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수수꽃다리의 향기와 함께 온다는 말이 있다. 4월 중순으로 접어들자 충주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 화단에 있는 두 그루의 수수꽃다리도 제철을 만난 듯 꽃이 활짝 피었다. 수수꽃다리는 가지 끝에 작은 꽃들이 모여 송이를 이룬 모양이 수수꽃 이삭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수꽃다리는 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시링가 오블라타 바. 딜라타타 (나카이) 레더[Syringa oblata var. dilatata (Nakai) Rehder]이다. 꽃말은 '첫사랑, 젊은 날의 추억'이다.
수수꽃다리의 영어명은 시링가 딜라타타(Syringa dilatata) 또는 딜라타타 라일락(Dilatata Lilac), 코리언 얼리 라일락(Korean early lilac)이다, 중국명은 짜오양딩샹(朝阳丁香) 또는 차오셴딩샹(朝鮮丁香)이다. 일본명은 히로하하시도이(ヒロハハシドイ) 이다.
수수꽃다리를 조선정향(朝鮮丁香), 광엽정향(廣葉丁香), 해이라크라고도 한다. 수수꽃다리의 유사종에는 6~8종이 있는데, 서로 너무 닮아서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수수꽃다리속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합쳐서 중국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여 정향(丁香)이라 불렀다.
'속동문선(續東文選)'에 실린 남효온의 〈금강산 유람기〉에는 '정향 꽃 꺾어 말안장에 꽂고 그 향내를 맡으며 면암을 지나 30리를 갔다'는 구절, '산림경제' 〈양화(養花)〉 편에는 '2월이나 10월에 여러 줄기가 한데 어울려 난 포기에서 포기가름을 하여 옮겨 심으면 곧 산다. 4월에 꽃이 피면 향기가 온 집 안에 진동한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또 '화암수록' 〈화목구등품〉의 7품에는 '정향(庭香)은 유우(幽友), 혹은 정향(丁香)이라 한다. 홍백 두 가지가 있는데, 꽃이 피면 향취가 온 뜰에 가득하다'라고 했다.
수수꽃다리는 황해도와 평안남도,함경남도의 석회암 지대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분포한다. 현재 남한에는 자생지가 없다.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수수꽃다리는 남북분단 이전에 북한에서 옮겨 심은 것이다.
수수꽃다리의 키는 높이 2~3m 정도이다. 일년생가지는 털이 없고 회갈색이며, 껍질눈이 뚜렷하지 않다. 이년지에는 둥근 껍질눈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넓은 달걀형에 예두 또는 점첨두이며, 아심장저 또는 절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없고, 잎 양면에는 털이 없다.
꽃은 4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ㅍ;며, 향기가 있다. 꽃의 지름 2cm 정도이다. 꽃은 원뿔모양꽃차례로 전년지 끝에서 마주나며, 꽃대축에 선상의 돌기가 있다. 작은 꽃대는 길이 2mm 이하이다. 꽃받침은 4갈래로 갈라지며, 길이가 서로 같지 않다. 화관통 길이는 10~15mm이다. 4개의 열편은 타원형이며 둔두이다. 열매는 삭과로 타원형이며 첨두이다. 9~10월에 성숙한다.
수수꽃다리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있어서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으면 좋다. 수수꽃다리는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서양수수꽃다리(학명 Syringa vulgaris, 라일락)에 밀려나는 처지가 되었다. 라일락이 일본에 들어온 시기는 1880년경이다. 한반도에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라일락은 수수꽃다리를 밀어내고 공원이나 정원의 관상수로 자리를 잡게 된다.
2021. 5. 26. 林 山. 2022.7.23.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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