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조형예술의 모든 것

김향숙의 그림일기 1

林 山 2005. 6. 23. 10:06

 

지난 겨울 이야기
 
2002년 12월이였지..

 

나도 여행갈거야..출가한적 있었어.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거던.. 강릉으로 갔네 혼자가는 여행길을 승락해주지 않을 것 같아 남편 친구집으로 정했거든 보고 싶은 바다도 볼수 잇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저질를수 잇으니 얼마나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야 스케치북도 챙기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내내 설래는 기분에 주변을 둘러 보았지 잠시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어 펜으로 연필로 그려 나갓어.. 앞사람 뒷통수도 그리고 잠시 정차해잇는 버스도 그리고.. 도대체..그 짧은 시간이 왜 그리 길던지..

 

 

드디어.. 강릉! 도착한 난 남편친구 와이프와 속초로 떠나기로 햇어 속초.. 무조건 잡아탄 택시 아자씨에게 바다 있는데로 가주세요.했네? 껄껄 웃으시던 맘 좋은 아자씨.. 여긴 사방이 바다입니다..첨 오신것 같으니.. 아바이 마을에 함 가보시지요. 가을 동화로 유명한 그 아바이? 신바람 나더만 연신 카메라로 뱃사람의 삶의 흔적을 찍어대고 구석구석 내 눈에 다 담아 가기 바빴지 낡은 오렌지 빛 지붕도 좋앗고 아기자기한 울타리 쳐진 작은 집도 좋았지 포구에 일렁이는 바다물만 봐도 내 가슴은 한없이 울렁이고 떨리데.. 그냥 뛰어 들까? 내 눈속은 큰 회색 물결만 가득 햇거든.. 가볍게 술한잔 하고 다시 대포항으로 출발햇네.. 호~~그 유명한 대포항.. 크..술맛 나고 사람 많고 삐끼들..어서오라 소리소리 치고 ..포구는 포구네.. 잘생긴 아자씨 인물에 넘어가 어느 귀퉁이에 자리 잡앗지.. 해는 기웃..바다뒤로 숨어 가고 붉은 기운은 구름도 바다도 술병도 내 살도 물들여 버렸어 거뭇해진 바다를 보니..손이 근질 거려.. 쓱쓱 그리고 나니..영~ 양에 안차네.. 밤새 마신 술때문였나.. 강릉으로 다시 가는 길은 늦은 시간이엿어 회색 구름 몰려오고 어느새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다에 도착했을땐 싸락눈이 내렷어 바다에 눈이 내려..비도 내려.. 버려진 배에 걸터 앉아 소리없이 내리는 눈비소리는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화음을 이루데.. 평온해져와.. 마치 소리 하나하나가 불꽃처럼 내 안에서 켜지는 듯 햇어 깨어잇으며 귀를 귀울리고 마음의 눈을 뜨고 그 안에 내면을 그려 나가는 그런 순간이야 조각난 배는 파도가 되고 눈이 되고 비가 되고 그리고 내가 되었어.... 내가 일상에서 탈출해 바다가 된 겨울 이야기야....

 

    새순언니와의 여행길- 지하철 풍경 
    서둘러 간다는게...버스는 안오고
    조급한 마음...에구..잠실역에서 신도림까지....
    그리고 갈아 타야지..언니가 기다리는 송내역으로~
    전철안에서 자는 얼굴들을 그린다
    한번 두번 세번 반복해서 그리다 보니 시간이 후딱~
    잠시 쉴까나...하다 꾸벅 잠들어 버렸네
    에구~갈아 타야할곳을 놓치고 다시 되돌아가고
    정신 하나도 없군~
    겨우 도착하니
    역시나 화장기 없는 정말 순수한 새순언니가 나를 반귄다
    늦은 출현에도 개의치 않고...역시..등치만큼 마음도 넓어..후훗~
    서로의 근황을 얘기하면서
    포리로 향했어
    다 쓰러져 가는 소금창고가
    한눈에 슬프게 다가 오던걸
    언니의 이런 저런 설명에
    심심한줄도 모르고
    
    연꽃마을 찾아 세느강변을 지나니
    하얗게 논둑을 거닐던 백로들이 보이네
    참말로 이쁘군..
    맛난 점심에 이슬은 환상...
    정말 취한 눈으로 이년(연)저년을 바라보니
    더할나위 없는 팔자구먼
    유화와 수채화를 순식간에 그려놓는 
    언니솜씨에..
    에구...난 언제나 저리 될까...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다시 펜을 들고 갖은 포즈의 형상들을 
    그린다..
    한 외국인(남자)이 타더군
    귀에는 이어폰 
    음악에 푹 빠져 잇는 모습을 세장 그리다
    좀 잘된 그림을 주고 내렷지
    아마 황당했을거야...
    어쩜 그사람에겐 나만큼 추억이 될지도 모르지...
    
    새순언니와의 여행길- 지하철 풍경 
    새순언니요~
    이젠 무상이..
    꼬리 잡고 졸졸 따라 다닐거야~
    다음..포리와 소래는
    꼬옥..여유롭게 갈참입니다
    오늘 정말 감사드려요~
    언제나 반갑게 맞아 주시고
    이곳저곳 
    보여주시고 싶어 하는 정성..
    감복했어요~
    고마워요~언니..
    다음번엔 제가 점심을 꼬옥~살수잇게 해주세요~네~~~
    오늘 여행길은 끝~~~~
     

     

    길에는 갈림이 하도 많아 
     
    偶書自省 
    망양지위 노다지(亡羊只爲路多址) 
    상도종래 어유기(喪道從來語有技) 
    정의입신 방령회(精義入神方領會) 
    유유쟁득 석군의(悠悠爭得析群疑) 
    길에는 갈림이 하도 많아 양을 잃고 
    말에 가지가 무성하여 도를 잃는다 
    깊은 경지에 들어가야 비로소 깨닫나니 
    아득해라 어찌해야 온갖 그릇된 견해를 개뜨리리  
    -대각의천- 
     

    포리수련

    두물머리 백련

     
    한심스럽다
    요즘 내가 하는 행위는 그저 한심..
    나름대로 도통 한 냥 지껄이지만
    얼마나 어리석나..
    그림그리는 자세 또한 웃기는 짬뽕..
    그저 이..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길 바랄뿐이다
    나의 그림들은 그 웃기는 나를 그대로 대변하는군..
    좀 더 깨질까 예서 말까...
    그 또한 웃기는 짓거리..
    아...사랑 타령이나 들어 보세나...
    
    두물머리 연(사진)
    

     

    일주일에 한번은 누드크로키를 한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이에겐 너무 부러운 시간이지

    정말 다..벗어요? 괜한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가득한 눈빛을 반짝거려.. 네..다 벗어요 모델이 자주 바뀌는 통에 난 여럿 모델의 벗은 몸을 보게되거든 어떤 이는 키도 작고 못 생긴 외모에 훌렁 벗고 나면 처음엔 에이..실망이야.. 하나 찬찬히 보면 얼마나 매력적인지 오래두고 보고 싶어지거든 글도 그림도..그리고 사람도 그런게 아닐까 찬찬히...두고.. 오래 볼수록 좋은... 난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 그런 사람도 되고 싶고... 모델이 벗은 몸으로 자유로이 포즈를 취할때면 나도 따라 너울 거리며 한겹씩 벗어 아니 그러고 싶은 거야 나도 벗고 싶을 때가 있거든..

     

    낙서

     
    술먹은 다음날 
     
    난 말야...
    술을 좋아해
    내몸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말야
    내겐 술을 마시면 버릇이 잇어
    그렇지 않아도 솔직한 내가
    더욱 솔직해지거던
    어찌 보면
    지나치게 정이 많아 그런지도
    왜 그리 다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그날은 복터지는 날이야
    꼭 껴안아 주고 싶고
    손등에 뽀뽀도 하고 싶거든
    싸랑해~~하고 괜한 고백도 하게 돼...
    그러다 보면....여러소리 안해도 기분 좋은 술자리가 되지
    근데..말야...
    그건 깊이 들여다보면
    공허야...
    공....
    그렇든 말든...
    기분 좋은 술자리면 좋지 뭐..
    에후...
    간밤의 술이 물먹은 솜처럼 
    오늘 하루종일 지치게 하네..
    전날 내게서 싸랑한단 소리 들었던 분은 
    나처럼 지치진 않았을까..
    궁금한것도 많네..
    심심하니...
    노래가 좋다...
     


    벗어날수 없는 우울.. 
     
    시간퇴행(時間退行) / 李外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젊음은 아름답지 않았어
    가난이 질척거리는 길바닥 맨발의 슬픔으로
    그대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
    때로는 미농지처럼 바스락거리는 목숨으로
    마른 꽃잎 한 장도 끼워 두었지
    언제나 그대는 주소불명
    편지는 반송되고
    밤마다 허기진 불빛으로 돌아오는 
    남춘천 마지막 열차
    나는 늑골을 적시는 겨울비에 진저리를 치면서
    사랑을 예찬하는 모든 시인에게 침을 뱉았어
    통금이 임박해 오는 목로주점
    밤마다 흐린 백열전구 불빛에 흔들리며
    차라리 자살한 
    어느 저음가수의 통속한 생애를 예찬했지
    어디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았어
    인생은 지느러미를 잘리운 채로 
    어두운 바다 절망의 동굴 속을 헤엄치는 꿈
    내 시간의 폴더에는
    불러오기 파일이 손상되고
    어느새 무서리 내리는 지천명
    잠결에 듣는 바람소리에도 온 생애가 펄럭거리네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젊은날을 회상하면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돌출하는 메시지
    '당신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낙서를 두고 보니 
     
    추운 겨울에 오그라지는 손을 호호 불며 그렸건만
    찌는 더위에 들여다 보니
    낙서가 싫다.
    그러는 내가 싫다
    어디로 가야 하나
     
    
    
    유화작업중
     
    수채화만 하다보니..
    참말 답답하더라구.
    수정이 어려운 수채화가 내겐 스트레스로 다가와
    주변분들은 수채화를 그리 어렵게 풀어 갈 거면
    유화하지 그러냐...
    하여
    그래...
    유화해보는 거야
    이런 저런 돈 드는 일(그림)을 안하겟다던 내가
    욕심을 부려 봤어
    맨 첨..그렸던 그림..
    다시 엎어 그리고
    또 다시...다른 그림으로 뒤엎고...
    지금 올린 설경도
    이미 지워졌어
    유화가
    좋은건...
    한 캔버스에 열번도 넘게 그릴수 있다는 거야
    좋앗어~계속 용기를 가지고 그려보는거야
    지금은 달팽이 처럼 느리지만
    그래도 끈적하게 흔적은 남을 거구
    그 흔적이 지워진들~어쩌리!
    지우고 사는 재미도 좋아~
     


    유화작업중2
     
    아직 미완의 그림이지
    유화를 하는 내내 맥빠지는 기분이야
    처음 그림을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몇년전
    수채화를 시작했을땐 
    뭣도 모르고 내가 그린 그림이 신기하기만 했는걸
    지금은 좀 아는가?
    흠이 이리 잘 보이니..
    다시 손 볼게 너무 많아
    완성하면 
    폼나게 어딘가에 걸리겟지만
    난 알아
    내 그림은 흠투성이란걸~
     

    코스모스와 나

     

    탄천을 달린다 달리지 않고는 못견딜만큼 코스모스의 유혹은 강렬하다 그래서 난 아프다 코스모스 몸살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 김향숙(金香淑)-1967년 생


    2002년 연합전(시립미술관)


    2003년 한여름밤의 꿈전(우림갤러리)


    2004년 위상전 (예술의 전당)


    2004년 한여름밤의 꿈전(광화문 갤러리)


    2004년 송미회원전 (롯데화랑)


    2005년 '취'그룹자선전시회 (인천보육원)


    강남미술대전 2회입선


    그외 다수 전시


    현재//송미회.'취'회원  

     

     



    히말라야 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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