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11월 12일에 만난 꽃

林 山 2006. 1. 5. 19:12

11월도 이제 중순경으로 접어들었네요. 오늘은 또 어떤 꽃이 지고 어떤 꽃이 남아 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들은 자연의 리듬에 따라 나고 집니다. 생명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싶은 것은 나 또한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이지요.

 

아파트 현관을 나서서 화단을 살펴보니 비비추나 메밀꽃, 나팔꽃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네요. 주름잎꽃, 분꽃, 옥잠화도 안 보이고요. 늦가을도 막바지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털별꽃아재비꽃

 

털별꽃아재비는 제철을 만나기라도 한 듯이 꽃을 피웠네요. 야생화는 이렇듯 생명력이 강하고 끈질긴 적응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잎 가장자리에 솜털이 많이 나있는 모습이 아주 잘 보이는군요.



*털별꽃아재비꽃

 

이 털별꽃아재비는 꽃잎 한 장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하얀 꽃잎이 아가의 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귀여운 꽃이랍니다.



*다닥냉이꽃

 

다닥냉이꽃이 피었네요. 다닥냉이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겨자과의 두해살이풀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한국(전남·경북·경기·평남·평북·함남)·중앙아시아·히말라야·시베리아·몽골·중국 등지의 들과 인가 주변의 빈터에서 많이 자라고 있는 식물이고요. 줄기는 곧게 서고 털이 없으며 위쪽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지고 높이가 60cm 정도 자랍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뭉쳐나고 방석 모양으로 퍼지며 잎자루가 길고 길이 3∼5cm의 깃꼴겹잎이고요. 줄기에서 나온 잎은 어긋나고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 또는 줄 모양이며 길이가 1.5∼5cm, 폭이 2∼10mm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없지만 밑 부분이 밑으로 흘러 잎자루처럼 됩니다.

꽃은 5∼7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많은 수가 달리지요. 꽃의 크기는 작고, 꽃받침조각은 4개이며, 꽃잎은 4개이지만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은 6개인데 그 중 4개가 길고, 암술은 1개고요. 열매는 각과이고 끝이 오목하게 파진 원반 모양이며 지름이 3mm입니다. 종자는 갈색의 작은 원반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흰색의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 날개가 있는데요. 어린순은 식용합니다. 한방에서 말린 종자를 정력자라는 약재로 쓰는데, 기침과 천식·폐결핵·삼출성흉막염·몸이 붓고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증세·심장 쇠약 등에 사용하지요. 

 


*개망초꽃

 

냉이꽃이 피어난 곳 바로 옆에는 하얀 개망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철이 좀 늦기는 했습니다만..... 개망초는 초롱꽃목 국화과의 쌍떡잎식물로 중심의 관상화는 노랗고 꽃잎은 흰색 또는 엷은 자색이지요. 두해살이풀로서 전체에 거친 털이 성기게 납니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높이는 약 30∼70㎝ 정도로 자라는데요. 잎은 어긋나며 바늘 모양 내지 긴타원형이고 거친 톱니가 있고요.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달갈꼴이며 거친 톱니가 있습니다.
 
두화(頭花)는 지름이 약 2㎝이고 방상꽃차례이고 총포는 반구형(半球形)이며 설상화는 줄 모양으로 대략 총포 두 배 길이고요. 꽃은 6∼9월에 피지요. 밭이나 들 또는 길가 아무 곳이나 잘 자랍니다. 버들개망초는 군락을 이루기도 하지요.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며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헤이룽강, 우수리강, 몽골 등지의 산과 들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개망초꽃
 
개망초는 왜풀, 넓은잎잔꽃풀, 개망풀, 일년봉, 야호, 비봉 등 다른 이름도 있는데요. 어린 잎은 살짝 데쳐서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먹기도 하고요. 무성할 때 베어서 퇴비로도 씁니다. 한방에서는 감기나 학질, 림프선염, 전염성간염, 위염, 장염, 설사 등의 증상에 처방하는 한약재이기도 하지요. 
 
꽃의 모양을 보면 마치 계란 프라이를 한 것처럼 귀엽고 예쁜데요. 그러나 개망초는 번식력이 놀랄만큼 왕성해서 묵정밭을 순식간에 점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번 밭에 퍼지기 시작하면 농사를 다 망친다고 해서 개망초(皆亡草)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묵정밭에 꽉 들어찬 개망초가 일시에 꽃망울을 터뜨리면 그야말로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웬수같기도 하겠지요.


*봉숭아꽃
 
꽃을 피우려고 애를 쓰는 봉숭아의 의지가 놀랍기만 합니다. 벌써 언제부터 저런 모습으로 있었는지 모릅니다. 먼저 피어난 꽃들에서는 이미 씨앗이 여물었는데..... 지금 이 봉숭아꽃은 열매를 맺기는 아무래도 틀린 것 같네요. 내년을 기약해야겠습니다.


*구절초꽃
 
구절초도 꽃이 피다가 말았네요. 피어나자마자 시들 운명입니다. 사람도 때를 잘못 만나면 뜻을 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사람이나 꽃이나 天時를 잘 타고나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조차 운명인지도 모르지요.


*구절초꽃
 
이 구절초꽃은 지금 지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씨앗을 맺기는 틀린 것 같네요. 사람으로 치면 불임여성이라고나 할까요. 아기를 갖고 싶은 여성이 임신을 할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플까요?


*금잔화
 
금잔화는 이제 이 꽃이 마지막입니다. 금잔화를 다시 보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겠지요. 여름과 가을 내내 피었던 꽃인데..... 막상 마지막으로 피어난 꽃을 대하려니 섭섭한 마음이 드는군요.


*산국
 
산국도 이제 다 졌습니다. 아파트 앞 화단에 무리지어 만발하여 날마다 진하디 진한 국화향을 전해주곤 했었는데..... 산국과의 아쉬운 이별을 해야할 때인 것 같네요.


*황국화
 
노란색의 황국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전에 보던 그 황국의 모습이 아닙니다. 서리를 맞아서 그런지 영 풀이 죽어버렸네요. 그래도 아직은 노오란 꽃색이 선명하군요.


*황국화
 
이 황국은 꽃잎이 다 떨어지고 몇 장 안 남았네요. 샛노랗던 꽃잎의 색도 빛이 바랬고요. 가을을 가장 가을답게 해주었던 꽃이었는데..... 겨울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겠지요.


*황국화
 
이 황국은 서리를 된통 맞았네요. 아주 폭삭 늙어버린 모습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노인에 해당되겠지요. 나도 늙으면 아마 저런 모습이 될 겁니다.


*황국화
 
이 황국은 그래도 곱게 시들고 있네요. 서리를 맞아서 그런지 꽃빛깔이 연한 보라색으로 변해 갑니다. 아마도 빛이 바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장미꽃
 
그토록 화려하고 아름답던 장미도 장렬하게 지고 있는 중입니다. 꽃잎도 거의 다 떨어지고.....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게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지요.


*장미꽃잎
 
땅위에 떨어진 장미꽃잎입니다. 아직은 붉은 빛깔을 잃지 않고 있네요. 장미꽃이 활짝 피었을 때의 그 아름다움에 미련이 남아서일까요?


*장미열매
 
장미꽃이 떨어지고 나자 요렇게 생긴 열매가 맺혔네요. 장미열매는 장미과라고도 부르는데요. 장과(漿果) 같은 다육질의 열매는 먹을 수 있습니다. 장미과는 실제로 꽃받침통이 익은 것이지요. 그런데 장미과를 먹을 생각은 통 해보지 않았네요.


*홍국화
 
홍국화는 아직도 한창입니다. 이 꽃은 지금 막 활짝 피어나고 있네요. 꽃잎이 한 잎 두 잎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금방이라도 꽃잎을 터뜨릴 것만 같네요.


*홍국화
 
이 홍국은 활짝 피어났네요. 향긋한 국화향이 코끝을 스칩니다. 노오란 꽃밥이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그나마 홍국이 늦가을까지 피어 있어서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철이 철인지라 이젠 안 보이는 꽃들이 많아졌네요. 지난 봄부터 지금까지 야생화들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지냈는데..... 앞으로 얼마동안이나 꽃들이 더 피어날지..... 마냥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어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200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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