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화제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47) 일본 부적을 왜곡하여 무궁화를 일본 신화(神花)로 만들다 -조현래

林 山 2021. 1. 12. 16:42

때아닌 무궁화(無窮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무궁화는 현재 대한민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徽章)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고 주장한다. 강효백의 주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어엎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조현래(필명)는 강효백의 주장에 대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그는 박정희 독재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강효백만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1956년 당시 일간지에 화훼연구가 조동화와 식물학자 이민재가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요즘도 사회 일각에서 애국가와 국화를 다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애국가는 작곡자가 친일파이고, 가사도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화도 무궁화가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현래-강효백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林 山>

<사진1> 무궁화(경기도 안산)

​ ['두 얼굴의 무궁화'에 대한 비판(47)] 일본 문양을 왜곡하여 무궁화를 일본의 신화(神花)로 만들다.

 

 

[두 얼굴의 무궁화]  한국 나라꽃 무궁화는 일본 신토의 부적 

한국의 나라꽃 '무궁화'는 일본 최대 종교이자 토착신앙인 '신토(新道, 아베 총리를 비롯 신도수 9800여만 명)' 제례의식의 오마모리 꽃 부적(花御札)이다. <사진> 쿄토 야사카 신사의 무궁화 오마모리(부적) 

일본 교토에는 665년 '쿄쿠' 천황(斉明天皇) 2년에 지은 '야사카(八坂)' 신사가 있다. 1월 1일부터 3일간 일본의 수호신(守護神)을 기리는 이 신사에는 100만 명의 참배객이 찾는다. 이 신사의 제수용 꽃이 일본 무궁화 3대 품종의 하나인 '시로기온마모리(白祇園守 しろざおんのまも)', 이름 그대로 '하얀 토지신의 부적'이다. *미주60) (p.109)

 

*미주 60) http://www.yasaka-jinja.or.jp/(p.395)

 


 

 

《용어의 정리》 일본인도 알아 듣지 못할 말들, 도대체 무슨 말인가?


▶ 오마모리(おまもり, 御守り)란?

 

오마모리에 대해『일한사전』을 찾으면 우리말로 "부(護符)"라고 알려준다.

- 오마마리에 대해 일본의「goo 辞書」에서도 "身につけていると危難を逃れることができると信じられているもの。特に、社寺の守り札。護符。「交通安全のお守り」"(몸에 지니고 있으면 재난을 면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것. 특히, 사찰의 부적. 부적.교통안전의 부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https://dictionary.goo.ne.jp/word/%E5%BE%A1%E5%AE%88%E3%82%8A/#jn-33016 참조].

- 같은 뜻으로 오후다(御札, おふだ), 마모리후다(まもりふだ, 守り札) 또는 고후(ごふ, 護符)라고도 한다. 여러 문양이나 글씨 등이 사용되며, 신사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일본의 신토신앙(神道信仰)을 해설하고 있는 대중서『신도(神道)』도 같은 뜻으로 해설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井上順孝,『神道』, ナツメ社(2006), p.204 참조].

- 따라서『두 얼굴의 무궁화』가 주장하는 것처럼 오마모리는 제례의식에 사용하는 용품이 아니다. 일본의 신사(神社)에서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부적이며, 실제로는 대부분의 신사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오마모리를 판매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http://www.yasakajinja.or.jp/amulet/index.html. 참조]

 

▶ 하나미후다(はなみふだ, 花御札)란?

 

- 하나미후다는 꽃부적(花御札)이라는 뜻으로 매월 대표되는 꽃을 12달로 나누어 만든 부적(오마모리)의 한 종류이다.

- 하나미후다는 이바라키현(茨城県)에 소재한 야사카신사(八坂神社, 쿄토의 야사카신사와는 다른 신사임)와 도쿄에 소재한 네즈신사(根津神社)에서 수여하는 것이 유명하다.
- 따라서 ​'오마모리'와 '
하나미후다(花御札, 꽃부적)'은 다른 것이다. 그리고, 하나미후다는 제례의식에 사용하는 용품도 아니다.

▶ 기온마모리(ぎおんまもり, 祇園守り)란?

<사진2> 일본 「goo 辞書」의 기온마모리(祇園守り)해설

 

 

기온마모리(園守り)의 해설

 

1. 쿄토의 기온사(祇園社)에서 나온 것으로 방울이 달린 부적

2. 가문(家紋)의 이름. 1을 도안한 것.

 

 

- 기온마모리는 교토의 기온사(ぎおん‐しゃ, 祇園社)에서 사용한 문양으로 사진 왼쪽 아래의 모양을 한 문양 또는 그 문양으로 만든 오마모리(부적)을 말한다.

- 기온사(ぎおん‐しゃ, 祇園社)는 교토에 있던 신사로 명칭을 개칭하여 야사카신사(八坂神社)라고 하고 있으며, 교토에 있는 야사카신사뿐만 아니라 우두천왕(牛頭天王, 또는 素戔嗚尊)을 제신으로 하는 지방의 여러 신사들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 기온마모리 문양의 유래에 대해서는 (i) 옛 기온사에 있던 숲의 모양을 도안한 것이라는 견해, (ii) 일본 중세에 기독교가 전래될 때 십자가를 도안한 것이라는 견해, (iii) 주제신인 우두천왕(牛頭天王) 즉, 소의 머리 모양을 도안한 것이라는 견해 등이 있지만 확정적인 견해는 없다[이에 대해서는  일본의 가문을 해설한 千鹿野 茂,『日本家紋総鑑』, 角川書店(1993), p.973 및 일본 가문의 유래를 해설한 http://www.harimaya.com/o_kamon1/yurai/a_yurai/pack2/mamori.html  참조].

- 따라서 기온마노리를 '토지신의 부적' 운운하는『두 얼굴의 무궁화』의 주장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 시로기온마모리(しろぎおんまもり, 白祇園守り)란?

- 시로기온마모리는 무궁화 재배품종의 이름으로 학명은 Hibiscus syriacus ‘Siro-Gionmamori’이며, 흰색의 기온마모리라는 뜻이다.
-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는 꽃 가운데 붉은 단심이 없는 흰색으로 수술의 일부가 꽃잎으로 변이되어 안꽃잎(내화변)이 있는 반겹꽃인데, 그 모양이 기온마모리 문양과 비슷하다.
- 시로기온마모리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같은 모양으로 붉은색 꽃이 피는 품종을 아카기온마모리(あかぎおんまもり, 赤祇園守り)라고 하므로 시로(しろ)는 흰색 꽃이 핀다는 뜻이고, 기온마모리에 대해서는 (i) 반겹꽃의 모양이 기온마모리 문양을 닮았다거나, (ii) 기온사에서 식재되었기 때문이라거나, (iii) 기온사에서 기원제를 지낼 때 꽃이 피기 때문이라는 등의 설이 있다(이에 대해서는 https://kyoto-tabiya.com/blog_higashiyama/%E5%85%AB%E5%9D%82%E7%A5%9E%E7%A4%BE%E3%81%AB%E5%92%B2%E3%81%8F%E7%A5%87%E5%9C%92%E5%AE%88/ 참조).

- 따라서『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시로기온마모리를 '하얀 토지신의 부적'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참고(1)》『두 얼굴의 무궁화』는 시로기온마모리(Hibiscus syriacus ‘Siro-Gionmamori’)에 대해 "일본 무궁화 3대 품종" 운운하고 있으나 어디에 근거하여 그러한 호칭을 부여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일본에서 무궁화속(Hibiscus) 식물에 대한 권위자인 다찌바나 요시시게(立花吉茂), 『ムクゲ』, 淡交社(1989), p.17 이하는 72종의 재배품종의 하나로,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꽂꽂이용 꽃(茶花)를 소개하고 있는 塚本洋太郞,『茶花大事典(下)』, 淡交社(2014), p12는 65종의 재배품종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fact check(1)》 야사카신사의 오마모리의 문양이 무궁화라고?!

▶ 야사카신사의 오마모리의 문양이 무궁화라고?

  <사진3> 야사카신사(八坂神社)의 '오과에당화(五瓜に唐花, ごかにからはな)'가 표시된 오마모리

- 야사카신사에서 사용하는 문양 중 '오과에당화(五瓜に唐花, ごかにからはな)'는 새의 둥지를 본뜬 모과문(木瓜紋)과 상상 속의 꽃으로 문양을 만든 당화문(唐花紋)이 결합된 형태일 뿐 무궁화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이에 대해서는 바로잡기 (36) '무궁화가 아닌 것이 무궁화가 된 까닭은? https://blog.naver.com/hayun21c/222146376896 참조].

- 따라서 "한국 나라꽃 무궁화는 일본 신토의 부적"이라는『두 얼굴의 무궁화』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 야사카신사의 오마모리 문양을 무궁화로 보는 근거는? 

 

-『두 얼굴의 무궁화』, p.128에 따르면, 저자 역시 야사카신사에서 사용하는 <사진3>이 '오과에당화'이고 일본에서 문양을 다루는 저명한 문헌들은 이를 모과문과 당화문의 결합으로 본다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다.

- 그러나 사실과 무관하게 우리의 역사에서 무궁화를 왜곡하고 제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그로서는 당화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거나 일본인 전체를 무궁화를 무궁화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으로 만들면서까지 '오과에당화' 문양을 무궁화라고 우기고 있을 뿐이다.

《fact check(2)》 무궁화를 하나미후다(꽃부적)의 문양으로 사용한다고?!

 

▶ 오마모리와 하나미후다가 같은 것? 

- 오마모리는 신사에서 신도에게 수여(판매)하는 부적을 말하고, 하나미후다(꽃부적)는 12달로 나누어 꽃을 문양으로 한 부적이라는 점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다.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무궁화가 일본 신토(神道)의 "제례의식의 오마모리 꽃부적(花御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오마모리는 제례의식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며, 그 문양이 무궁화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다.

​ <사진4> 이바라키현(茨城県) 소재 야사카신사(八坂神社)에서 판매하고 있는 하나미후다
<사진5> 도쿄 소재 네즈신사(根津神社)에서 판매하고 있는  하나미후다

​- 쿄토 소재 야사카신사는 하나미후다를 신도에게 수여하지 않지만[이에 대해서는 http://www.yasaka-jinja.or.jp/goshuin.html], 이바라키현 소재 야사카신사와 도쿄 소재 네즈신사에서는 이를 판매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몇 항목에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위 사진4와 사진5을 살펴보면 무궁화는 하나미후다(花御札)로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 하나미후다의 항목에 있는 꽃(식물)을 살펴보면,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와 일본의 실질적인 나라꽃인 벚꽃을 제외하면, 그 식물 모두가 일본의 신화가 아니며, 그들의 생활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것이라는 이상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미후다의 항목에 들어가 있지도 않은 무궁화를 굳이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넣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가?

《fact check(3)》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가 야사카신사의 제수용 꽃이라고?! 

 

 

▶ 쿄토의 야사카신사에서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를 제수용 꽃으로 사용한다?

-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라는 재배품종을 교토의 야사카신사에서 제수용 꽃으로 사용한다는『두 얼굴의 무궁화』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p.395에서 인용한 미주60)의 교토 소재 야사카신사의 누리집을 정말로 샅샅이 뒤졌으나 그런 내용은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 교토의 야사카신사에서 자신들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편집하여 펴낸『八坂神社』(1997)도 구입하여 샅샅이 살폈으나 그 책에서도 그러한 내용을 찾기는 어려웠다.
- 과거에 제수용 꽃으로 사용했거나 다른 지역의 야사카신사에서 무궁화 재배품종을 제수용 꽃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일본 신사에서 부적으로 수여(판매)하는 하나미후도의 꽃 항목에 무궁화가 빠져 있는 것을 고려하면그럴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
- 일본에서 반겹꽃인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라는 이름이 기온마모리를 닮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견해는 있어도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라는 재배품종으로부터 기온마모리 문양이 나왔다는 견해는 없으므로 무궁화 '시로기온마모리'라는 재배품종 자체를 신사의 문양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취급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 
- 고려시대에 건축된 우리나라의 수덕사 대웅전의 벽화에 그려진 꽃을 살펴보면, 반드시 불교에서 신성시되는 꽃이 아니라 하더라도 헌화 목적으로 사용된 '부들'과 같은 다양한 수초가 포함되어 있다는 가정하에 야사카신사에서 무궁화 재배품종을 헌화의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일본의 신사에서 신화적 의미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참고(2)》『두 얼굴의 무궁화 』는 교토에 있는 야사카신사가 "665년 교쿠천황(斉明天皇) 2년에 지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야사카신사의 누리집에는 " 創祀については諸説あるが、斉明天皇2年(656)に高麗より来朝した使節の伊利之(いりし)が新羅国の牛頭山に座した素戔嗚尊を山城国愛宕郡八坂郷の地に奉斎したことに始まるという"(창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사이메이 천황 2년(656)에 고구려에서 온 사절 이리시가 신라국 우두산에 앉은 소전오존을 야마시로국 아타고군 야사카향 땅에 모신 데서 비롯된다고 합니다."라고 되어 있어 그 내용이 다르다. 즉, 창사의 시점이 665년이 아니라 656년이며 교쿠 천황이 아니라 사이메이 천황(斉明天皇) 시절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그 창사는 고구려인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결론》 거짓과 꽃에 대한 증오

▶ 거짓과 왜곡에 기반한 주장

- 민주국가에서 국가 또는 공동체를 상징하는 꽃(식물)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권리이며 구성원의 인식은 늘 변화하므로 그러한 의견은 필요하기도 하다.

- 그러나 그 의견이 거짓과 왜곡에 기반해 있다면 그것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공동체가 거짓에 기반해서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의견을 경청해야 할 이유도 없다.

▶ 꽃에 대한 증오가 낳는 결과 

 

- 민주국가에서 국가 또는 공동체를 상징하는 꽃(식물)을 갖는다는 것은 구성원 전체가 자연을 함께 느끼고 공유하며 더불어 성숙해짐을 뜻하기도 한다.

- 식민지 시대로부터 받은 아픔과 트라우마를 동원하여 특정 식물에 대한 증오감을 키우고, 거짓과 왜곡에 기초하여 적대감을 확대하는 행위는 공동체를 파괴로 이끌 뿐 그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두 얼굴의 무궁화』가 펼치는 주장을 우리 공동체가 경청해서도 수용해서도 안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