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꽃이지만, 주로 잎사귀의 모양이나 빛깔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기 위하여 기르는 식물이 있다. 이런 식물을 관엽식물(觀葉植物)이라고 한다. 포인세티아도 관엽식물 가운데 하나다. 아파트 베란다에 포인세티아 화분을 하나 들여놓았는데, 12월 들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려한 잎사귀에 가려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다.
포인세티아(poinsettia)는 쥐손이풀목 대극과 대극속의 상록 관목이다. 학명은 유포비아 풀체리마 윌드. 익스 클로츠슈(Euphorbia pulcherrima Willd. ex Klotzsch)이다. 중국명은 셩딴홍(圣诞红) 또는 이핀홍(一品红), 싱싱무(猩猩木)이다. 일본명은 포인세티아(ポインセチア) 또는 쇼우죠우보쿠(しょうじょうぼく, 猩猩木)이다. 포인세티아를 홍성목(紅星木)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행복, 추억, 축하, 축복', '나의 마음은 타고 있습니다'이다.
포인세티아는 북아메리카와 멕시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주로 바위투성이인 구릉이나 습기가 있고 축축하며 나무가 무성한 계곡에 서식한다. 햇빛을 좋아하여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서 잘 자란다. 번식할 때에는 꺾꽂이로 한다. 한국에서는 온실에서 재배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포인세티아가 속명에서 딴 이름이라고 했는데, 이는 오류다. 포인세티아는 조엘 로버츠 포인셋(Joel Roberts Poinsett)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이다. 포인세티아는 1825년 포인셋에 의해 미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포인셋은 멕시코 주재 초대 미국 대사이며 뛰어난 아마추어 식물학자였다. 그가 포인세티아를 갖고 귀국하자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 포인세티아는 'Mexican Fire Plant'(멕시칸 파이어 플랜트), 'Painted Leaf'(페인티드 립)이라고 불렸다. 1851년 포인셋이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포인세티아라고 명명했고, 12월 12일을 포인세티아의 날로 정했다.
포인세티아의 키는 60~110cm 정도까지 자란다. 원산지에서는 3m까지 자란다고 한다. 원줄기는 굵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엽병이 길다. 잎 모양은 넓은 피침형이며 첨두 쐐기모양이고 짙은 녹색이다.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이거나 2~3개로 얕게 갈라진다. 원줄기 끝과 가지의 잎은 피침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마디 사이가 짧기 때문에 돌려나기한 것 같고, 짙은 홍자색으로서 큰 꽃처럼 보인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유액이 나온다. 유액은 식물에 민감한 사람이나 동물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나 치명적이지는 않다.
꽃은 1개의 원뿔모양꽃차례이며 10여개가 모여 달린다. 꽃잎처럼 붉게 보이는 것은 실제 화려한 잎인 포(苞)다. 꽃차례를 둘러싸고 있는 총포는 종형이고 황록색이다. 측면의 벽에는 1개의 큰 선점이 있으며, 그 속에 1개씩의 수꽃과 암꽃이 있다. 암꽃의 화경은 밖으로 길게 나온다.
유사종에는 흰대극(학명 Euphorbia esula L.)과 두메대극(학명 Euphorbia fauriei H.Lev. & Vaniot H.Lev.), 등대풀(학명 Euphorbia helioscopia L.), 암대극(학명 Euphorbia jolkinii Boiss.) 등이 있다. 흰대극은 전체에 털이 없으며, 분백색이다. 잎은 피침형이나 주걱 모양이고, 꽃은 노란색이다. 두메대극은 제주도 한라산의 산지에 자라며 잔털이 있다. 잎은 난상 타원형이나 긴 타원형이고, 꽃은 황록색이다. 등대풀은 잎자루가 없다. 잎은 주걱 모양의 거꿀달걀모양, 끝이 둥근 모양이거나 오목하게 들어간다. 암대극은 전체에 털이 없다. 잎은 피침형이나 선상 피침형이고, 꽃은 황록색이다.
포인세티아에 얽힌 외국 전설이 있다. 16세기 멕시코의 한 마을에 어린 소녀가 살고 있었다. 멕시코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지저스 크라이스트(Jesus Christ)의 탄생을 축하하며 제단에 선물을 두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너무 가난하여 크라이스트의 제단에 바칠 선물이 없었다. 그래서 소녀는 길가의 잡초들을 꺾어 모아서 교회로 갔다. 교회의 제단에 다가갔을 때,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잡초에서 붉은색과 연두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 것이다. 그 꽃이 바로 포인세티아였으며, '성스러운 밤의 꽃'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잎 모양이 베들레헴의 별을 닮았고, 어두운 붉은색이 크라이스트의 피를 나타낸다고 생각한 멕시코 사람들은 이후 포인세티아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포인세티아는 온실에서 흔히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평상시에는 흰색, 분홍색, 알록달록한 색 및 줄무늬가 있는 포를 가지는 재배 변종이 관목이나 화분재배용 식물로 인기가 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무늬 없는 붉은색 변종이 많이 팔린다. 공기 정화 능력이 있어 인테리어 식물로도 좋다. 멕시코 원주민 아즈텍족은 포인세티아 수액을 약재로 썼다. 포엽은 빨간 염료를 만드는 데에 사용하였다.
2020. 12. 1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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