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의 영산(靈山) 흰머리뫼(白頭山, 長白山, 2,744m)에 자라는 들꽃 뫼꽃과 상봉하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을 거쳐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상황에 치미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먼 길을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지지리도 못난 나라, 참으로 못난 민족이다. 푸른 별 지구에서 남북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사명이다.
2024년 7월 19일 백두산에서 자라는 뫼꽃 들꽃을 만나기 위해 북파(北坡) 산문(山門) 중국 국가대표 운동원촌 숙소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소형 승합차로 어둠을 뚫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북파 천문봉(天文峰, 2,620m)에 올랐다. 신령한 하늘연못(天池) 북파 천문봉에는 대륙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태풍급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어오는지 중심을 잡기도 몹시 힘들었다.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먼동이 터오자 천문봉 북쪽 기슭에 드넓은 천상(天上)의 화원(花園)이 마법처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끝없이 펼쳐진 천상의 화원에는 두메양귀비, 좁은잎돌꽃, 천지괭이눈, 바위구절초, 구름송이풀, 두메자운, 구름범의귀, 호범꼬리, 나도개미자리, 두메분취, 나도황기, 씨범꼬리, 바위솜나물, 바위돌꽃, 노랑만병초 등 온갖 야생화들이 피고 지며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담자리꽃나무를 만났다. 순간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꽃은 이미 다 지고 흰색 털이 달린 열매만 맺혀 있었다. 한 달쯤 더 일찍 왔더라면 앙증맞고 귀여운 흰색 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키가 10cm 정도로 작은 담자리꽃나무는 풀처럼 보이지만 소관목(小灌木)이다. 북방계(北方系) 고산식물인 담자리꽃나무는 양강도, 함경도 등 한강토 북부 지방에서만 자라기에 남한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런 담자리꽃나무가 흰머리뫼 하늘연못가에 철따라 피고 지고 있었던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에는 담자리꽃나무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장미아강(薔薇亞綱, Rosidae) 장미목(薔薇目, Rosales) 장미과(薔薇科, Rosaceae) 담자리꽃나무속(Dryas)의 작은 떨기나무(小灌木)로 분류되어 있다. 담자리꽃나무속(Dryas)은 담자리꽃나무 1종뿐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登載) 담자리꽃나무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드리아스 옥토페탈라 린네. 바르. 아시아티카 (나카이) 나카이[Dryas octopetala L. var. asiatica (Nakai) Nakai]다. 왕립식물원 큐(Royal Botanic Gardens, Kew), 국생관 등재 학명은 드리아스 옥토페탈라 린네(Dryas octopetala L.)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드리아스(Dryas)'는 '1. (그리스 신화의) 숲의 요정(woodnymph), (나무·숲의 요정) 드라이어드(dryad), 2. (비유 또는 상징적으로) 나무(tree)'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명사 '두루아스(Druás)'를 차용한 것이다. '두루아스(Druás)'는 '두로스(drûs, tree)'에 분사(分詞) 기능을 가진 명사화 접미사 '-아스(-ás)'가 붙은 것이다.
지질학에서 신드리아스기 또는 영거 드리아스기(Younger Dryas)는 최종 빙기 극대기(Last Glacial Maximum)가 끝나고 온난화가 진행된 마지막 아빙기(Late Glacial Interstadial) 이후에 일시적으로 다시 빙하기 상태가 돌아온 시기를 가리킨다. 현재로부터 약 12,900년~11,700년 전(BP)에 해당한다. 고산 기후와 툰드라 기후에서 자라는 야생화인 담자리꽃나무(Dryas octopetala)의 흔적이 스칸디나비아 등지에 남아있는 것이 이 시대를 잘 보여주므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영거 드리아스 시기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 걸친 빠른 기온 저하의 흔적들이 지질학적 연구에 의해 발견되며, 이 기후 변화는 오늘날 지구과학의 시대분류에 따르면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 사이에 위치한다. 고고학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영거 드리아스 기후는 후기 구석기 시대의 최후반과 겹친다.
속명 '드리아스(Dryas)'는 담자리꽃나무가 신드리아스기(Younger Dryas)의 지표종(指標種, indicator species)이고, 초본식물(草本植物, herbaceous plants)이 아니라 목본식물(木本植物, woody plants)이라는 특성을 표현한 이름으로 보인다.
드리아스(Dryas, 그리스어 발음은 드뤼아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트라케 에도노이 지방의 왕 리쿠르고스(Lycurgus)의 아들인데, 주신(酒神) 디오니소스(Dionȳsos)로 인해 발광(發狂)한 아버지에게 살해되었다. 리쿠르고스는 디오니소스를 상징하는 담쟁이덩굴 줄기로 착각하여 아들 드리아스를 죽이고 코와 귀, 손가락, 발가락을 잘라냈다. 리쿠르고스는 드리아스의 아들이며, 리쿠르고스의 아들 이름 또한 드리아스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옥토페탈라(octopetala)'는 '8'을 뜻하는 그리스어 '옥토(octo)'와 '꽃잎(petal, floral leaf)'을 뜻하는 '페탈론(petalon)'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장미과 식물 중에서 담자리꽃나무의 꽃잎이 8개로 흔하지 않은 것을 표현한 이름이다.
'린네( L.)'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린네는 1753년 '식물의 종(Species Plantarum: 501)'에서 담자리꽃나무 학명(Dryas octopetala L.)을 세계 최초로 출판했다.
'바르(var.)'는 '바리안트(variant, 변종)'의 약자다. 변종명(變種名, variety or mutant name) '아시아티카(asiatica)'는 '아시아의(Asiatic)'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아시아티쿠스(āsiāticus)'의 주격/호격/여성/단수형이다. '아시아티쿠스(āsiāticus)'는 '아시아(Asía)'란 뜻의 이오니아 그리스어 '아시에(Asíē)' 기원 고대 그리스어 '아시아티코스(Asiatikós)'에서 유래했다. 최초 발견지 또는 자생지를 나타낸 이름이다.
'나카이(Nakai)'는 일본 식물분류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군국주의 일본의 조선 강제점령기에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하며 한강토의 식물을 정리하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 발견된 한강토 자생 식물의 학명에는 대부분 그의 성 'Nakai(中井, 나카이)'가 명명자(命名者)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특히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는 세계 1속 1종의 한강토 특산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인물이다.
괄호 안의 인명(人名)은 원명자(原名者)다. 린네가 창안한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에서는 식물의 학명이나 속명이 바뀌는 경우 먼저 학명을 출판한 원명자를 괄호 안에 기재한 뒤 새 명명자(命名者)를 기재해야 한다. 나카이는 1918년 'Flor. Mt. Paiktusan : 65, 154'에서 담자리꽃나무 학명[Dryas octopetala L. var. asiatica (Nakai) Nakai]을 출판했다.
국표, 국생정 등재 학명 Dryas octopetala L. var. asiatica (Nakai) Nakai의 국명(國名, common name)은 담자리꽃나무(추천명), 담자리꽃 등이 있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국명은 모전화수(毛氈花樹), 다변목(多辨木) 등이 있다. 한글명의 유래는 알 수 없다. 꽃말은 '사랑에 눈 떼지 마'(나무위키), '여심(女心)'(위키백과) 등이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담자리꽃나무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에이션 에잇-페틀 드라이어스(Asian eight-petal dryas),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영문명은 에이쉬애틱 에잇페틀 드리아스(Asiatic eightpetal dryas)다. '아시아(Asian, Asiatic)에 자라는 8개의 꽃잎을 가진(eight-petal) 담자리꽃나무속(dryas) 식물'이라는 뜻이다. 자생지와 학명을 반영한 이름이다.
국표, 국생정, 일본어판 도야마대학(富山大学), YList 등재 담자리꽃나무의 일본명(日本名, Japanese name)은 죠우노스케소우(チョウノスケソウ, 長之助草)다. YList 등재 이명에는 미야미친구루마(ミヤマチングルマ, 深山珍車, 深山稚児車)가 있다. 꽃말은 '가정의 덕(家庭の徳)'이다.
일본명은 일본에서 담자리꽃나무를 처음 발견한 식물학자 스가와 죠우노스케(須川長之助, 1842~1925)에서 유래했다. 스가와는 러시아 식물학자 카를 막시모비치(Karl Maximovich, 1827~1891)의 조수(助手)였다. 스가와는 막스모비치가 일본에 머무는 3년 동안 그의 식물 채집을 도왔으며, 그가 귀국한 뒤에도 일본에서 채집한 식물 표본을 러시아로 보냈다.
막시모비치는 평생 그가 방문한 극동 아시아의 식물군을 연구하고 많은 새로운 종의 이름을 지었다. 그는 1852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식물원에서 식물 표본 수집 큐레이터로 일했으며, 1869년에는 감독이 되었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등재 담자리꽃나무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name)은 둥야셴뉘무(東亞仙女木), 속명(俗名)은 콴예셴뉘무(宽叶仙女木), 뚜어반무(多瓣木) 등이 있다.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중국명은 콴예셴뉘무(宽叶仙女木), 별명은 야저우셴뉘무(亚洲仙女木)이다. '둥야(東亞)'는 '동아시아', '야저우(亚洲)'는 '아시아'이다. '콴예(宽叶)'는 '넓은 잎. 큰 잎', '셴뉘무(仙女木)'는 '담자리꽃나무'라는 뜻이다. 신드리아스기(Younger Dryas)의 중국어 표기는 신셴뉘무치(新仙女木期)다. 신셴뉘무치(新仙女木期)는 고산 툰드라 야생화인 셴뉘무(仙女木, Dryas octopetala)에서 유래한 것이다. 학명을 반영한 이름이다. '뚜어반무(多瓣木)'는 '꽃잎이 많은 나무(多瓣木)'라는 뜻이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국명 다변목(多辨木)은 뚜어반무(多瓣木)의 오기(誤記)다.
담자리꽃나무는 평북, 함남북에 나며 일본, 만주, 우수리, 사할린에 분포한다. 고산지대에 자라는 전형적인 북방계 고산식물로서 세계적으로 2종이 본 분류군이 속한 담자리꽃나무속에 있다. 한강토에는 백두산을 비롯한 북부 지방에서 자란다(국생정). 한강토 북부 지방(양강도, 함경도)에 나며, 러시아(사할린, 우수리, 캄차카, 쿠릴 열도), 일본, 중국(랴오닝, 신쟝)에 분포한다(국생관).
죠우노스케소우(長之助草)는 북반구의 툰드라 및 고산 자갈땅에 널리 분포하는데, 특히 석회암 지대에 잘 자란다. 남쪽에서는 카프카스 산맥, 로키 산맥까지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남알프스-아카이시산맥(赤石山脈) 이북의 고산에 자라지만, 서식지는 한정된다. 북알프스-히다산맥(飛騨山脈), 야쓰가타케(八ケ岳), 홋카이도(北海道) 등지에도 분포한다. 죠우노스케소우(長之助草)는 아이슬란드의 국화(國花),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의 주화(州花)다(ウィキペディア).
둥야셴뉘무(東亞仙女木)는 지린(吉林)의 창바이산(长白山)과 푸쑹(抚松), 신쟝(新疆)의 톈산(天山)에 난다. 해발 2000~2800m의 고산 초원에 자란다. 일본, 조선(朝鲜, 한강토), 러시아 캄차카(堪察加), 사할린 섬(萨哈林岛, 库页岛) 등지에도 분포한다(中国植物志).
담자리꽃나무는 풀 같은 상록성(常綠性) 낙엽 활엽(落葉闊葉) 소관목이다. 번식은 포복경(匍匐莖)으로 한다. 키는 높이 1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가지를 치면서 옆으로 뻗는다. 잎은 어긋나기나 모여나기처럼 보이고 달걀 모양(卵形) 또는 넓은 난상 타원형(廣卵狀楕圓形)으로 길이 1~2cm, 너비 6~15mm이며 잎맥이 들어가 주름이 진다. 잎 뒷면에는 흰색 면모(綿毛)가 밀생(密生)한다.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5~20mm이며 흰색 털이 있고 중앙부까지 탁엽(托葉)이 붙어 있다.
꽃은 6월 길이 3~10cm의 화경(花莖) 끝에 1개씩 흰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2cm 정도이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8~9개이고 수술과 암술대가 많다. 암술대는 씨방과 더불어 털이 있다.
열매는 수과(瘦果, achene)이다. 수과는 흰색 털이 있다. 암술대는 과시(果翅)에 3cm로 신장하며 흰색의 긴 털이 우상(羽狀)으로 난다. 암술대가 깃털 모양으로 되어 미나리아재비과 할미꽃의 열매처럼 보인다. 종자(種子)는 8~9월에 익는다.
국표 등재 담자리꽃나무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없다. 국표 등재 담자리꽃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에는 참담자리꽃나무(Dryas octopetala L.), 드러먼드담자리꽃나무(Dryas drummondii Richardson ex Hook.), 수엔더맨담자리꽃나무(Dryas × suendermannii Kellerer ex Sünd.) 등 3종이 있다.
2024. 11. 2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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