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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올림픽 테니스]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 16강행, '흙신' 라파엘 나달 2-0 격파

林 山 2024. 7. 30. 15:21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세계 2위, 세르비아, 37세)가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 진출하며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1번 시드 조코비치는 7월 29일 스타드 롤랑 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회전에서 숙적 라파엘 나달(161위, 스페인, 38세)을 1시간 43분 만에 2-0(6-1, 6-4)으로 격파하고 16강전에 올라갔다.  

1세트는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는 초반부터 나달을 압도하며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 2개를 브레이크해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나달은 6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따내고 1-5로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세트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내고 나달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나달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상대보다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4게임을 연달아 따냈다. 패색이 짙어가던 나달은 승부를 뒤집기 위해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에스빠냐의 황소' 나달이 4게임을 연속 따내고 4-4 타이를 이루자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하지만 나달의 분투는 거기까지만이었다. 조코비치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4로 따내고 3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나달(좌)이 롤랑 가로스에서 치른 통산 118번의 단식 경기에서 5번째 패배를 안겨준 조코비치(우)

 

조코비치는 "매우 안심이 됐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1세트 6-1, 2세트 4-0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서비스 게임을 엉성하게 했고 그에게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클레이 코트의 제왕' 나달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14번의 프랑스 오픈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아우라는 조코비치를 괴롭히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자 조코비치는 네트로 다가가 나달과 포옹을 나눈 뒤 오랜 라이벌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랜드 슬램을 24번이나 제패한 조코비치나 22번을 제패한 나달은 둘 다 그야말로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다. 이날의 경기는 그들의 오랫동안 지속된 경쟁에서 60번째 맞대결이었다. 2006년 첫 만남 이후 조코비치는 현재 상대 전적에서 나달에게 31승 29패를 기록하고 있다.  

나달과의 지속적인 라이벌 관계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조코비치는 "2006년에는 우리가 거의 20년 뒤에도 여전히 서로 경기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24번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과 모든 ATP 마스터스 대회를 포함해 남자 단식 테니스에서 우승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은 그가 아직 우승하지 못한 타이틀이자 그가 정말로 갈망하는 타이틀이다. 

8주 전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윔블던 결승에 진출한 조코비치는 이번 시즌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달을 꺾고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나달은 다시 허벅지 부상이 심해져 그랜드 슬램 22회 우승자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나달은 조코비치의 퀄리티를 감당하지 못했다.  

나달은 화요일 2024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챔피언 까를로스 알까라스와 함께 스페인 대표로 남자 복식 경기를 치르기 위해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금속 조각상이 있는 롤랑 가로스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나달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 두 시즌 동안 거의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해 2024시즌이 끝나면 은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전 세계 1위 나달은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번이 어쩌면 그가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싱글로 플레이한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조코비치와 나달이 코트에서 다시는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8번 시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2위, 그리스)는 시몬느 마티유 코트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댄 에반스(59위, UK)를 52분 만에 2-0(6-1, 6-2)으로 완파하고 3회전에 진출했다.  

한편, 여자 단식 금메달 후보 이가 슈피온택(1위, 폴란드)은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회전에서 다이안 패리(61위, 프랑스)를 2-0(6-1, 6-1)으로 꺾고 3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슈피온텍은 지난달 롤랑 가로스 클레이 코트에서 3년 연속 프랑스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2번 시드 코코 가우프(2위, US)는 쉬잔느 랑갈랑 코트에서 열린 2회전에서 마리아 루르데스 카를레스(93위, 아르헨티나)를 2-0(6-1, 6-1)으로 격파하고 3회전에 올라갔다. 2024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4번 시드 자스민 파올리니(5위, 이탈리아)는 마그다 리네트(44위, 폴란드)를 2-0(6-4, 6-1)으로 꺾고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파올리니를 꺾고 2024 윔블던 우승을 차지한 9번 시드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10위, 체코)는 왕신위(王欣瑜, 36위, 중국)를 2-0(6-3, 6-2), 7번 시드 마리아 사카리(8위, 그리스)는 위안위에(袁悦, 39위, 중국)를 2-0(6-2, 6-1)으로 각각 물리치고 16강전에 진출했다. 

안젤리크 케르버(218위, 독일)는 재클린 크리스티안(57위, 루마니아)를 2-1(6-4, 3-6, 6-4)로 이기고 3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주 올림픽 이후 은퇴하겠다고 발표한 36세의 케르버는 자신의 경력 마지막 토너먼트에 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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