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분꽃나무 '겁쟁이, 소심, 수줍음'

林 山 2021. 5. 28. 11:50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미인폭포 북동쪽에는 1,029.5m봉이 솟아 있다. 1,000m가 넘는 산임에도 이름이 없는 무명봉이다. 최근에 산악인들이 미인폭포 옆에 있다고 해서 미인봉(美人峰)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미인봉 남쪽에는 백병산(1,260.6m), 북쪽에는 오봉산(729m)과 남산(574.5m), 동쪽에는 시루봉(1,045.4m)이 솟아 있다. 미인봉 서쪽 7~8부 능선의 평평한 구릉지대에는 노푼기라는 고지대 마을이 있다. 태백 통리재 바로 아래 고원휴게소에서 빤히 바라보이는 바로 그 마을이다. 

 

2016년 4월 1일 차 한 대가 간신히 다닐 만한 산길을 구불구불 돌고 돌아서 노푼기 마을을 찾았다. 때마침 노푼기 마을 어귀에는 분꽃나무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분꽃 형기가 진하게 풍겨 왔다.    

 

분꽃나무(삼척 미인봉, 2016. 5. 1)

분꽃나무는 산토끼꽃목 인동과 산분꽃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바이버럼 칼레시 헴슬리(Viburnum carlesii Hemsl.)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스파이스 바이버럼(Korean spice viburnum) 또는 프레이그런트 바이버럼(Fragrant Viburnum)이다. 일본명은 오오쵸지가마즈미(オオチョウジガマズミ, 大丁字莢蒾), 중국명은 홍레이쟈미(红蕾荚蒾)이다. 분꽃나무를 분화목(粉花木)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겁쟁이, 소심, 수줍음'이다. 

 

분꽃나무는 한국과 일본에 분포한다. 일본에는 쓰시마(対馬) 섬에서만 자생한다. 일본 환경부는 분꽃나무를 멸종위기종(絶滅危惧IB類, EN))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산간 지역을 비롯해서 황해도,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남북도 등지의 해안 지대에 분포한다. 

 

분꽃나무(삼척 미인봉, 2016. 5. 1)

분꽃나무의 키는 높이 2m까지 자란다. 줄기의 가지는 마주나며, 일년생가지에 성모가 밀생한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넓은 달걀형에 심장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표면에 별모양 털이 드문드문 있으며, 뒷면에 별모양 털이 밀생한다. 

 

은 4월 중순~5월 중순에 연한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잎과 같이 피고, 취산꽃차례는 전년지 끝 또는 1쌍의 잎이 달려 있는 짧은 가지 끝에 달린다. 꽃부리 판통은 열편 판통 길이의 1/2 정도이다. 수술은 5개이고 수술대는 꽃밥의 길이보다 짧다. 열매는 핵과로 달걀형의 원형이고 검은색이며, 10~11월에 성숙한다.

 

분꽃나무(남양주 축령산, 2022. 4. 24)

분꽃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매우 높고 향기도 좋아서 도시의 공원수는 물론 정원수로도 매우 좋다. 화분 등 다양한 공간에 심을 수 있다. 열매는 식용한다. 

 

분꽃나무(남양주 축령산, 2022. 4. 24)

분꽃나무의 유사종에는 산분꽃나무(Manchrian viburnum), 섬분꽃나무 등이 있다. 산분꽃나무의 학명은 Viburnum burejaeticum Regel & Herder이다. 깊은 산에 자생한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부리는 길고 가늘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가 유난히 광택이 많다. 섬분꽃나무의 학명은 Viburnum carlesii var. bitchiuense이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자란다. 잎이 약간 좁고 길다. 꽃은 소형이다.

 

2021. 5. 28. 林 山. 2022.5.19.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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