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Symphony op.21)>은 안톤 베베른(Anton Webern, 1883~1945)이 1928년에 완성한 곡이다.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고 소편성의 관현악을 위한 편성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관현악을 위한 교향곡>이라고도 부른다. 초연은 1928년 12월 18일 뉴욕에서 이뤄졌다. 편성은 클라리넷, 베이스 클라리넷, 호른 2, 하프, 현4부(더블베이스 제외)로 되어 있다.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Symphony, Op.21(교향곡, Op.21)
Ensemble JER, Lisbon Plastics, Belém Cultural Centre, 1997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알반 베르크와 안톤 베베른은 스승이 고안해 낸 기법, 즉 12음 기법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강한 신념을 가지고 세상에 퍼트리고자 노력했던 작곡가였다. 베베른은 1904년부터 4년간 쇤베르크에게서 작곡 수업을 받았고, 그 이후로도 쇤베르크를 자신의 멘토로서 지속적인 연락을 하며 지냈다.
베베른이 12음 기법을 완전하게 구현해낸 곡은 1924년 작곡한 〈3개의 성스러운 민요〉(op.17)였고, 이 작품 이후 베베른은 오로지 12음 기법으로만 음악을 작곡했다. 12음 기법으로 작곡함으로써 그의 작품은 극단적으로 간결해졌고,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였던 ‘반복’은 의도적으로 피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특히 사람들은 하나의 악기가 완결된 선율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점을 찍듯이 악기들 사이에서 드문드문 간격이 넓은 음악이 등장하는 것을 당황스럽게 여겼다. 1938년 베베른의 〈현악 3중주〉를 연주하기를 거부한 한 첼리스트는 '이것은 음악이 아니라, 수학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Symphony, Op.21(교향곡, Op.21)
Berliner Philharmoniker, Dir - Pierre Boulez
베베른의 〈교향곡〉은 극단적으로 정제된 음악적 아이디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음, 음들의 열, 음색, 리듬은 고도로 계획된 작곡가의 구상을 완성시키는 요소들이다. 2개의 악장은 동일한 음렬로 되어 있다. 마치 바흐를 연상시키듯이, 음렬의 첫 여섯 음이 제시된 뒤, 이 여섯 음의 시퀀스는 음정 간격을 뒤집어 가고, 음정을 똑같이 올려가고, 때로는 전체 음렬을 뒤에서부터 제시하기도 한다.
1악장 Ruhig schreitend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1989
1악장 Ruhig schreitend. 1악장 전체를 통해서 베베른은 여러 개의 캐논을 제시한다. 이 역시 바흐가 〈음악의 헌정〉에서 사용했던 방법과 유사하다. 1악장은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부분은 다시 반복된다.
2악장 Variationen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1989
2악장 Variationen. 2악장은 1악장보다 더욱 수수께끼 같다. ‘변주’라는 제목이 붙은 2악장에서도 베베른은 캐논 기법을 활용한다. 주제와 이어지는 7개의 변주들은 모두 11마디로 구성되어 있고, 각 변주들은 회문(回文, palindrome)형식을 가진다. 이 모든 것들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이상한 소리로만 인식될 따름이지만, 이 음악들에 내재된 수학적 논리는 악보를 따라가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하게 된다. 즉, 우리가 이 음악에 익숙해지는 방법은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이 음악의 구조를 이해하는 길 뿐이다.(클래식 백과)
2017.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