 6. 15)

 

국표 등재 남바람꽃의 유사종 재배식물(裁培植物, garden plant, cultivated plant)에는 금노랑바람꽃(Anemone ranunculoides L., wood ginger, yellow anemone, yellow wood anemone), 단풍잎바람꽃(Anemone palmata L., cyclamen-leaved windflower, palmated Anemone, yellow anemone, yellow wax bells), 버지니아바람꽃(Anemone virginiana L., Thimbleweed), 설강바람꽃(Anemone sylvestris L., Snowdrop windflower, Anemone Snowdrop), 촛대바람꽃(Anemone cylindrica A.Gray, Thimbleweed), 캐나다바람꽃(Anemone canadensis L., AnemoneMeadow), 히말라야바람꽃(Anemone rivularis Buch.-Ham. ex DC., riverside windflower), 고산할미꽃(Anemone alpina L., Alpine pasque flower), 노랑고산할미꽃[Anemone alpina subsp. apiifolia (Scop.) O.Bolòs & Vigo], 두메할미꽃(Anemone montana Hopp), 베르날리스할미꽃(Anemone vernalis L.), 서양할미꽃(Anemone occidentalis S.Watson), 슬라비카할미꽃(Anemone slavica G.Reuss), 오리엔탈할미꽃(Anemone patens L.), 유럽할미꽃(Anemone pulsatilla L., Pasque flower), 할러할미꽃(Anemone halleri All.), 털대상화[Anemone tomentosa (Maxim.) C.Pei] 등 46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4. 6. 19.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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