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星馳(쩌우싱츠)와 李力持(리리치)가 1994년에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은 '國產凌凌漆(From Beijing With Love, 꿔찬링링치)'는 007 시리즈를 EON 프로덕션, MGM과 계약을 맺지 않고 멋대로 패러디한 작품이다. 국내에는 '007 북경특급'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國產凌凌漆 - 李香蘭
중국 최초로 발견된 공룡 화석은 너무나 귀중해서 값을 매길 수도 없다. 중국군이 운송을 하다가 공룡의 두개골 화석만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는 황금총을 가진 괴인 다빈치(羅家英, 뤄쟈잉 분)의 소행으로 그는 첩보원 002까지 살해한다. 군에서는 사건의 진상을 캐내기 위해 북경의 살인면허를 지닌 비밀 첩보원 007(쩌우싱츠 분)을 홍콩으로 파견한다. 007은 아름답지만 어딘가 모자라보이는 홍콩의 현지 파트너 이향금(袁詠儀, 위안융이 분)을 만난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협조적이지 않을 뿐더러 아슬아슬한 추격을 벌이는 와중에 교신이 끊기기까지 한다.
國產凌凌漆 - 李香蘭
상황은 이해할 수 없이 돌아가는데..... 그도 그럴 것이 괴인의 정체는 007을 파견한 중국군 사령관이었고, 이향금은 바로 그의 부관이었던 것이다. 이향금은 여러 차례 007을 죽이기 위해 시도를 한다. 하지만 원작이 언제나 그랬듯이..... 007을 사랑하기 시작한 이향금은 상관의 명령을 거역하면서까지 007을 살려낸다. 이때 한 사업가가 금으로 만든 총알에 의해 살해된다. 007은 그 총알을 만든 사람이 마카오의 레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그를 뒤쫓는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다. 이때 폴린(陳寶蓮, 첸빠오롄 분)이라는 매혹적인 여인이 위험에 처한 007의 목숨을 구하고, 이향금의 신분이 이중첩자이며, 그녀의 임무는 바로 007 암살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李香蘭 - 張學友 Live
007의 임무가 실패했다는 이유로 사령관은 007을 후송하는 척하며 그를 사형시키려 하고, 빼돌린 공룡 머리는 외국에 팔려고 한다. 그러나 이향금으로 인해 계획이 실패하자 사령관은 그의 진짜 정체인 황금총 괴인으로 나타난다. 그때 살아서 돌아온 007이 돼지잡이 칼로 그를 처단한다. 007의 칼에는 '인간백정민족영웅'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張學友(Jacky Cheung) - 李香蘭
영화 중간에 007이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노래는 張學友(짱쉐여우)가 부른 '李香蘭(리샹란)'이다. 쩌우싱츠는 립싱크만 했다. 이향금이 저격을 하려다 눈을 떼는 이유는 어머니 리샹란에 대한 곡이었기 때문이다. '리샹란'은 1990년에 발표한 앨범 '夢中的你(멍쭝더니)'의 수록곡이다. 봄비에서 느끼는 그리움을 짱쉐여우가 애절한 창법으로 부른다. 국내에서 출시된 비디오는 북경어판 더빙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秋意濃(치우이눙)'으로 나온다.
李香蘭(리샹란)은 중국 가요사에서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야마구치 요시코(山口淑子)가 본명인 리샹란은 만주국 출신의 순수 일본인이었으나 중국인 행세를 하며 1930년대 중화권에서 유명 영화배우와 가수로 활동하였다. 전후 매국행위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중국인이 아니란 것이 밝혀져 사형 대신 일본으로 추방되었다. 1970년대 말 鄧麗君(떵리쥔)이 리바이벌해서 국제적으로 대히트를 기록한 '夜來香(예라이샹)'의 원곡자이다. 그녀의 히트곡으로는 '夜來香' 외에도 '蘇州夜曲(쑤저우예취)', '賣糖歌(마이탕꺼)' 등이 있다. 이들 노래들은 중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다. '夜來香'은 '東京夜曲(뚱징예취)'와 함께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에서는 이향금의 어머니가 리샹란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그래서 사령관이 이향금을 매국노의 자식이라고 운운하는 장면도 있다.
國產凌凌漆 - 秋意濃
'李香蘭(리샹란)' 가사
惱春風 我心因何惱春風(봄바람에 가슴 아프네요. 어찌해 내 마음은 봄바람에 가슴 아플까요.)/說不出 借酒相送(말하지 못하여 술을 빌려 보냅니다.)/夜雨凍 雨點透射到照片中(回頭似是夢 無法彈動(돌아보아도 꿈 같고 이겨낼 수도 없군요.)/迷住凝望你 褪色照片中(빛 바랜 사진 속의 그대를 홀린 듯 바라봅니다.)/阿~像花雖未紅 如冰雖不凍(아~ 꽃이 아직 붉듯, 아직 얼음 다 얼지 않았듯)/卻像有無數說話 可惜我聽不懂(할 말 무수히 많으나 그대는 알아듣지 못하는군요.)/阿~是杯酒漸濃 或我心真空(아~ 이 술이 점점 진해지는 건가요, 아니면 내 마음이 정말 비어가는 건가요.)/何以感震動(어째서 마음이 이리도 저린지요)/照片中 哪可以投照片中(사진 속에, 던져버리고 싶은 사진 속에)/盼找到 時間裂縫(그리워하다가 세월이 이리도 흘렀군요.)/夜放縱 告知我難尋你芳蹤(밤마다 방황하는데 그대는 그대 발자욱 내게 알려줄 수는 없나요.)/回頭也是夢 仍似被動(고개를 돌려봐도 꿈이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군요)/逃避凝望你 卻深印腦中(바라보는 그대를 떠나보려 하지만 오히려 뇌리에 깊게 새겨지죠.)
201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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