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라두카누 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벤치치 완파
2002년생 18세 에머 라두카누(150위, 영국)가 예선 통과 선수로는 최초로 US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750만 달러, 약 674억원)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며 10대의 돌풍을 이어갔다.
라두카누는 9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 USTA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벨린다 벤치치(12위, 스위스)를 2-0(6-3, 6-4)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라두카누는 예선부터 시작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8경기를 연달아 승리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라두카누는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67만5천 달러(약 7억8천4백만 원)를 확보했다. 라두카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완벽한 테니스 신데렐라로 탄생하게 된다. 남녀 단식 준우승 상금은 125만 달러(약 14억3천만 원), 우승 상금은 250만 달러(약 29억3000만 원)다.
라두카누는 예선에서 마야르 샤리프(118위, 이집트), 본선 1회전에서 슈테파니 푀겔레(128위, 스위스), 2회전에서 장슈아이(49위, 중국), 3회전에서 사라 소리베스 토르모(41위, 에스빠냐), 16강전에서 셸비 로저스(43위, 미국)를 각각 2-0으로 격파하고 8강전에 올라왔다. 준준결승에서 라두카누는 벤치치마저 2-0으로 완파함으로써 이번 대회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라두카누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US 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최초로 진출한 예선 통과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1978 호주 오픈 크리스틴 매티슨(호주), 1999 윔블던 챔피언쉽 알렉산드라 스티븐슨(미국), 2020 프랑스 오픈 나디아 포도로스카(37위, 아르헨티나)에 이어 라두카누가 통산 네 번째 예선 통과 선수의 4강 진출 기록이다. 라두카누가 결승에 진출하면 남녀 선수 통틀어 사상 최초로 예선 통과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진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라두카누는 2005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 US 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당시 샤라포바는 만 18세 5개월이었다. 전날 4강에 오른 페르난데스는 지난 9월 6일이 만 19세 생일이었다.
라두카누는 또 역대 세 번째로 US 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세계 랭킹 100위 미만의 선수가 됐다. 1979년 빌리 진 킹(미국), 2009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가 세계 랭킹 없이 4강에 올랐고, 클레이스터르스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라두카누는 서브 에이스(6-1)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68%-56%), 서비스 포인트(39-32)에서 벤치치를 압도했다. 더블 폴트는 벤치치가 라두카누보다 3개 더 많은 5개를 범했다. 벤치치는 첫 번째 서브 득점률에서 70%-67%로 3% 앞섰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두카누는 2살 때 영국으로 이주하여 런던에서 자라면서 5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주니어 때는 켄트 주의 청소년 스포츠를 위한 켄트 트러스트(Kent Trust for Youth Sport)의 주니어 스포츠 선수 후원 사업의 테니스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
라두카누는 2018 난징 서키트(총상금 1만5천달러)에 처음 출전해 8강에 올랐다. 이후 2018, 2019 윔블던 챔피언쉽 예선, 2021 노팅엄 오픈에 참가하며 경기 경험을 쌓았다. 1년 전만 해도 라두카누의 세계 순위는 338위에 불과했다. 1년 뒤 2021년 7월 열린 윔블던 챔피언쉽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라두카누는 영국 여자 선수 역대 최연소로 단식 16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US 오픈은 유난히 10대들의 돌풍이 거센 대회가 되고 있다. 8일 열린 19세의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 캐나다)도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 우크라이나)를 꺾는돌풍을 일으키며 여자 단식 준결승에 올라가 있다. 18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55위, 스페인)는 8일 열린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5위, 캐나다)과의 남자 단식 준준결승 도중 다리 부상으로 기권패하면서 10대 돌풍 대열에서 탈락했다.
라두카누는 10일 오전 9시 15분(한국시간)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준결승에서 마리아 사카리(18위, 그리스)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사카리는 8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4위, 체코)를 2-0(6-4, 6-4)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페르난데스는 10일 오전 8시에 열리는 준결승에서 아리나 사바렌카(2위, 벨라루스)와 격돌한다. 사바렌카는 2021 프랑스 오픈 단복식 우승자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9위, 체코)를 2-0(6-1, 6-4)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라왔다.
10대 선수 2명이 US 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것은 2009년 이후 이번이 12년 만이다. 당시 19세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 19세 야니나 위크마이어(벨기에)가 4강에서 만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보즈니아키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라두카누는 "힘든 경기를 이겨내 기쁘다"며 "어떤 기록을 염두에 두고 이번 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직 다음 경기에 대해 준비는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두카누는 이어 "원래 비행기 예약을 예선 끝나고 다음 날 돌아가는 것으로 해놨었다"면서 "이번이 메인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뛰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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