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김포 민통선 공동체를 찾아서

林 山 2025. 2. 20. 12:39

전라남도 진도에 사는 소리 예인(藝人) 고재성 선생과 함께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용강로 437번길 47번지 소재 민통선 공동체를 찾았다. 공동체를 가려면 해병대가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 검문소는 분단의 슬픈 현실을 절감하는 현장이다.

 

평화 통일을 주제로 한 정미숙 한지공예작가의 작품 전시실

 

민통선 공동체 대표목사는 반미투쟁본부 상임대표,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 이사장,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상임대표도 맡고 있는 이적(李謫, 본명 이만적) 목사다. 평화시인으로도 알려져 있는 분이다.

 

정미숙 작가의 한지공예 작품. 花音이 들려오는 듯...

 

한쪽 건물 전체에는 이적 목사의 사모님인 정미숙 한지공예작가의 현실참여적 그림과 조각 작품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꽃다발로 만든 활로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소녀상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화음(花音)이 들려오는 듯했다.

 

좌=>이적 목사, 임종헌, 고재성 선생

 

민통선 공동체에는 비전향양심수 안학섭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고문도 함께 머물고 있다. 안 고문은 1953년 4월초 투옥돼 1995년 8.15 광복절 특사로 42년 4개월여 만에 출감할 때 "차라리 옥중에서 죽고 싶다."라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적 목사(좌), 임종헌(우)
임종헌, 고재성 선생(우)

 

이적 목사의 안내로 용강리 철책선도 찾았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서해로 흐르는 강변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는 철책선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었다. 철책선에서는 개성의 송학산이 아스라이 바라다보였다. 저 강만 건너면 바로 북한 땅인데.... . 

 

남한 철책선에서 임종헌, 고재성 선생(좌)

 

북녘땅을 저리 가까이 두고도 남과 북이 서로 오가지 못하는 지지리도 못난 민족,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나라다. 철책선을 바라보면서 남북한 간 상호불가침 협정 체결=>대사 교환=>민간인 자유왕래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민족사의 과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5. 2. 19.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