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11월 9일에 만난 꽃

林 山 2006. 1. 4. 17:14

11월도 어느덧 중순이 다 되어 갑니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네요. 아파트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들도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네요. 꽃들이 지기 전에 그 모습을 붙들어 놓으려고 오늘도 디지털 카메라를 챙깁니다.

 


*비비추꽃

 

비비추는 꽃봉오리만 맺힌 채 그대로 시들고 있네요. 활짝 피지도 못하고..... 비비추꽃은 아무래도 세월을 잘못 만난나 봅니다. 깊은 가을밤의 찬기운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던 것일까요?



*금잔화

 

금잔화도 예전같지가 않네요. 꽃 두 송이가 간신히 피어났습니다. 피었다기 보다는 피다가 말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군요. 두 개의 꽃봉오리는 열릴 기미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분꽃

 

분꽃도 꽃봉오리를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꽃씨도 아직 파랗고요. 씨가 여물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군요.



*분꽃

 

이 분꽃도 마찬가지입니다. 분꽃은 이제 마지막인 듯 하네요. 세월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나서 자라고 스러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겠지요. 生者必滅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주 삼라만상의 법칙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랍니다.



*흰가지

 

자주색 가지꽃이 지더니 하얗고 동그란 가지가 열렸습니다. 원래는 가지열매 전체가 하얀색인데..... 피부가 좀 안좋은 편이네요.



*옥잠화

 

옥잠화도 거의 막바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옥잠화의 향기가 참 그윽하네요. 마지막 피는 것을 안타까와 하기라도 하듯이 진한 향기를 피우고 있습니다.



*옥잠화

 

조금 멀리 떨어져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한 송이만 제대로 피어있고요. 나머지 꽃들은 피자마자 시들고 있는 중입니다. 지면서도 고결한 품위는 잃지않는 것 같군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스러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백일홍

 

백일홍은 이제 다 지고 이 꽃 한 송이만 남았네요. 피어나지도 못하고 며칠째 저러고 있습니다. 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 백일홍..... 그러나 백일홍도 세월은 이길 수 없나 봅니다.

 


*산국

 

산국은 아직 한창 피어나고 있습니다. 향기가 아주 진하게 풍겨 오네요. 향이 너무 강해서 코를 오래 대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산국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산국입니다. 작고 노란색의 꽃이 귀엽군요. 키도 아주 작아서 땅에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산국과 감국은 꽃의 모양과 크기로 구별을 하는데요. 잎모양을 보고도 구별할 수가 있지요.

 

모든 지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언젠가는 소멸할 존재이기에 그렇겠지요. 유한한 존재이기에 살아있는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대해서 생명을 영위하는 것이 아닐까요? 최선을 다해서 생명살이를 하는 모습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지요. 오늘은 꽃들을 보면서 잠깐이나마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아, 아름다운 晩秋입니다.

 

2005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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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canchinan - Yaic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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