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의 배꼽을 뺀 말레이시아 주술사

林 山 2014. 3. 15. 10:01

점심 때 식사를 하러 들어간 칼국수집에서 TV 뉴스를 보고 웃다가 그만 입안에 있던 국수가락을 토할 뻔했다. TV 뉴스에서는 말레이시아 실종 여객기에 대한 주술사의 예언이 나오고 있었다. 주술사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유명한 사람으로 아마 국무(國巫)쯤 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주술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기를 '실종 비행기는 추락했거나 날아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순간 '풉~!' 하고 웃음이 튀어나왔다. 미처 삼키지 못하고 입안에 있던 국수가락도 튀어나올 뻔했다. 나는 웃음을 참느라고 배꼽을 쥐고 있어야만 했다. 아니 국무라는 사람이 저런 하나마나한 점괘를 내느냐는 말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저 말레이시아 국무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종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운명은 떨어졌던가 아니면 날아가고 있던가 둘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저런 점괘를 낼 수 있는 마인드가 정말 대단하다. 따지고 보면 말레이시아 주술사가 틀린 예언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말레이시아 주술사 정도의 예언이라면 난 대한민국 국보급 주술사가 되고도 남겠다.


큰일을 하려면 말레이시아 주술사 같은 두둑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 멀쩡한 4대강을 파헤쳐 엄청난 돈을 챙기거나 부정선거로 대통령직을 도둑질하려면 말레이시아 주술사 같은 바로 저런 마인드가 없고서는 불가능하다. 부패 정치인, 사이비 교주, 큰 사기꾼이 되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눈썹 하나 깜짝하지 않고 쌩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승무원과 승객들의 안전을 기원한다.    


2014.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