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쇠별꽃

林 山 2021. 12. 3. 12:46

쇠별꽃은 늦봄~초여름에만 피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2021년 11월 13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남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길가 풀섶에 앙증맞게 피어난 하얀 꽃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쇠별꽃이었다. 늦봄~초여름에만 보다가 늦가을에 핀 쇠별꽃을 만나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쇠별꽃(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6. 5. 31)

쇠별꽃은 중심자목 석죽과 별꽃속의 두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스텔라리아 아쿠아티카 (린네) 스코프[Stellaria aquatica (L.) Scop.]이다. 속명 스텔라리아(Stellaria)는 별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스텔라(Stella)에서 유래하였다. 별꽃속 식물은 세계에 약 100종이 있고, 한반도에는 8종이 있다. 

 

쇠별꽃의 영어명은 워터 치크위드(Water chickweed) 또는 자이언트 치크위드(Giant chickweed)이다. 일어명은 우시하코베(ウシハコベ, 牛繁縷), 중국명은 뉴판뤼(牛繁缕)이다. 쇠별꽃을 우번루(牛繁縷), 계아장(鷄兒腸), 콩버무리, 버무리라고도 한다. 한자명은 한중일이 같다. 꽃말은 '밀회(密會)', '추억(追憶'이다. 

 

쇠별꽃이라는 이름은 꽃 모양이 작은 별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때의 '쇠'자는 동식물 이름 앞에 붙어 ‘작은(小)’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또, 잎이 크고 풍성해서 별꽃에 '쇠(牛)'자가 더해져 쇠별꽃이라 부른다는 설도 있다. 

 

한편, 쇠별꽃(우시하코베, ウシハコベ, 牛繁縷)은 일본말 우시(牛,うし)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쇠별꽃 외에도 접두어가 소(牛)를 나타내는 풀에는 쇠방동사니(우시쿠구, ウシクグ, 牛莎草), 쇠치기풀(우시노싯페이, ウシノシッペイ, 牛竹篦), 쇠털이슬(우시타키소우, ウシタキソウ, 牛滝草), 쇠풀(우시쿠사, ウシクサ, 牛草) 등이 있다.   

 

19세기 초에 나온 '물명고(物名考)'에는 쇠별꽃을 잣나물이라고 했는데, 20세기 초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 고유명을 버리고 창씨개명하듯 쇠별꽃(우시하코베, ウシハコベ, 牛繁縷)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야생화 동호인들 사이에는 잃어버린 고유명 잣나물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쇠별꽃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라는 설이 있다. 쇠별꽃은 북반구의 온대와 아열대, 북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 분포한다. 들판이나, 밭, 산기슭의 다소 습한 곳에서 자란다.

 

쇠별꽃의 뿌리는 수염모양이다. 키는 20~50cm 정도이다. 줄기는 밑부분이 옆으로 자라고, 윗부분이 어느 정도 곧추선다. 줄기에는 1개의 실같은 관속이 있고, 윗부분에는 샘털이 약간 있다. 잎은 마주나기한다. 밑부분의 잎은 긴 엽병이 있으나 위로 올라갈수록 짧아진다. 심장저의 잎은 줄기를 둘러싸며, 길이 1~6cm, 폭 0.8~3cm로서 예두이고 털이 없다. 잎 표면의 잎맥이 쑥 들어간다.

 

꽃은 5~6월에 잎이 달려 있는 가지 끝의 취산꽃차례에 백색 꽃이 달리고, 잎겨드랑이에는 1개씩 달린다. 기후만 맞으면 11월에도 핀다. 꽃자루는 길이 5-15mm로서 꽃받침과 더불어 샘털이 있고, 꽃이 핀 다음 밑으로 굽는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좁은 달걀모양이고 둔두이다. 꽃잎은 5개이나 기부까지 깊게 갈라지므로 10개인 것처럼 보이고, 꽃받침과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이며 난상 원형이다. 씨방 끝에 5개의 암술대가 있다. 씨방은 난원형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걀모양이며, 꽃받침보다 길고, 5개로 갈라진 끝이 다시 2개씩 갈라진다. 종자는 타원형이고 길이 0.8mm정도로서 약간 편평하며, 겉에 젓꼭지모양의 돌기가 있다.

 

쇠별꽃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봄철에 어린잎과 줄기를 국거리로 하며, 김치나 생채를 담그기도 한다. 채소 대용으로서 가치가 높다. 전초는 가축의 사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쇠별꽃의 전초(全草)를 아장초(鵝腸草)라 하며, 민간에서 약재로 쓴다. 아장초는 청열해독(淸熱解毒), 활혈소종(活血消腫)의 효능이 있어 폐렴, 이질, 고혈압, 월경불순, 옹저(癰疽), 치창(痔瘡)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쇠별꽃(광주 남한산, 2021. 11. 13)

쇠별꽃의 유사종에는 별꽃(Chickweed), 실별꽃(Slender chickweed), 왕별꽃(Ciliate-petal chickweed), 긴잎별꽃(Long-leaf chickweed), 애기가지별꽃(Spreading chickweed), 큰별꽃, 일월산별꽃(Diverse-flower chickweed) 등이 있다.

 

별꽃[Stellaria media (L.) Vill.]은 밑에서 많은 가지가 나오고, 줄기에 한 줄의 털이 있다. 잎은 달걀모양이고, 길이 1~2cm이며, 대부분 양 면에 털이 없다. 꽆잎보다 꽃받침이 약간 더 길다. 쇠별꽃의 암술머리는 5갈래, 별꽃은 3갈래로 갈라져 있다. 쇠별꽃에 비해 전체가 소형이다. 실별꽃(Stellaria filicaulis Makino)의 줄기는 밀생한다. 줄기는 네모지고, 털이 없다. 잎은 선형이고, 길이 2~3cm이다. 왕별꽃(Stellaria radians L.)은 백두산 등 한반도 북부에 분포한다. 전체에 누운 털이 퍼져 난다. 잎은 피침형이고, 길이 6~12㎝이다. 잎 양면에 가는 털이 나고, 잎자루는 없다. 꽃잎은 5개지만, 끛이 5~12조각으로 갈라진다. 긴잎별꽃(Stellaria longifolia Muhl. ex Willd.)은 경기도 수원 지역, 함경남북도에 분포한다. 잎은 선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길이 1.5~2.5cm이다. 꽃잎은 꽃받침과 길이가 같거나 약간 길다. 

 

애기가지별꽃(Stellaria diffusa Willd. ex Schltdl.)은 함경남북도에 분포한다.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고 약하며 모여나기하고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잎은 좁은 장선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잎겨드랑이에 잎이 밀생하는 짧은 가지가 난다. 큰별꽃(Stellaria bungeana Fenzl)은 평안북도, 함경남북도에 분포한다. 키는 30~60cm이다. 잎은 난상 장타원형으로 길이 4~8cm, 나비 2~3cm이다. 꽃은 약간 대형의 취산꽃차례를 이룬다. 일월산별꽃(Stellaria diversiflora Maxim)은 경북 일월산 지역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큰별꽃에 비해 줄기와 화경에 털이 없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 또는 좁은 달걀모양으로 길이 1~4cm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표면에는 다세포의 누운 털이 있다.

 

2021. 12. 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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