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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US 오픈] 10대 돌풍 레일라 페르난데스-아리나 사바렌카 준결승 격돌

林 山 2021. 9. 8. 12:39

19세 레일라 페르난데스, 세계 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 2-1 격파

 

19세의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 캐나다)가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 우크라이나)를 꺾고 2021 US 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며 10대 돌풍을 이어갔다. 페르난데스는 9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약 674억원)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스비톨리나를 2-1(6-3, 3-6, 7-6)로 격파하며 여자 선수로는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했다. 

 

3회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3위, 일본), 16강전에서 2016 US 오픈 우승자 안젤리크 케르버(17위, 독일) 등 전 세계 랭킹 1위 강자들을 꺾고 8강에 진출한 페르난데스는 WTA 투어 대회 여자 단식 16회 우승자인 강호 스비톨리나까지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가 끝난 뒤 손을 들어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레일라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의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이었다. 2002년 9월생인 페르난데스는 2005년 마리야 샤라포바(은퇴, 러시아)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US 오픈 준결승에 오른 선수가 됐으며, 현역 선수 중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최연소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페르난데스는 또 1984년 준결승 진출자 칼링 바셋세구소(은퇴), 2019년 우승자 비앙카 안드레스쿠(7위)에 이어 캐나다 선수로는 3번째로 US 오픈 준결승에 올랐다.

 

페르난데스는 스비톨리나를 맞아 1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내며 파란을 예고했다. 반격에 나선 스비톨리나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세트를 6-3으로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 들어서는 페르난데스가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가며 쉽게 이길 듯했다. 위기에 빠진 스비톨리나는 약혼자 가엘 몽피스(20위, 프랑스)의 열렬한 응원 속에 투혼을 발휘해 6-6 타이브레이크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타이브레이크 5-5 상황에서 승리의 여신은 페르난데스의 편이었다. 스비톨리나의 마지막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리는 순간 페르난데스는 코트에 엎드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에콰도르인 아버지와 필리핀 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2019년에 프로 데뷔를 했지만 코비드19로 인해 2020년 9월부터 투어를 시작했다. 신예 중의 신예 페르난데스는 2021 US 오픈에서 2003년생 18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55위, 에스빠냐), 2002년생 18세 에머 라두카누(150위, 영국)와 함께 10대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페르난데스는 "지금 어떤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긴장하며 경기를 치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페르난데스는 "테니스를 시작한 날부터 프로가 되기로 마음먹으면서 매일 열심히 훈련했다"면서 “언젠가 큰 무대에서 큰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치이기도 한 아버지가 평소에는 정말 많은 지시를 했는데, 오늘은 그저 즐기라고만 하셨다"고 전했다.

 

페르난데스는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67만5천 달러(약 7억8천4백만 원)를 확보했고, 세계 랭킹도 36위까지 올라갔다. 결승까지 올라가면 25위, 우승하면 19위가 된다. 페르난데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완벽한 테니스 신데렐라로 탄생하게 된다. 남녀 단식 준우승 상금은 125만 달러(약 14억3천만 원), 우승 상금은 250만 달러(약 29억3000만 원)다. 

 

세계 2위 아리나 사바렌카 준결승 진출, 크레이치코바 2-0 격파

 

페르난데스-스비톨리나의 경기에 이어 열린 준준결승에서는 아리나 사바렌카(2위, 벨라루스)가 2021 프랑스 오픈 단복식 우승자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9위, 체코)를 2-0(6-1, 6-4)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라갔다. 사바렌카와 페르난데스의 준결승은 9월 10일 열린다.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를 격파한 뒤 환호하는 아리나 사바렌카

사바렌카는 2021 시즌 들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다. 2019 US 오픈 여자 복식 챔피언 사바렌카는 2021 호주 오픈 단식에서는 4회전 진출에 그쳤지만, 여자 복식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21 프랑스 오픈 3회전, 윔블던 챔피언쉽 준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함으로써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