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길을 떠나 길을 묻다 - 동해 할아버지한의원을 찾아서

林 山 2014. 7. 23. 18:14


동해 할아버지한의원에서 김형산 원장과 함께


강릉을 떠나 오전 10시경 동해로 내려왔다. 동해시 할아버지한의원에서 김형산 원장을 만났다. 시원한 모시옷 차림에 수염을 기른 김 원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을 주는 김 원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세명대 한의대에 입학한 늦깎이 한의사였다. 내가 나이 마흔 살이 넘어서 한의대에 들어갔을 때 그는 예과 2학년이었다. 학번은 나보다 빨랐지만 나이는 내가 많은지라 김 원장은 나를 형님으로 모셨다. 


얼마 전 청하 문재곤 박사와 동해에서 김 원장을 만나 곡차례를 가진 적이 있었다. 묵호시장 '어시장회식당'에서 먹었던 참가자미 뼈째회는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그 이튿날 나는 김 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동해들풀여행' 카페 회원들과 함께 백복령에서 원방재까지 백두대간을 걷기도 했다. 원방재에서 관촌으로 내려오는 서학골은 길도 희미하고 험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함께 겪으면 그만큼 동지의식도 커진다고 했던가!  


김 원장은 나를 원장실로 안내하고 나서 전통차를 내왔다. 김 원장은 '형님, 용기를 잃지 마시고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형님을 돕겠습니다'라는 말로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산악인 출신답게 마음이 순박하고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 그의 말만 들어도 고마왔다. 나는 웃으면서 '그럼 김 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아 줘야 하네'라고 말했다. 


김형산 원장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고 동해를 떠났다. 언제라도 동해에 가면 백두대간을 닮은 김 원장이 있다는 것이 나는 정말 좋다. 이런 인연이 호연(好緣) 아닐까!


2014.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