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거리에서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라는 노래가 들려오면 문득 어디선가 날아오는 서양수수꽃다리의 은은한 향기가 느껴진다. 4월은 그렇게 서양수수꽃다리 꽃 향기와 함께 온다. 서양수수꽃다리는 라일락(lilac)이라는 서양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사람들도 서양수수꽃다리라는 이름은 거의 모르는 듯하다. 요즘은 라일락이 오히려 훨씬 더 친숙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서양수수꽃다리는 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시링가 불가리스 엘.(Syringa vulgaris L.이다. 영어명은 라일락(lilac), 중국명은 오우딩샹(欧丁香)이다. 일어명은 무라사키하시도이(ムラサキハシドイ, 紫丁香花) 또는 리라(リラ), 스오우보쿠(すおうぼく, 蘇芳木), 하나하시도이(はなはしどい)이다. 서양수수꽃다리를 라일락, 양정향나무, 리라, 라라꽃, 자정향(紫丁香)이라고도 한다.
서양수수꽃다리의 꽃말은 '우정', '젊은 날의 추억', '첫사랑'이다. 꽃말은 색깔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 보라색 꽃은 '사랑의 싹이 트다', 붉은색 꽃은 '친구의 사랑'이다. 흰색 꽃은 '아름다운 맹세'이다.
서양수수꽃다리는 유럽과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세계적으로 20여종이 있다. 현재는 전 세계의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많은 변종이 있으며 짙은 자색이나 연보라색,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이 핀다. 한국에는 자생종인 수수꽃다리, 정향나무, 섬개화나무 등이 분포한다.
서양수수꽃다리는 키가 4m까지 자란다. 일년생가지는 털이 없고 회갈색이며, 껍질눈이 뚜렷하지 않다. 이년지는 회갈색이며 둥근 껍질눈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는데, 넓은 달걀모양 또는 달걀모양에 예두 또는 점첨두이고, 아심장저 또는 절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없고, 양면에 털이 없으며, 광택이 난다.
꽃은 4 ~ 5월에 피며 향기가 짙다. 원뿔모양꽃차례는 전년지 끝에서 마주나고, 꽃대축에 선상의 돌기가 있으며, 작은꽃대는 길이가 2mm 이하이다. 꽃색은 백색, 자색, 적색 등 많은 원예품종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타원형이며 첨두이다. 9월에 성숙한다.
서양수수꽃다리의 유사종에는 한국 자생종인 수수꽃다리, 정향나무, 흰정향나무, 개회나무, 돌개회나무(Japanese Tree Lilac), 수개회나무, 긴잎개회나무, 털긴잎개회나무, 꽃개회나무(Beautiful Wolf's lilac, 花野丁香), 섬개회나무(Ulleungdo Miss Kim lilac), 흰섬개회나무, 털개회나무 등이 있다.
수수꽃다리의 학명은 Syringa oblata var. dilatata (Nakai) Rehder이다. 황해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등지의 석회암 지대에 자생한다. 꽃은 연한 자주색이다. 서양수수꽃다리보다 꽃이 작다. 정향나무의 학명은 Syringa patula var. kamibayashii (Nakai) M.Y.Kim이다. 꽃색은 홍자색이다. 꽃 모양이 정(丁)자형으로 생기고 향기가 진하다고 해서 정향나무라고 한다. 섬개회나무와 비슷하지만 일년생가지와 꽃차례에 털이 있고, 잎이 달걀모양이며, 표면 맥이 들어간 것이 다르다. 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다. 흰정향나무의 학명은 Syringa patula var. kamibayshii f. lactea (Nakai) M.Y.Kim이다. 정향나무와 비슷하지만, 흰색 꽃이 핀다.
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Maxim.) H. Hara이다. 꽃은 5월 말~7월 초에 흰색으로 핀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돌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reticulata이다. 잎 뒷면에 작은 그물맥이 있고, 주맥 기부에 짧은 백색 털이 있다. 수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reticulata f. bracteata (Nakai) T.B.Lee이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차례에 녹색 포가 달힌다. 긴잎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f. longifolia T.B.Lee이다. 잎이 긴 타원형으로 양끝이 좁고, 뒷면에 털이 없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핀다. 털긴잎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f. koreana T.B.Lee이다. 잎 뒷면에 털이 있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wolfii C.K.Schneid.이다. 한국 특산종으로 고산식물이다. 꽃은 6~7월에 피고, 꽃부리는 연한 보랏빛의 붉은색이다. 꽃의 향기가 뛰어나다. 수수꽃다리와 비슷하나 잎이 긴 타원형이고, 잎이 나온 뒤에 개화한다.
섬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patula var. venosa (Nakai) K.Kim이다. 경북 울릉도에 자생한다. 꽃은 5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화경이 없으며 꽃대축에 털이 없다. 회갈색 가지와 삭과에 껍질눈이 산재한다. 흰섬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patula var. venosa f. lactea K.Kim이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이다. 흰색의 꽃이 나무 전체를 가리면서 피어 장관이다. 털개회나무의 학명은 Syringa patula (Palib.) Nakai이다. 1997년 산림청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되었다. 꽃은 5월 초~6월 말에 연보라빛이 도는 분홍색 또는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꽃대는 없고, 꽃대축에 털이 있다.
그밖에 서양수수꽃다리의 유사종에는 민꽃다리(Syringa persica), 시링가 리플렉사(Syringa reflexa), 시링가 요시카이아(Syringa josikaea), 시링가 마이크로필라(Syringa microphylla), 시링가 치넨시스(Syringa chinensis), 흰라일락(Syringa vulgaris L. var. alba Ait.) 등이 있다. 민꽃다리는 이란에서 중국에 걸쳐 자란다. 키는 2m 정도이다. 줄기가 아주 약해서 아래로 늘어진다. 꽃은 대부분 연보라색이지만 더 짙은 것도 있으며, 흰색 변종도 있다. 시링가 리플렉사는 중국산으로 분홍색 꽃이 핀다. 키는 4m 정도이다. 시링가 요시카이아는 키가 3m이며, 향기가 없는 청자주색 꽃이 핀다. 시링가 마이크로필라는 중국이 원산지로 키가 1.5m이다. 잎은 작고 싹은 짙은 붉은색이며, 옅은 분홍색 꽃이 핀다. 시링가 치넨시스는 민꽃다리와 서양수수꽃다리의 잡종으로 가지가 두껍다. 흰라일락은 원예종으로 흰색 꽃이 핀다.
서양수수꽃다리는 내건성 식물로 옥상정원(屋上庭園, Roof Garden)에 심으면 좋다. 정원수나 공원수로도 인기가 많다. 생울타리용으로도 좋다. 꽃 향기가 좋아 가지는 꽃꽂이용으로도 쓰인다. 향수의 원료로도 이용된다.
2021. 5. 21.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수꽃다리 '젊은 날의 추억' (0) | 2021.05.26 |
---|---|
원추리 '기다리는 마음' (0) | 2021.05.25 |
사과나무 (0) | 2021.05.20 |
지면패랭이꽃 (0) | 2021.05.18 |
딸기 (0) | 2021.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