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좀씀바귀

林 山 2021. 9. 28. 11:44

2021년 5월 초순경 야생화 탐사를 하려고 월악산 만수골에 들렀다. 때마침 탐방로 바위 곁 응달진 곳에는 노란색 좀씀바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좀씀바귀는 앙증맞고 귀여우면서도 가녀린 모습으로 다가왔다. 좀씀바귀는 보통 씀바귀에 비해 줄기와 잎, 꽃이 모두 작고 전체적으로 왜성(矮性)이다. 그래서 '좀'이라는 접두어가 붙었다. 

 

좀씀바귀(월악산 만수골, 2021. 5. 9)

좀씀바귀는 초롱꽃목 국화과 선씀바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익세리스 스톨로니페라 아사 그레이(Ixeris stolonifera A.Gray)다. 영어명은 크리핑 익세리스(Creeping ixeris) 또는 익세리스 스톨로니페라(Ixeris stolonifera)이다. 일본 사이트에는 영어명이 크리필 레티스(creeping lettuce), 재퍼니즈 호쏜(Japanese hawthorn), 예도 호쏜(Yeddo Hawthorn), 인디언 호쏜(Indian Hawthorn)이라고 한 곳도 있다. 일어명은 이와니가나(イワニガナ, いわにがな, 岩苦菜) 또는 지시바리(ジシバリ, 地縛)이다. 중국명은 위안예쿠마이차이(圆叶苦荬菜)다. 좀씀바귀를 둥근잎씀바귀라고도 한다. 꽃말은 '평화'다.   

 

좀씀바귀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산 능선을 따라서 또는 길가나 숲 가장자리에 조밀하게 자란다. 주로 메마르고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좀씀바귀(월악산 만수골, 2021. 5. 9)

좀씀바귀는 근경이 갈라져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한다. 키는 10cm 정도이다. 줄기가 길게 벋으면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난상 원형, 넓은 달걀모양 또는 넓은 타원형이다. 잎 양끝이 둥글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톱니가 약간 있다. 엽병이 잎보다 길다. 

 

꽃은 5~6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개화기의 화경은 길이 8~15cm로서 2~3개로 갈라지며, 보통 잎이 없다. 머리모양꽃차례는 1~3개이다. 총포는 길이 8~10mm이고, 내포편은 9~10개이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좁은 방추형이고 좁은 날개 및 같은 길이의 부리가 있다. 관모는 흰색이다.

 

좀씀바귀(월악산 만수골, 2021. 5. 9)

좀씀바귀는 광범위한 척박지 녹화용으로 가장 적절하다. 다양한 식재지의 지피용 소재로 매우 좋아서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초물분재로도 이용할 수도 있다. 좀씀바귀의 어린순과 뿌리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잎과 어린순을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에 무쳐 먹는다. 뿌리째 캐서 무치거나 김치를 담기도 한다.

 

좀씀바귀(월악산 만수골, 2021. 5. 9)

좀씀바귀의 전초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소염(消炎), 건위(健胃), 진정(鎭靜), 이뇨(利尿) 등의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 간경화, 구내염, 만성기관지염 등의 치료에 쓰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좀씀바귀(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좀씀바귀의 유사종에는 선씀바귀(Short bristle-like haired ixeris, タカサゴソウ), 노랑선씀바귀(Yellow bristle-hair ixeris), 갯씀바귀(Creeping beach ixeris), 벌씀바귀(Many-headed ixeris, ノニガナ), 벋음씀바귀(Weak ixeris), 냇씀바귀(Stream-bank ixeris), 가새씀바귀(Changing-color ixeris), 함흥씀바귀 등이 있다. 

 

선씀바귀[Ixeris strigosa (H.Lev. & Vaniot) J.H.Pak & Kawano]는 뿌리에서 나는 잎이 거꾸로 된 바소꼴(披針形)이고, 잎자루가 있다. 노랑선씀바귀[Ixeris chinensis (Thunb.) Nakai]는 선씀바귀와 비슷하나 꽃이 노란색이다. 갯씀바귀[Ixeris repens (L.) A.Gray]는 손바닥 모양 잎이 3~5장 모여 난다. 벌씀바귀(Ixeris polycephala Cass)는 줄기잎의 밑 모양이 귀 모양이다. 벋음씀바귀[Ixeris debilis (Thunb.) A.Gray]는 줄기가 바닥을 긴다. 냇씀바귀[Ixeris tamagawaensis (Makino) Kitam]는 뿌리에서 나는 잎이 선 모양이고, 잎자루가 없다. 가새씀바귀[Ixeris chinensis subsp. versicolor (Fisch.) Kitam.]는 곧게 자라지만 흔히 밑에서도 가지가 나오며 털이 없다. 함흥씀바귀(Ixeris chinodebilis Kitam.)는 함경남도 함흥에 분포한다. 잡종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1. 9. 28.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경이  (0) 2021.09.30
노린재나무(황회목, 黃灰木) '동의'  (0) 2021.09.29
갈퀴덩굴  (0) 2021.09.25
황새냉이  (0) 2021.09.24
산이스라지 '수줍음'  (0) 202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