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10월의 마지막 날에 만난 꽃

林 山 2005. 12. 30. 19:03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오늘은 아파트 화단에 또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 문득 생각이 나서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생활에 쫓기다시피 살다가 보니 철따라 피고지는 꽃들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분꽃

 

분꽃은 이제 끝물인 것 같네요. 꽃들이 간신히 피어있는 듯이 보입니다. 분꽃의 씨들이 아직은 파랗습니다만..... 여름부터 작은 나팔꽃 모양의 꽃이 피는데요. 노란색, 빨간색, 노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색 등 다양한 색깔로 피어나지요.

 

분꽃은 멕시코 원산으로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어온 귀화식물입니다. 시계가 없던 시절 박꽃과 더불어 저녁밥을 지을 시간인 오후 5시 경에 어김없이 꽃을 피워 시간을 알려주는 꽃이기도 했다는데..... 시골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고향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초가 지붕에 올린 박덩굴에 하얀 박꽃이 피고 장독대 앞에는 봉선화와 분꽃이 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분꽃의 씨는 9월부터 익기 시작하는데 검정색 콩 모양으로 표면에 주름이 져있지요. �날에는 아름다와지고 싶은 여성들이 분꽃의 씨를 곱게 빻아서 얼굴에 바르기도 했지요. 씨앗의 속에는 미백색의 하얀 분이 들어있는데요. 그 분가루로 여인네들이 얼굴 단장을 했던 것이랍니다. 분꽃이나 연지화라는 이름도 바로 여기서 생겨났지요.



*금잔화

 

금잔화는 여전히 피고지고 있네요. 국화과에 속하는 한두해살이풀로 키가 50cm 정도 자랍니다. 이 꽃의 이파리를 뜯어서 코에 대보면 좋지않은 냄새가 납니다. 좀 불쾌한 냄새라고나 할까요. 꽃은 계란 노른자 또는 오렌지 빛의 노란색이 나는 수많은 혀 모양으로 생긴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6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10월까지 피는 꽃이지요. 굉장히 오랫동안 피는 꽃입니다. 

 

금잔화는 로마시대 이전부터 차로 복용해서 열을 내리게 하거나, 즙을 내어 발라서 사마귀를 없애는 데 이용되어 왔지요. 16, 17세기에는 금잔화로 만든 차로 안질환이나 두통, 황달, 치통 등을 치료하였다고 합니다. 또 오렌지빛의 꽃은 화장품이나 수프같은 식품의 색소로도 사용했고요. 금잔화는 허브식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금잔화는 페스트를 포함해서 나쁜 병을 예방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중세시대에는 금잔화를 소화불량이나 간장병, 벌레나 뱀에 물린 데 이용했다고 하네요.

 

금잔화를 허브로 이용하려면 6~8월에 꽃뚜껑을 제외한 꽃만을 따야 합니다. 주요 성분은 정유, 플라빈, 타닌산, 카로티노이드(Carotinoide) 등이고요. 상처의 치료를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국부적으로 사용해서 새살이 돋는 것을 돕는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입안이나 목에 상처가 있을 경우 금잔화차로 양치질을 하면 좋고요. 피부에 상처가 난 경우에도 습포 찜질을 하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허브 이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차숟가락(2~3g)으로 한두 숟가락의 금잔화 꽃을 150ml 쯤 되는 끓인 물에 넣고 10분 정도 우려낸 뒤 여러 차례 양치질을 하거나 습포찜질을 하면 됩니다. 습포찜질을 하는 경우 습포를 여러 번 바꿔주면 좋다고 하네요.

 

멕시코를 점령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원주민인 아즈텍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하였습니다. 그 후 금잔화 위에 있는 여러 개의 작고 붉은 점이 죽은이들의 피를 상징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스 신화에도 금잔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요. 칼타라는 소녀가 있었는데요. 그녀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폴론이 내뿜는 뜨거운 햇빛의 열기에 그만 녹아버리고 말지요. 그녀가 녹아버린 자리에 태양을 닮은 꽃이 피어납니다. 그 꽃이 바로 금잔화였답니다. 금잔화는 해가 뜨면 꽃이 피고 해가 지면 따라서 꽃이 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금잔화는 태양의 이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요. 어떤 문화권에서는 금잔화가 인내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금잔화가 항상 해를 바라보고 있고, 해가 뜨고 짐에 따라서 꽃을 열고 닫는데서 생긴 것일 겁니다. 금잔화가 오전 7시에 꽃을 닫으면 그날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예전에는 금잔화를 보고 비가 내릴 지 알아내곤 하였다고 합니다.

 

금잔화는 기독교와도 많은 관련이 있지요. 금잔화의 영어 이름은 Marigold인데요. 매리골드는 동정녀 마리아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중세시대 교회의 축제가 열리면 금잔화를 동정녀 마리아에게 봉헌했다고 합니다. Marigold의 어원이 금잔화가 성모의 광배(光背)와 닮았다는 믿음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요. 또 다른 설에 의하면 동정녀 마리아가 머리에 금잔화를 꽂고 다녔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고도 합니다. 기독교에서 5월의 축제가 열리면 대문 앞에 금잔화 꽃잎을 뿌리거나, 화환으로 엮어서 목에 걸고 다니기도 하였지요. 금잔화의 라틴어 이름인 Calendula는 Calende에서 파생한 것으로 매월 첫째 날을 의미합니다. 이는 금잔화의 원산지인 따뜻한 이집트와 지중해 연안지역에서는 1년 내내 매월 첫째 날 꽃이 핀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는데요. 글쎄요.

 


*가지꽃

 

자주색의 가지꽃도 아직 한창이네요. 가지꽃도 매우 오랜 기간동안 피는 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지열매가 달린 모습을 보니까 좀 특이하네요. 하얀색의 가지가 꼭 오리알처럼 생겼습니다. 관상용으로 개발한 가지같군요. '가지나무에 목맨다'는 속담이 있지요. 워낙 딱하고 서러워서 목맬 나무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죽으려고만 한다는 말입니다. 얼마나 죽고 싶으면 가지나무에다가 목을 매려고 하겠습니까?

 

가지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세계각지에서 재배해 온 중요한 채소 가운데 하나로 품종이 매우 많은데요. 가지는 훌륭한 채소일 뿐 아니라 용도가 아주 많은 한약재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가지는 영양학적으로는 보잘것 없어 과채류 중에서 영양가가 가장 낮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동서양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요리가 된 데에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가지 고유의 고운 빛깔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식품의 가치란 꼭 영양가만 가지고 따질 수는 없습니다. 가지에는 영양이 비록 적게 들어있지만 기름 흡수력이 뛰어나 튀김요리에 알맞은 채소지요. 식욕이 없을 때 가지튀김은 아주 훌륭한 간식거리가 됩니다.

 

가지의 성질은 차서 지혈과 소종(消腫) 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독과 지통의 효능이 있고요. 고혈압을 완화하며 동맥경화 등 각종 악증을 방지해 주기도 합니다. 또 모세혈관 파열로 인한 출혈도 방지해 준다고 하네요. 따라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증세가 있는 사람은 가지를 삶은 물을 자주 마시거나 가지로 만든 요리를 해 먹으면 좋습니다. 그러나 가지를 날 것으로 먹으면 혓바늘이 생기기도 하지요. 옛부터 해수 천식환자가 가지를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며,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이 먹으면 목을 거칠게 해서 목소리가 더 안 나온다고 합니다.



*봉숭아꽃

 

봉숭아꽃이 피다가 말았군요. 이제 봉숭아꽃은 더 이상 볼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올해는 이 녀석이 마지막 남은 꽃입니다. 피어나지도 못한 채 지려는 꽃을 보니 서글퍼 보이네요. 세월의 흐름은 그 누구도 어찌할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봉숭아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풀로 봉선화, 금봉화, 봉사, 지갑화 등 여러 가지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봉선화란 이름은 꽃의 생김새가 날개를 펴고 펄쩍이는 봉황새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네요. 일제시대 한민족의 애환이 담긴 노래가사에도 봉숭아가 나옵니다.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로 시작되지요.

 

아주 오래 전부터 봉숭아꽃잎으로 여성들의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이 전해져 오고 있지요. 부녀자들이 봉숭아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서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게 하는 것인데요. 봉숭아 물들이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풍속 중의 하나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는 것은 곱게 꾸미려는 목적도 있지만, 붉은색이 잡귀를 쫓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적을 쓸 때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지요. 붉은색 봉숭아는 예로부터 악귀나 질병을 몰아내는 식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조상들은 악귀나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봉숭아 물들이기를 장려했고요. 더 나아가 봉숭아 물을 들인 뒤 첫눈이 올 때까지 지워지지 않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을 퍼뜨립니다. 오랫동안 손톱의 봉숭아 물이 지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처럼 봉숭아는 예로부터 악귀나 뱀을 쫓아 낸다고 알려진 식물입니다. 한국인들은 집의 울타리나 장독대, 밭둑에 봉숭아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는 것을 막아준다고 믿었지요. 실제로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봉숭아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르지요.

 

봉선화는 놀라운 효능을 지닌 귀한 약초이기도 하지요. 봉숭아는 단단한 것을 물렁물렁하게 합니다. 봉숭아 중에서도 흰 꽃이 피는 봉숭아는 요통, 불임증, 생리불순, 대하, 적취, 어혈, 신경통, 신장결석, 요도결석, 물고기 중독, 변비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지요. 또한 비만증, 과음과식으로 생긴 병, 두통, 공해독으로 인한 병, 식체, 종기, 소화기 암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글쎄요. 나는 이런 증세에 봉숭아를 써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봉숭아 씨앗을 급성자(急性子)라고 하는데, 약성이 급하여 즉시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봉숭아 잎, 줄기, 뿌리, 꽃 등도 모두 씨앗과 같은 효과가 있다네요. 봉숭아는 붉은색과 노란색, 자주색 꽃 등 여려 가지가 있으나 반드시 흰 꽃이 피는 봉숭아만이 여러 가지 난치병에 신비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런데 흰 봉숭아는 거의 멸종되어 찾아보기 어렵지요.

 

어떤 책에 보면 봉숭아가 피를 좋게하고 적체를 풀며 간을 깨끗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후복통과 폐경, 소아비적, 간염, 咽喉에 고기뼈가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것 등을 치료한다네요. 봉숭아 전초는 거풍, 활혈, , 소종, 지통의 효능이 있어, 류머티스성관절염, 타박통, 나력옹종, 정창을 치료하고요. 꽃은 소변불리, 허리와 다리의 통증, 산후의 어혈과 폐경으로 인한 복통,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네요.

 

급성자는 딱딱한 것을 연하게 하는 작용이 강하다고 합니다. 민간요법에서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급성자를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마시면 가시가 녹아 없어진다네요. 생선이나 고기를 삶을 때 흰 봉숭아 씨를 몇 개 넣고 삶으면 뼈가 물렁물렁해진다고 하고요. 난산으로 고생할 때에도 씨앗 몇 개를 달여 마시면 골반뼈가 연해져서 쉽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답니다. 봉숭아를 투골초라고도 하는데, 이는 약효가 뼈 속까지 침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시가 살갗에 박혔을 때에는 씨앗을 가루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하고요. 씨앗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그 술을 먹거나 바르면 효과가 더 좋다고 합니다.

 

급성자나 봉숭아 줄기를 달인 물을 마실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빨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급성자 가루나 줄기 달인 물이 이에 닿으면 이가 물렁해져서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빨대를 이용하여 목 안으로 바로 삼키는 게 좋겠습니다. 식도암이나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 암에는 급성자 30~60g을 물 한 대접에 넣고 달여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마시면 좋다고 하는데요. 암치료는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야 합니다. 한약을 먹고 간독성을 보이는 것은 대개 무면허 돌팔이 의사의 처방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민간요법에서 배 속에 단단한 덩어리가 있거나 냉증으로 인한 불임증에는 봉숭아 줄기와 뿌리 말린 것 40g 정도를 달여서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하루 세 번 복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대개 10~15일이면 덩어리나 냉증이 풀린다고 하는데요. 글쎄요. 이런 증상이라면 얼마든지 더 좋은 처방들이 있는데..... 심한 요통이나 신경통, 어혈에도 급성자나 봉숭아 잎, 줄기를 30~40g을 달여서 하루 세 번, 한 달쯤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심한 요통이 있는 불임여성은 봉숭아 줄기와 잎을 달인 물을 20일쯤 마시면 요통도 없어지고 임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하는데..... 이런 증상에도 이보다 더 좋은 처방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으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씨앗과 꽃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한잔씩 마시면 두 시간쯤 뒤에 통증이 사라진다고도 하고요. 결석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0~20일이면 결석이 녹아서 뜨물처럼 되어 오줌에 섞여 나온다고 하는데요. 신장이나 요로결석도 이보다 더 좋은 처방이 많이 있습니다. 민간요법은 검증된 요법만을 써야 합니다. 함부로 민간요법을 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까요. 



*옥잠화

 

옥잠화도 아직 한창이네요. 옥잠화의 향이 코끝을 향긋하게 스치는군요. 사진의 옥잠화는 흰색 꽃이 피는 호스타(Hosta)입니다. 꽃봉우리가 맺혀있는 것도 있네요. 옥잠은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 도시의 가로수 밑에 많이 심기도 하지요.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식물입니다.

 

Hosta 속의 식물 중 절화용으로 많이 재배하는 것은 비녀옥잠화입니다. 비녀옥잠화는 중국에서 자생하는 흰색 꽃으로 7월경에 꽃이 피는데, 꽃향기가 아주 좋지요. 절엽이나 분화, 지피식물로서는 한국 자생종도 쓰이지만 당옥잠화가 더 좋다고 하네요. 당옥잠화에는 무늬가 선명한 것이 많습니다.



*메밀꽃

 

메밀꽃도 여전히 피어 있네요. 메밀꽃 하면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이 유명하지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을 보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메밀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메밀꽃이 피는 9월이면 봉평 일대는 그야말로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지요.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참으로 장관입니다.

 

어릴 때 메밀묵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메밀 채묵에 묵은 김치를 송송 썰어서 넣고 따뜻한 물에 말아서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삭힌 고추를 다져서 넣어 먹으면 더 좋고요. 메밀은 차면서 훑어주는 성질이 있지요. 그래서 고혈압이나 비만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입니다. 다이어트 웰빙 식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예로부터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시원하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메밀베개를 베고 자면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어서 숙면을 취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메밀베개는 머리는 맑게, 몸은 가볍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지요.

 


*맨드라미꽃

 

맨드라미도 이제는 막바지에 이른 것 같네요. 까아만 씨들이 여물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 씨들이 땅에 떨어지면 내년에 또 예쁜 맨드라미꽃들을 피워 올리겠지요.

 

맨드라미와 같은 과인 개맨드라미는 쌍떡잎식물 명아주목 비름과의 한해살이풀이지요. 학명은 Celosia argentea고요. 다른 이름으로 들맨드라미, 청상자, 계관화라고도 합니다. 중남미 열대지방이 원산지로 한국의 제주, 전남, 경북, 강원, 경기, 함남 등지의 밭둑이나 길가에서 자생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지요. 크기는 높이 약 40∼80cm 정도로 자라는데 풀 전체에 털이 없습니다.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고 부드러우며 흔히 밑동에서 가지를 치고 곧게 섭니다. 잎은 어긋나고 바소꼴 또는 좁은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길이 5∼8cm, 나비 1∼2.5cm로 잎자루는 거의 없지요.

꽃은 양성화로 7∼8월에 피고, 가지 끝과 줄기 끝에서 총상꽃차례를 이루고요. 꽃차례는 길이 5∼8cm이고 원기둥 모양이지요. 포와 작은 포는 흰색의 넓은 바소꼴이고요. 꽃받침은 바소꼴이고 꽃이 진 뒤 흰색이 되며 수술은 5개이고 수술대 밑부분은 붙어 있습니다. 열매는 포과로 9월에 익으며 달걀 모양인데, 꽃받침보다 짧으며 가로로 갈라지고 지름 1.5mm 정도의 종자가 여러 개 들어 있고요.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가려움증이나 종기, 외상출혈 등의 치료에 쓰고, 종자를 눈병이나 가려움증, 종기, 고혈압 치료에 처방합니다. 

한약재로 쓰이는 개맨드라미의 씨앗을 청상자라고 하는데요, 맛은 쓰고 성질은 서늘합니다. 간화(肝火)로 인해 눈이 충혈 되고 아프며 혀에 백태가 끼고 눈물이 나면서 빛을 꺼리는 증상에 좋습니다. 고혈압이나 두통에도 좋고요. 청상자가 들어가는 명목탕(明目湯)이라는 처방이 있는데요. 시력저하증에 쓰는 처방이랍니다. 열흘에서 스무날 정도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식후에 복용하면 시력이 좋아집니다. 이목구비 중에서 눈은 간장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간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이 피로해지고 시력이 약해집니다. 이럴 때 명목탕을 쓰면 간장의 피로 회복을 돕고 결과적으로 눈을 밝게 해 주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증세에는 무엇보다도 과로를 피하고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특히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아요.

 


*장미꽃

 

장미꽃은 지금 시드는 중이네요. 이제 보니 장미도 상당히 오랜동안 피는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미하면 베른의 장미공원이 유명하다네요. 곰 공원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있는 공원이라는데요. 봄부터 여름에 걸쳐 220종이 넘는 수천 그루의 장미꽃에 뒤덮이고, 연못의 수련꽃과 조각이 장미의 아름다움을 한껏 돋보이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아레강 너머로 구시가가 한눈에 바라보이며, 황혼 무렵이면 베른에 늘어선 옛 집들이 장미빛으로 떠올라 절경을 이룬다네요.

 

장미라는 이름을 가진 성운이 있지요. 장미성운(薔薇星雲, Rosette nebula)은 외뿔소자리의 NGC 2237, 2238, 2246의 3개의 산광(散光)성운의 집합인데요. 장미꽃 모양을 닮은 데서 유래된 이름이랍니다. 거리는 약 4600광년이고요, 시지름 약 64'×61', NGC 2244라는 산개성단을 싸고 있다고 합니다. 장미성운은 내부의 Oe형에 의하여 자극되어 휘선을 발하는 발광산광성운이라는데요. 또한 은하전파원(銀河電波源)으로도 알려져 주파수 250MHz로 강도 5∼6의 비교적 강한 전파를 낸다고 합니다.



*비비추

 

비비추는 꽃망울만 맺힌 채 피어나지를 못하고 있네요. 아마 날이 서늘해져서 그럴 겁니다. 피지도 못하고 져야만 하는 꽃..... 꽃이 피는 것은 씨앗을 맺기 위함일진대..... 이 비비추들은 열매를 맺을 수가 없겠지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비비추는 옥잠화의 한종류입니다. 번식력이 매우강하기 때문에 화단에심으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비비추는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길이 12∼13㎝, 폭 8∼9㎝이며, 진녹색이고 달걀형이나 심장형 또는 넓은 달걀형이 있지요. 꽃은 보라색이고요, 7월 중순에 총상꽃차례로 달립니다. 종모양의 꽃잎은 6갈래로 갈라져 있고, 6개의 수술이 그 위로 솟으며 1개의 암술이 있지요. 꽃길이는 3∼4㎝이며, 꽃자루길이는 0.4∼1.1㎝ 정도고요. 열매는 비스듬히 선 긴 타원형이고, 어린 잎은 나물로 먹거나 관상용으로도 재배합니다. 산속 골짜기에 자라는데, 생육에 적합한 온도는 16∼30℃라고 하네요. 한국과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샐비어꽃

 

샐비어는 이제 시드는 중입니다. 사르비아라고도 하지요. 사실 나에게는 사르비아가 더 친숙한 이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이름이니까요. 이파리가 들깨잎과 비슷해서 깨꽃이라고도 부르지요. 샐비어꽃을 따서 꿀을 빨아먹던 기억이 납니다. 샐비어 하면 빨간색 샐비어꽃을 떠올리는데..... 미색 샐비어도 있고요, 보라색을 띤 파란 샐비어도 있다고 합니다. 보라색을 띤 파란색 샐비어는 학명이 샐비어 과라니티카(Salvia guaranitica)랍니다.



*붉은색 백일홍

 

백일홍은 여전히 꿋꿋하게 피어 있습니다. 백일홍은 역시 이름값을 하는 꽃인 것 같네요. 꽃이 100일 정도나 피기에 붙은 이름이지요. 백일홍은 원래 멕시코의 잡초를 원예종으로 개발한 꽃으로 전세계의 정원에 심고 있는 식물입니다. 꽃색은 흰색, 노란색, 주홍색, 오렌지색, 엷은 분홍색 등 여러 가지가 있고요. 따뜻한 곳에서 자라던 식물이라 추운 것은 싫어하지만 무더위에는 잘 견딘답니다.



*노란색 백일홍

 

백일홍 이외에도 꽃차례의 지름이 작은 좁은잎백일홍(Z. angustifolia)과 멕시코백일홍(Z. haageana)이 있고요. 백일홍은 꽃의 크기와 생김새 및 색에 따라 여러 품종으로 나뉩니다. 꽃의 크기가 15㎝ 정도 되는 것을 대륜계(大輪系), 4~5㎝ 정도 되는 것을 중륜계, 그리고 3㎝ 정도 되는 것을 소륜계라고 하고요. 꽃의 생김새에 따라서는 다알리아처럼 생긴 다알리아형, 선인장처럼 생긴 캑터스형, 꽃에 무늬가 있는 무늬천엽형, 꽃이 공처럼 둥그렇게 달리는 폼폰형으로 분류합니다.



*산수유

 

산수유 열매가 빠알갛게 익었습니다. 홍보석처럼 생긴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 있네요. 산수유 열매가 빠알갛게 익으면 비로소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실감합니다.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면 봄이 왔음을 알려주듯이..... 전남 구례군 산동면, 경기 이천시 백사면, 경기 양평군 개군면은 산수유로 유명한 곳인데요. 특히 전남 구례는 예로부터 산수유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니까요. 경북 봉화군이나 의성군도 산수유를 많이 심는 곳이지요.

 

층층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산수유(山茱萸)는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로 한국 중부 이남지역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산서성, 섬서성, 산동성, 안휘성, 절강성, 하남성, 사천성 등지에 분포한다고 하는데요. 산수유꽃은 꽃잎이 2mm 가량으로 아주 작아서 꽃송이 자체는 아름답다거나 화려한 느낌이 들지는 않지요. 그러나 수백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한꺼번에 노란 꽃봉오리들을 활짝 피워 올리면 얼마나 화사하고 아름다운데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온 산과 들이 노란색으로 물들지요. 산수유 열매가 바알갛게 익어갈 때도 참 볼만 합니다. 늦가을 잎을 떨군 나뭇가지마다 조발조발 매달려 있는 선홍색 산호를 깎아놓은 듯한 열매들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지요. 


한약재로 쓰는 산수유는 산수유나무의 열매입니다. 처음에는 타원형의 핵과(核果)로서 녹색이었다가 8~10월에 붉게 익지요. 종자는 긴 타원형이며, 능선이 있고요. 약간의 단맛과 함께 떫고 강한 신맛이 납니다. 10월 중순의 상강(霜降) 이후에 수확하는데, 육질과 씨앗을 분리하여 육질은 술과 차 및 한약의 재료로 사용지요. 과육(果肉)에는 코르닌(cornin)과 모로니사이드(Morroniside), 로가닌(Loganin),  탄닌(tannin), 사포닌(Saponin) 등의 배당체와 포도주산, 사과산, 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고, 그밖에 비타민 A와 다량의 당(糖)도 포함되어 있고요. 종자에는 팔미틴산과 올레인산, 리놀산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성분 중 코르닌은 부교감신경의 흥분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산수유 과육을 한약재로 이용해 왔는데요.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을 보면 강음(强陰), 보익간신(補益肝腎), 삽정(澁精), 염한(斂汗) 등의 효능이 있다고 나옵니다. 주로 간경과 신경에 작용하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독이 없습니다. 그래서 두통이나 이명(耳鳴), 해수, 발열, 월경과다 등에 쓰이며, 식은땀이나 야뇨증이 있을 때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차나 술로 복용하면 지한(止汗), 보음(補陰) 등의 효과가 있지요. 간신부족(肝腎不足)으로 정액이 저절로 나오는 증상에 아주 좋은 약입니다. 간신허(肝腎虛)로서 빈뇨(頻尿)나 야뇨증, 어지럼증, 이명(耳鳴), 요슬산통(腰膝酸痛: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많이 씁니다. 신양허(腎陽虛)로 인한 음위(陰 :발기불능)나 조루 등에도 사용하고요. 또 간신부족(肝腎不足)으로 인한 고혈압에도 쓸 수 있습니다. 기혈이 모두 허하여 생기는 자궁출혈이나 월경과다에도 쓰이는데, 이때는 지혈약(止血藥)을 배합해야 효과가 있고요. 망양(亡陽:급만성의 허탈상태)으로 땀이 멎지 않을 때도 효과가 있습니다. 자한(自汗:수면·노동·기후 등에 관계없이 낮에 나는 땀으로 대개 기허에 기인함)에는 황기, 인삼 등의 익기약(益氣藥)을 배합하면 더 좋고요. 도한(盜汗:수면중에 나는 땀으로 대개 陰虛에 기인함)에는 당귀, 숙지황, 목단피, 백작약 등의 자양보혈약을 배합해서 씁니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 되고요.

 

산수유는 항암효능도 있는데요. 실험을 통해 산수유가 복수암(腹水癌)세포를 제거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산수유를 복용하면 백혈구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증가시킨다고 하네요. 혈액암인 백혈병이나 식도암, 후두암, 전립선암에 산수유가 좋다고 하는데요. 전립선암에는 산수유, 초(炒)산약, 택사, 복령, 단피, 차전자(술에 찐것:酒蒸) 각 30g, 숙지황, 육계, 우슬 각 15g, 포부자 2개를 함께 갈아, 정제하여 오동나무 열매 크기 정도의 환으로 만들어서 매번 10환씩 공복에 숭늉과 함께 복용합니다. 급성단행세포백혈병에는 산수유, 생지황 각 25g, 사삼, 당삼 각 30g, 모려 35g, 부소맥 50g, 산약 15g, 맥문동, 용골, 조인(棗仁) 각 9g, 대추 10개, 인삼 수염(수,須), 북방 오미자 3g을 물에 달여 달여서 복용하고요. 백혈구 감소 등의 치료에는 산수유, 보골지 각 10g, 당귀, 황기, 계혈등 각 15g, 숙지황 20g을 물에 달여 복용합니다. 후두암에는 산수유, 지모, 단피, 원삼 각 12g, 생지, 택사, 우방자, 선태, 산두근 각 15g, 황백 9g, 천화분 30g, 감초 6g을 달여서 복용합니다.

 

산수유로 담근 술은 강정, 노화방지, 피로회복, 식욕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데요. 예로부터 해수병과 발열, 그리고 오줌소태에도 사용하여 왔고, 노인들의 허리나 무릎에 찬바람이 나고 통증이 있는 증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산수유주는 정력강장제, 피로회복제라고도 할 수 있지요. 산수유주를 담그려면 산수유, 소주(원료의 3배, 말린 것은 5배)가 필요합니다. 완전히 익은 산수유를 잘 씻어 마른 행주로 닦은 다음 속씨를 제거한 뒤 용기에 넣고 소주를 부어 밀봉합니다. 서늘한 곳에서 약 3개월 정도 저장하면 맛이 순한 산수유주가 완성되는 것이지요. 하루 2~3회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시면 됩니다. 산수유주는 강정, 노화방지, 피로회복, 식욕증진, 변비, 해열, 늑막염, 두통, 보신, 비염, 신경쇠약, 요통, 음위, 이뇨, 소변불통 등에 좋다고 하네요.

 


*쑥부쟁이

 

쑥부쟁이가 새롭게 피어났네요. 엷은 자주색이 도는 꽃잎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닮았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꽃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들국화로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국화과이기는 하지만 들국화는 다른 꽃이랍니다.

 

쑥부쟁이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과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의 습기가 약간 있는 산과 들에 자생하고요. 다른 이름으로 권영초, 왜쑥부쟁이, 가새쑥부쟁이라고도 부르지요. 꽃은 7월부터 10월에 걸쳐서 피는데, 설상화(舌狀花)는 자줏빛이지만 통상화(筒狀花)는 노란색입니다. 어린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기름에 볶아먹기도 하지요. 

 


*황금색 국화

 

국화는 아직 한창입니다. 국화는 그 자태가 고결하고 향기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꽃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국화를 사군자의 하나로 정하기까지 했는데요. 시인묵객들은 그림이나 시를 통해서 국화의 덕성을 기리기도 했습니다. 또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는 국화주를 마시며 하루를 즐겼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국화가 풍증에 효험이 있다고 여겨서 배개속에 넣어 베고 자기도 했는데요. 신라시대에는 국화가 신령스런 꽃이라고 생각해서 귀신을 몰아내는 데 사용했고요. 국화잎을 태워 약으로도 이용했다고도 하네요. 국화가 한국에 전래된 경로나 시기는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약 1600년 전인 백제 16대 진사왕 때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다섯가지의 국화씨를 일본에 보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국화를 재배해 오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현재 한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주로 중륜, 대륜국에 속하는 것들로 약 300에서 400여 가지 품종이 있는데요. 이들은 야생 국화들을 원종으로 해서 개량된 것들입니다.



*분홍색 국화

 

분홍색 국화도 한창입니다. 국화는 고결한 성품의 상징화이기도 하지요. 꽃색은 노란색, 빨간색,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등이 있고요, 꽃의 크기와 모양도 매우 디양합니다. 국화는 봄에 어린 싹을 나물로 먹고 연한 잎을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하지요. 흰 국화로는 국화주를 담가서 마시거나 차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국화에 얽힌 전설이 있는데요. 중국 여현의 감곡이라는 개천의 상류에 가을이 되면 국화가 만발하곤 했습니다. 그 국화꽃에는 아침마다 이슬이 맺혀서 개천의 흐르는 물에 떨어졌는데요. 국화 이슬물을 먹은 개천의 하류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매우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또 중국 후한의 항경이라는 사람은 그의 스승으로부터 이상한 말을 들었습니다. '산수유 열매을 넣은 주머니를 팔에 걸고 산에 올라가서 국화주를 마시면 9월 9일에 닥쳐올 재난을 면하리라.'는..... 항경은 스승의 말대로 합니다. 그리고나서 항경이 저녁에 집에 와 보니 가축이 모두 죽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항경대신 가축들이 회를 당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주를 마시며 나쁜 일을 몰아내고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네요.



*산국

 

산국도 바야흐로 한창 피어나고 있습니다. 국화향이 굉장히 강하네요. 술이나 차로 이용하는 국화는 감국입니다. 산국은 향이 너무 강해서 솥에 한번 쪄서 사용해야 합니다. 산국을 차나 술로 이용하려면 먼저 물로 깨끗이 씻은 후 음지에서 완전히 말립니다. 그런 뒤 찜통에 한 번 찌고 다시 그늘에서 보름 정도 말려야 하지요. 말린 국화는 밀폐용기에 보관합니다. 국화차에 꿀을 넣어서 마시면 더 좋습니다. 산국차는 약간 떫은 맛은 나지만 향은 괜찮은 편이지요. 국화주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말린 국화를 밀폐용기에 담은 후 소주를 부어줍니다. 이때 꽃잎이 부서지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산국주는 약간 쓴 맛이 나기 때문에 꿀이나 설탕을 약간 가미해 주면 좋고요. 석달 정도 지나 노란빛이 우러나면 산국주가 완성된 것입니다. 



* 털별꽃아재비

 

탈별꽃아재비도 앙징맞도록 작고 예쁜 꽃을 피웠네요. 꽃이 너무 작아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봐야지만 눈에 띄는 꽃입니다. 풀 전체에 작은 솜털들이 무수히 나 있네요. 별을 닮아서 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텐데..... 아재비라는 이름이 이상하네요. 아마도 생긴 모습이 별꽃과 비슷해서 털별꽃아재비라는 이름이 붙었을 겁니다.

 

털별꽃아재비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Galinsoga ciliata고요.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한국 전역에 자생하는데요, 들의 빈터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높이는 10∼50cm 정도로 자랍니다. 줄기는 비스듬히 서고 포기 전체에 거친 털이 촘촘히 나지요. 잎은 마주나고 타원 모양이며 끝이 뾰족한데, 가장자리에 굵고 깊은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길고요. 가운데맥과 옆맥이 뚜렷합니다.

꽃은 6∼10월에 흰색으로 피며 지름은 약 5mm 정도고요. 총포는 5개이고 설상화는 흰색으로서 5∼6개이며, 끝이 3갈래로 갈라지고 관모가 있습니다. 중심화는 노란색 관상화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고요. 열매는 수과로서 7월 무렵에 검은빛으로 익습니다. 번식은 씨를 심어서 하지요.

 

10월의 마지막 날 아파트 화단을 산책하면서 꽃들을 바라봅니다.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꽃이 없네요. 가을은 점점 깊어가고..... 향긋한 국화향을 가슴에 담은 채 사무실로 향합니다. 오늘 하루도 기분좋은 날이 될 거 같네요. 

 

2005년 10월 31일

 

El Condor Pasa-에콰도르 민속연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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