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중순 청태산(靑太山, 1,200m)을 찾았다. 청태산은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와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 방림면 계촌리 경계 지점에 솟아 있다. 청태산 북서쪽 계곡인 매봉골을 오르다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고유종(固有種, endemic species)으로서 고산성 식물인 모데미풀 군락지(群落地)를 만났다. 매봉골을 흐르는 개울가에는 하얀 모데미풀 꽃이 일제히 활짝 피어 있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모데미풀이 식물계(植物界, Plantae)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목련아강(木蓮亞綱, Magnoliidae),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모데미풀속(Megaleranthis)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모데미풀 1종이 모데미풀속 1속을 이룬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생관 등재(登載) 국명(國名, common name)은 모데미풀 (추천명), 금매화아재비, 운봉금매화(雲峰金梅花) 등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 추천 국명은 모데미풀, 비추천명은 금매화아재비다. 모데미풀의 꽃말은 '슬픈 추억(追憶), 아쉬움'이다.
모데미풀이라는 국명은 제국주의(帝國主義, Imperialism) 일본(日本)의 식민지(植民地) 시대인 1935년 일본 식물분류학자(植物分類學者) 오오이 지사부로우(大井次三郞)가 이 식물을 처음 발견한 전북 남원시 운봉면 지리산 자락의 '모데미골' 또는 '모데미마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운봉에는 '모데미골'이나 '모데미마을'이란 지명이 없고, 모데미풀의 자생지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오오이가 일본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모데미'는 지명(地名)이 아니라 '무덤' 또는 '무넘이'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 아니냐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 모데미풀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메갈레란티스 사니쿨리폴리아 오오이(Megaleranthis saniculifolia Ohwi)이다. 국생관 등재 학명이명(學名異名, synonymy)과 원기재명(原記載名)은 Trollius chosenesis Ohwi이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메갈레란티스(Megaleranthis)'는 '위대한(great), 큰(large), 강력한(mighty)'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형용사 '메가스(mégas)'와 '노랑너도바람꽃(Winter aconite)'이란 뜻의 근대 라틴어 명사 '에란티스(Eranthis)'의 합성어다. '에란티스(Eranthis)'는 '봄( spring)'이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에아르(éar)'와 '꽃(flower)'이란 뜻의 근대 라틴어 '안티스(anthis)'의 합성어다. '안티스(anthis)'는 '꽃( flower)'이란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안토스(ánthos)'에서 유래했다. 모데미풀이 노랑너도바람꽃보다 큰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種小名, specific name, species epithet) '사니쿨리폴리아(saniculifolia)'는 '참반디속'을 뜻하는 중세 라틴어 고유명사 '사니쿨라(Sanicula)'와 '잎(leaf)'을 뜻하는 라틴어 명사 '폴리아(folia)'의 합성어다. 잎이 참반디(sanicle)와 비슷한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다.
'오오이(Ohwi)'는 일본의 식물분류학자 오오이 지사부로우(大井次三郎, 1905~1977)다. 오오이는 교토제국대학(京都帝国大学) 과학학부의 저명한 학자였다. 그는 1935년 'Acta Phytotaxonomica et Geobotanica(Shokubutsu bunrui chiri, 植物分類地理)'에 모데미풀의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1953년 오오이가 출판한 '일본식물지(日本植物誌)'는 유명하다.
일본 쿄우토대학종합박물관(京都大学総合博物館) 표본번호(標本番号) 7085번 'Megaleranthis saniculifolia Ohwi(モデミソウ)'에는 오오이 지사부로우(J.Ohwi)가 모데미풀을 한강토(Korrea) '경남(Keinan, 慶南) 지리산(Chiisan, 智異山) 운봉-모데미(Unbon-modemi) 꼭대기로부터 멀지 않은 개울을 따라 풀이 무성한 초원에서(in pratis herbosis secundum rivulos non procul a vertice m. Unbon-modemi in montibus Chiisan, prov. Keinan)' 채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국표, 국생정 등재 모데미풀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name)은 모데미풀(Modemipul, Sanicle-leaf megaleranthis)이다. 모데미풀이 한강토 특산식물임이 영문명에 표현되어 있다.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모데미풀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모데미소우(モデミソウ)다. '모데미(モデミ)풀(ソウ, 草)'이라는 뜻이다. '모데미'를 음차(音借)해서 일본어로 옮긴 이름이다. 모데미풀이 한강토 특산식물임이 일문명에도 표현되어 있다. FOM 등재 모데미풀의 학명은 Trollius chosenensis Ohwi, 이명(異名, Synonym)은 Megaleranthis saniculifolia Ohwi이다.
중국어판 위키백과(維基百科)에는 마오건과(毛茛科) 진롄화속(金蓮花屬) 식물에 학명 Trollius chosenensis Ohwi만 등재되어 있고,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실려 있지 않다.
일본 식물학자들은 모데미풀을 킨바이소우속(Trollius, キンバイソウ属, 金梅草属), 중국 식물학자들은 진롄화속(Trollius, 金蓮花属) 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의 킨바이소우속(金梅草属)이나 중국의 진롄화속(金蓮花属)은 모두 같은 금매화속(Trollius, 金梅花屬)이다. 국내 식물학자들만 모데미풀을 한강토 고유종이라고 해서 모데미풀속(Megaleranthis)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한중일(韓中日) 식물학자들의 학문적 교류가 필요해 보인다.
모데미풀은 한강토 경기도(가평군), 강원도(인제군, 횡성군), 전남(무주군), 경북(봉화군, 안동군), 경남(산청군), 제주도에 분포한다. 모데미풀은 한강토 특산종이며, 식물구계학적등급종 III, 적색목록 취약종(VU)이다.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이 북방한계지역이며,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모데미풀을 특산종(식-62)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국생정).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도 자생지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모데미풀은 한강토 평북 묘향산, 강원 금강산, 설악산, 대암산, 점봉산, 태백산, 광덕산, 충북 소백산, 전북 덕유산, 지리산, 제주 한라산 등에 분포하는 고유종이다(국생관).
모데미풀의 키는 높이 20~40cm 정도이다. 뿌리에서 여러 개의 꽃줄기와 잎이 모여난다. 줄기에는 잎이 나지 않는다. 뿌리에서 난 잎(根生葉)은 잎자루(葉柄)가 길고, 3갈래로 완전히 갈라진다. 열편(裂片)은 잎자루가 짧고, 다시 깊게 2~3갈래로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끝이 뾰족한 톱니가 있다. 잎 양면에는 털이 없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2cm 정도이다. 포(苞)는 잎과 같고 크기도 비슷하며, 중앙부에서 1개의 꽃대가 나와 끝에 1개의 꽃이 달린다. 화경은 길이 5mm 정도로서 털이 없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 5(~8)개이다. 꽃받침조각은 꽃잎처럼 보이고, 꽃잎은 헛수술처럼 보인다. 씨방과 수술은 많고 떨어진다.
열매는 골돌과(蓇葖果)이다. 골돌은 길이 12mm로서 길이 3mm 정도의 암술대가 있으며, 털이 없고 방사상으로 배열된다.
2024. 4. 16. 林 山
#모데미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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