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국이 어수선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기치로 임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한테 나가떨어지고, 후임 추미애 장관도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교체됐다. 그 와중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부정부패 이명박, 국정농단 박근혜 사면론을 슬그머니 들고 나왔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고 꼬리를 내렸다.
문재인 정권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레임덕의 기미까지 보인다. 이런 어수선한 정국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리한 글이 자유기고가 홍기표가 쓴 '문재인의 후퇴전술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다음은 '문재인의 후퇴전술 시작되다' 전문이다. <林 山>
[시론] 문재인의 후퇴전술 시작되다 - 홍기표
1. 문재인 정권의 전략기조가 변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추미애에 대한 해고통보 이후 비서실장 교체가 있었고, 그 뒤로 이낙연의 입을 빌려서 이명박과 박근혜 사면에 대한 찔러보기가 있었다.
얼마전에는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발언이 있었다. 얼핏보면 기자회견 중에 튀어나온 그냥 한마디 같지만 사실은 저 말 한마디를 던지기 위해 신년기자회견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오늘 유시민의 사과문이 나왔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이 가리키고 있는 단 하나의 일관된 방향성이 있다. 그것은 대통령 레임덕 최소화와 퇴임후 안전보장을 위한 후퇴전술이다.
2. 문재인 정권의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의 정국운영 방침과는 근본적인 방향성을 달리하는 전략적 변화다. 지금까지는 "권력이란 모름지기 잡고 있을 때 휘둘러야 한다"는 천박한 당파성을 기조로 잡고 있었고, 문빠라 불리는 어용군중들이 이러한 패악질 전략의 행동대원으로 동원되었다.
그런데 패악질 전략이 회를 거듭할수록 한계에 봉착하게 되고, 그 와중에 한편으로는 점점 임기말이 다가오자 기존의 방향을 180도 바꿔서, 털고가기와 끌어안기 같은 포용전략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문재인이 '맹' 하다고 해도 '생존' 문제는 본능이기 때문에 퇴임전 후퇴전술은 불가피하다.
3. 패악질 전략에서 포용전략으로의 전환은 단기적으로 몇가지 효과가 있다. 일단 검찰에 대해 '달래기' 효과가 있다. 최근의 여러 현상들은 특히 이 지점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한편, 최근에 이탈한 외곽 지지층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사람들은 말 한마디만 잘해주면 쌓아둔 응어리도 잘 풀어지기 때문에 '윤석렬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말 한마디로 실제 돌아오는 지지층이 있을 수 밖에 없다.
4. 한가지 걱정되는 문제는 임종석 및 그 아류들이다. 임종석은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심지어는 윤석렬과 싸우는 전략을 넘어 감사원장한테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아무래도 문재인이 거기까지는 아직 전화를 안해준 모양이다. 큰일이다. 누가 "야 니네 대장 노선 바꼈어!"라고 말이라도 전해 줘야 하는데..... 잘못하면 전대협 동우회 전체가 6.25때 남부군처럼 본대는 철수했는데 혼자 지리산에 남아서 X될 수 있다.
4. 포용전략으로의 전환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소득주도 성장론 같은 거야 그냥 소리 소문 없이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면 되고, 추미애나 윤미향도 대충 털고 가면 된다. 반발은 있겠지만 진압 가능한 수준일 것이고, 결국 털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탈원전을 빙자한 원전파괴 문제라든가 울산시장 선거개입 문제 같은 것은 이미 사법적인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털고 갈지 의문이다. 털어버릴 수나 있을까? 모르겠다.
5. 털고가기와 포용전략의 하이라이트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 정권 홍위병 해체다. 12월은 너무 선거에 임박한 상태라 내가보기엔 이낙연 말고 다른 스피커를 이용해서 뻐꾸기를 몇번 더 날리다가 8월15일 이전에 대규모 특사를 감행할 수 있다.
선거 끝나면 캠프는 해체하는 게 정상이다. 더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리를 맡았다면, 과격 지지층을 몰고 다니면서 권력의 힘을 극대화하자는 악마의 속삭임을 거부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캠프는 해체하는 데 5년이나 걸린 셈이다. 대규모 홍위병들과 어울리며 패악질 놀이에 심취해서 4년을 허비하다가 이제 와서 나름 정교한 후퇴전술을 구사하는 문재인 정부라니! 늦었지만 환영이라도 해야 되나?
글쓴이 홍기표(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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