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칭(靑)나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백두산(白頭山)에 오기 위해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내 나라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통해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참 지지리도 못난 민족이다. 남북한 사이에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반민족(反民族)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차오양촨(朝阳川)에서 처음 만난 야생화(野生花)는 황금색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금혼초였다. 금혼초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自生)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만나기가 힘든 야생화다. 금혼초에 이어 애기우산나물, 도라지, 좁은잎사위질빵, 가는금불초, 딱지꽃, 가는장대, 고삼(苦蔘, 너삼), 짚신나물, 꼬리풀, 가는쑥부쟁이, 용머리, 참시호, 꽃층층이꽃, 큰뱀무, 까치수염, 박주가리, 메꽃, 솔체꽃, 둥근잎삽주, 원지(遠志), 무릇, 벼룩이울타리, 갈퀴나물도 만났다.
갈퀴나물을 만나고 났을 때였다. 어디선가 바람결에 날아온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향기가 날아오는 쪽 주변을 살피자 저만치서 분홍색의 작은 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백리향(百里香) 군락지가 눈에 들어왔다. 백리향은 잎과 줄기에서 나는 강한 향기(香)가 백리(百里)까지 퍼진다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백리향의 향기(香氣)는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한 번 맡으면 결코 잊을 수 없다. 백리향은 한강토 전역에서 자라기에 남한에서도 만날 수 있는 야생화다. 그럼에도 지금은 남의 나라 땅, 만주에서 만난 백리향은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 백리향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 > 꿀풀목(Lamiales) > 꿀풀과(Lamiaceae) > 백리향속(Thymus)의 관속식물(管束植物, vascular plant)로 분류되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낙엽 활엽 반관목(落葉闊葉半灌木)으로 분류되어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제식물명색인(IPNI), 왕립식물원 큐(Kew) 등재(登載) 백리향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티무스 퀸퀘코스타투스 첼라코프스키(Thymus quinquecostatus Čelak.)이다. 국표 등재 학명 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T. serpyllum L. var. przewalskii Kom., T. przewalskii (Kom.) Nakai, T. serpyllum L. var. ibukiensis Kudô, T. prczewalskii (Kom.) Nakai var. laxus Nakai, T. quinquecostatus Čelak. var. przewalskii (Kom.) Ronniger, T. quinquecostatus Čelak. var. japonicus H.Hara, T. quinquecostatus Čelak. var. laxus (Nakai) H.Hara, T. quinquecestatus Čelak. var. ibukiensis (Kudô) H.Hara, T. japonicus (H.Hara) Kitag., T. serpyllum L. subsp. quinquecostatus (Čelak.) Kitam. 등이 있다. 국생관의 원기재명(原記載名)은 T. quinquecostatus var. japonicus H. Hara이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티무스(Thymus)'는 고대 그리스어 '투몬(thúmon, 영어 thyme, 백리향)'에서 차용한 라틴어 명사 '티뭄(thymum, 영어 thyme, 백리향)'의 변화형으로서 횡단언어(橫斷言語, Translingual)이다. 식물학에서는 꿀풀과(Lamiaceae), 동물학에서는 좀벌과(Eulophidae) 내의 분류학적 속명으로 쓰인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퀸퀘코스타투스(quinquecostatus)'는 라틴어 접두사 '퀸퀘-(quinque-, 영어 five, 5)'가 라틴어 명사 '코스타(costa, 영어 rib, 늑골, 갈비, side, 옆, 편, wall, 담, 벽)'에서 유래한 라틴어 형용사 '코스타투스(costatus, 영어 ribbed, 늑골이 있는, 골이 있는, 골이 지게 짠)' 앞에 붙은 것이다. 백리향 잎에 있는 5개의 독특한 잎맥을 표현한 이름이다.
명명자(命名者) '첼라코프스키(Čelak.)'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의 진화론(進化論)을 지지한 체코 식물학자 라디슬라프 요세프 첼라코프스키(Ladislav Josef Čelakovský, 1834~1902)이다. 첼라코프스키는 식물학 연구에 진화적 접근 방식을 취했으며, 겉씨식물의 생식기관 형태와 생리학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는 1889년 'Oesterreichische Botanische Zeitschrift. Gemeinnütziges Organ für Botanik...'에서 백리향의 학명을 세계 최초로 출판했다.
국표 등재 학명 Thymus quinquecostatus Čelak.의 추천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은 백리향(百里香, 조선식물향명집, 정태현 등, 1937), 비추천명은 산백리향(山百里香, 우리나라식물명감, 박만규, 1949), 흰백리향 등이 있다. 백리향(百里香)은 향기(香)가 신발에 묻어 백리(百里)를 가도록 이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국표 등재 백리향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파이브-립 타임(Five-rib thyme,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국립수목원, 2022)이다. '잎의 주맥이 다섯(Five-rib)인 백리향(thyme)'이라는 뜻이다. 종명을 반영한 이름이다.
국표 등재 추천 일본명(日本名, Japanese common name)은 미네쟈코우소우(ミネジャコウソウ)이다. 국표와 강원도 농업기술원 외에는 네이버 일본어 사전이나 구글 검색에도 나오지 않는 이름이다. '미네(ミネ, 峰·峯·嶺)'는 '산봉우리, 산꼭대기, 정상, 칼등, 봉우리처럼 높이 솟은 부분', '쟈코우(ジャコウ, 麝香)'는 '사향(麝香)', '소우(ソウ, 草)'는 '풀'이다. 대략 '높은 산에 자라는 사향의 방향(芳香)을 가진 풀'이라는 뜻이다.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백리향의 일본명은 이부키쟈코우소우(イブキジャコウソウ, 伊吹麝香草, 広義)이다. '이부키(伊吹)에 많이 자라는 사향(麝香) 냄새 나는 풀(草)'이란 뜻이다. 일본 혼슈(本州) 긴키(近畿) 지방 북동부 내륙의 시가현(滋賀県)과 기후현(岐阜県)의 경계를 이루는 이부키산(伊吹山, 1,377m)에 많이 자라며, 식물 전체에서 사향(麝香) 같은 방향이 있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시가현 제일봉 이부키산은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다. 일본에서의 꽃말은 '독립(独立), 자유(自由)'이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FRPS, 1977) 등재 백리향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common name)은 띠쟈오(地椒, 广群芳谱引本草)이다. 띠쟈오(地椒)의 이름 유래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쟈오(椒)'가 '산초나무(花椒), 후추나무(胡椒), 고추(辣椒)' 등의 뜻이라는 점에서 향기와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백리향은 함경북도, 강원도, 경상남북도에 분포한다. 일본, 중국, 극동러시아에도 분포한다. 높은 산의 바위 위, 특히 석회암(石灰岩), 사문암(蛇紋岩), 안산암(安山岩) 지대에 난다. 석회암 지역을 선호하는 종이다. 전국적으로 30곳 이상의 자생지가 있으며, 개체수도 풍부한 편이다(국생정). 백리향은 한강토 전역에 자생하며, 러시아,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국생관).
이부키쟈코우소우(伊吹麝香草, 広義)의 원산지는 일본, 조선(朝鮮, 조선반도, 한반도, 한강토), 중국, 몽골, 러시아이다. 변종 고우가이쟈코우소우[コウガイジャコウソウ, Thymus quinquecostatus var. przewalskii (Kom.) Ronniger], 다케시마마쟈코우소우[タケシマジャコウソウ, Thymus quinquecostatus var. magnus (Nakai) Kitag.]의 원산지는 조선(朝鮮), 중국(甘粛省, 河北省, 黒龍江省, 河南省, 吉林省, 遼寧省, 内蒙古, 陝西省, 山西省), 러시아이다. 중국명은 짠마오삐엔쫑(展毛变种)이다. 변종 이부키쟈코우소우(伊吹麝香草 狭義, Thymus quinquecostatus var. quinquecostatus)의 원산지는 일본(北海道, 本州, 九州), 조선(朝鮮), 중국, 몽골, 러시아이다. 중국명은 띠쟈오(地椒), 영문명은 데저트 타임(desert thyme)이다. 별명(別名, synonym)은 햐쿠리코우(ヒャクリコウ, 百里香), 이와쟈코우소우(イワジャコウソウ, 岩麝香草) 등이 있다(FOM).
띠쟈오(地椒, 原变种, Thymus quinquecostatus Čelak. var. quinquecostatus)는 중국 샨똥(山东), 랴오닝(辽宁),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샨시(山西) 등의 해발 600~900m 지대 산비탈이나 바닷가 낮은 언덕에서 자란다. 조선(朝鲜), 일본에도 분포한다. 짠마오삐엔쫑[展毛变种, Thymus quinquecostatus var. przewalskii (Kom.) Ronniger]은 중국 헤이룽쟝(黑龙江), 지린(吉林), 랴오닝, 네이멍구(内蒙古), 허베이, 허난, 샨시(山西), 샨시(陕西), 간쑤(甘肃) 등의 해발 600~2000m(3500m) 지대 산비탈 자갈밭이나 초원, 강기슭 모래땅, 사주(砂洲), 돌틈, 돌산, 돌담에서 자란다. 조선(朝鲜), 러시아 극동 지방에도 분포한다. 야저우삐엔쫑[亚洲变种, Thymus quinquecostatus var. asiaticus (Kitag.) C. Y. Wu & Y. C. Huang]의 원산지는 네이멍구이다. 해발 약 600m의 건조한 언덕에서 자란다(FRPS).
백리향의 키는 높이 20~40cm 정도이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옆으로 퍼지며 전체에 향기가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달걀형의 타원형(卵状椭圆形)이고 피침형(披針形)이며 첨두(尖頭), 예형(銳形)으로 길이 5~12mm, 너비 3~8mm로 양면에 샘과 잔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거나 간혹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잎겨드랑이에 2~4개씩 달리지만 가지 끝부분에서 모여나기 때문에 짧은 수상(穗狀)으로 보인다. 꽃대는 길이 3mm로 털이 있다. 꽃받침은 길이 5mm로 10개의 늑맥(肋脈)이 5조각으로 갈라지며 위쪽 3개의 열편(裂片)은 삼각형이고, 아래쪽 2개의 열편은 선형(線形)이다. 꽃부리는 분홍색 또는 드물게 흰색이며 길이7~9mm, 너비 5mm로 겉에 잔털과 샘이 있다. 꽃은 6월 말~8월에 핀다.
열매는 분과(分果)이다. 분과는 둥글고 지름 1mm로 암갈색(暗褐色)이다. 종자(種子)는 9월에 성숙한다. 분과는 열과(裂果)의 하나인 골돌과(蓇葖果)이다. 한 씨방에서 만들어지지만 서로 분리된 2개 이상의 열매로 발달한다(국생정, 국생관 참조).
백리향은 관상용으로 이용하거나 지피식물(地被植物)로 식재(植栽)한다. 전초(全草)에서 향료(香料)를 뽑는다(국생정). 백리향은 관상용으로 심으며, 줄기와 잎은 약용한다. 원예식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국생관). 백리향의 줄기와 잎은 한방에서 발한제(發汗劑), 구풍제(驅風劑), 진해제(鎭咳劑)로 사용된다. 꽃은 향이 강해 향료의 원료가 되고, 차로 우려내어 마시기도 한다(다음백과).
백리향, 섬백리향의 전초를 지초(地椒)라 하며 약용한다. 온중산한(溫中散寒), 구풍(驅風),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다. 토역(吐逆), 복통(腹痛), 수양성 설사(水樣性泄瀉), 식소비창(?), 풍한천수(風寒喘嗽), 인종(咽腫), 치통(齒痛), 신통(身痛), 피부소양(皮膚瘙痒)을 치료한다(국생정). 식물의 효능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는 것이 기본이다. 국생정은 약용 식물의 효능을 인용할 때 출처를 꼭 좀 기재하기 바란다.
지초는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 1613)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本草學) 교과서에는 수재(收載)되지 않은 본초명(本草名)이다. 따라서, 한의사(韓醫師)들은 임상에서 지초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국표 등재 백리향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섬백리향[Thymus quinquecostatus Čelak. var. magnus (Nakai) Kitam.] 1종이 있다.
섬백리향(영 Ulleungdo thyme, 일 국표 イハジャコウソウ, FOM タケシマジャコウソウ, 중 展毛变种)은 울릉도에서 자라는 키가 10~30cm로 매우 작은 낙엽 활엽 떨기나무이며 한강토 특산식물이다. 식물체 전체에서 향기가 난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땅 위를 긴다. 기다가 끝이 비스듬히 선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15mm로서 타원형 또는 마름모꼴이다. 꽃은 연한 분홍색으로 6월에 피며 잎겨드랑이에 달리지만, 주로 가지 끝에 모여나 짧은 이삭 모양으로 보인다. 꽃받침은 끝이 5개로 갈라지는데, 위쪽 열편 세 개는 삼각형이고 아래쪽 2개는 선형이며 털이 있다. 수술은 4개이다. 꽃은 봄에 피고 가을에 열매가 익는다. 백리향에 비해 더 큰 꽃과 잎이 특징이다(국생관).
국표 등재 백리향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레몬타임[Thymus × citriodorus (Pers.) Schreb.], 매스틱타임(Thymus mastichina L.), 몽골백리향[Thymus mongolicus (Ronniger) Ronniger], 서양백리향(Thymus serpyllum L.), 잉글리시크리핑타임[Thymus praecox var. arcticus (Durand) Karlsson], 캐러웨이타임(Thymus herba-barona Loisel.), 타임(Thymus vulgaris L.), 털백리향(Thymus pseudolanuginosus Ronniger), 프래콕스백리향(Thymus praecox Opiz), 플레기백리향(Thymus pulegioides L.), 황금레몬타임(Thymus × citriodorus 'Aureus') 등이 있다.
2025. 4. 2.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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