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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박영선, 오세훈 후보 슬로건 비교 - 홍기표

林 山 2021. 4. 3. 13:41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 결과는 야당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표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기고가 홍기표는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오세훈 슬로건 비교'라는 제목의 글에서 야당인 국민의힘당 오세훈(吳世勳, 60) 후보와 여당인 민주당 박영선(朴映宣, 61) 후보의 슬로건을 재미있게 비교 분석하고 있다. 선거 슬로건에서도 박영선이 오세훈에게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내용인지 한번 읽어보자.<林 山>

 

자유기고가 홍기표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 오세훈 후보 슬로건 비교

 

야당인 국민의힘당 오세훈 후보의 슬로건은 '첫날부터 능숙하게!'이다. 한편 여당인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슬로건은 '합니다!' 인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세훈의 '첫날부터 능숙하게'는 잘 만든 슬로건이다. 그 이유는 우선, 슬로건이 일단 10자 이내로 간단명료하다. 다음, 슬로건이 무엇보다 후보의 몸에 잘 맞는다. 어차피 서울시민들은 오세훈이 전임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민들은 오세훈의 이 슬로건이 어떤 맥락에서 제시된  논리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분명히 먹히는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세훈의 슬로건은 약점을 강점으로 뒤바꾸는 효과가 있다. 유권자들은 '오세훈이 지난번에 서울시장하다가 때려치웠는데 왜 또 나오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세훈에게는 이 부분이 이번 선거에서 최대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약점을 '능숙하게!'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나이가 많고 여러 번 출마했다는 약점을 '준비된 대통령'로 바꿔치기한 것과 같은 수법이다. 

 

서울시장 임기 1년 짜리 보궐선거라는 맥락에서도 '첫날부터 능숙하게!'는 논리적 환경에 부합한다. 보통 슬로건 회의하자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름답고 좋은 말들을 선호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슬로건은 평이하고 별거 아닌 말로 구성된, 후보의 몸에 잘 맞는 말로 만든 슬로건이다. 

 

박영선의 '합니다!'는 세 글자밖에 되지 않아서 심플한 맛은 좋다. 그러나, 품고 있는 논리적 맥락으로 보면 정세 돌출적 슬로건으로 보인다. 실행력(實行力)은 대개 여당 후보들이 선거구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주로 많이 강조하는 선거 슬로건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대통령 임기말에 실시되는 선거다. 대통령 문재인이 동네 북 터지듯이 여기저기서 난타당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메리트도 없는 여당이라는 포지션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도대체 있는 것일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여성을 강조하면 몰라도 말이다. 

 

'합니다!'는 약간 뜬금없기도 하다. 도대체 뭘 한다는 것이지? 선거를 한다는 것인가? 내가 보기엔 중학생이 아빠 양복을 입고 나온 것처럼 후보의 몸에 맞지 않는 옷 같다. 

 

글쓴이 홍기표(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