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임씨(長興林氏)

참봉동와공묘지(參奉東窩公墓誌) - 임병동(林炳東)

林 山 2021. 4. 3. 21:28

公諱永祈字如弼號東窩姓林氏長興人大唐翰林學士忠節公諱八及之后也. 有諱貴枝文縣監號三松移居于醴泉之西栗里是爲肇基之祖. 六世傳以有諱支厦字指卿號松窩成均進士行獻陵參奉公之事蹟如旣敍. 后五世傳以有諱正漢於公之曾祖也. 字卓汝贈通訓大夫秘書郞. 祖諱致裕字聖問號東崖贈通政大夫秘書監扶宗敦睦恤婣婣周貧鄕隣稱服. 考諱韓鎬字士極贈嘉善大夫法部協辦妣贈貞夫人蔚珍張氏光世之三女也. 公高宗己巳三月二日生將仕郞行莊陵參奉陞中樞院議官有遺稿. 性稟峻嚴外柔內剛出入於鄕黨文學行誼一遵古人規範見重於人. 厭避繁華隱於花溪山水之間者十有餘年復還故土甲戌三松亭重建全州修譜多有成就庚辰二月一日卒享年七十二. 葬于栗里松谷間山西坐有碣. 配淑夫人禮安金氏郡守南一后輝駿之女生一男一女墓公苗合兆. 配潘南朴氏平度公巖后濟弼之女有三女墓公墓雙兆. 以下不盡錄. 顧余不肖及子孫之所處別無大過渡世蓋嘗乃祖東窩公之遺蔭豈不恰也. 嗚呼! 公之厚德高風表我一門慶流來後世世發展宜無窮矣. 玆置小石式薦微誠始竪略敍世系生卒墓以爲遺壙之誌.

 

丙辰二月上元 不肖孫 道議員 炳東 謹識

 

공(公)의 휘(諱)는 영기(永祈), 자(字)는 여필(如弼, 주1), 호(號)는 동와(東窩, 주2), 성(姓)은 임씨(林氏), 관(貫)은 장흥인(長興人)으로 대당(大唐) 한림학사(翰林學士) 충절공(忠節公) 휘(諱) 팔급(八及)조의 후손이시다. 

 

중세에 이르러 시중(侍中) 평장사(平章事, 주3)를 지내시고 장흥군에 봉해지신 휘 세은(世殷)조로부터 칠대손이신 휘 귀지(貴枝)조는 현감(縣監)을 지내시고 호는 삼송(三松)이시며, 예천(醴泉)의 서쪽 율리(栗里)에 이거(移居)하셨으니 이분이 바로 장흥임씨(長興林氏)의 터전을 닦으신 조상이시다. 삼송공으로부터 6대손인 휘 지하(支厦), 자 지경(指卿), 호 송와(松窩), 성균진사(成均進士) 행헌릉참봉(行獻陵參奉公)분은 그 사적(事蹟)을 이미 기록한 바 있다. 

 

지하분의 5대손인 휘 정한(正漢)분은 동와공의 증조(曾祖)이시고, 자는 탁여(卓汝), 증통훈대부(通訓大夫, 주4) 비서랑(秘書郞, 종6품)을 지내셨다. 조부(祖父)의 휘는 치유(致裕), 자는 성간(聖問), 호는 동애(東崖) 증통정대부(贈通政大夫, 주5) 비서감(秘書監, 종3품)으로 종족(宗族)을 부호(扶護)하시어 돈목(敦睦)케 하시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살길을 마련하여 주시니 주위에서 칭송이 자자하였다. 고위(考位, 돌아가신 아버지)는 휘 한호(韓鎬), 자 사극(士極)이시고, 증가선대부(贈嘉善大夫, 주6) 법부협판(法部協辦, 종2품)을 지내셨으며, 비(妣, 돌아가신 어머니) 증정부인(贈貞夫人, 주7) 울진장씨(蔚珍張氏)는 광세(光世)분의 세째 따님이시다. 

 

동와공은 고종(高宗) 기사년(己巳年) 3월 2일생으로 장사랑(將仕郞, 종9품) 행장릉참봉(行莊陵參奉, 종9품)에 이어 중추원의관(中樞院議官, 국회의원, 정2품)으로 관위가 올랐으며, 유고(遺稿)가 남아 있다. 성품이 준엄하시고, 외유내강(外柔內剛)으로 일찍이 유문(儒門)에 출입하시어 문학(文學)이 높고 행의(行誼)에 있어 옛 성현을 그대로 본받아 모범을 보이시니 많은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으셨다.

 

동와공은 번화(繁華)함을 싫어하여 화계(花溪)의 자연 속에 은거(隱居)하시다가 10여년 만에 다시 고향에 돌아와 갑술년(甲戌年)에 삼송정(三松亭)을 중건(重建)하시고, 전주(全州)에서 대동보(大同譜)를 만드신 후 경진년(庚辰年) 2월 1일 향년 72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경상북도 예천군 유천면 율리(栗里) 송곡(松谷, 솔골) 사이의 산에 서좌동향(西坐東向, 서쪽에 자리 잡고 동쪽을 바라봄)으로 안장되시고, 비석이 세워져 있다. 

 

동와공의 배위(配位)는 숙부인(淑夫人, 주8) 예안김씨(禮安金氏) 군수(郡守) 남일(南一)분의 후손 휘준(輝駿)분의 따님으로 1남 1녀를 두셨으며, 공의 묘에 합장(合兆)되셨다. 계배위(繼配位)는 반남박씨(潘南朴氏) 평도공(平度公) 암(巖)분의 후손 제필(濟弼)분의 따님으로 3녀를 두셨으며, 공의 묘와 쌍분(雙墳, 雙兆)으로 안장되셨다. 이하 후손들은 다 기록할 수 없다. 

 

불초(不肖, 못난 자식)는 물론 자손들에 이르기까지 각자 살고 있는 자리에서 큰 탈 없이 지내는 것은 오로지 할아버님 동와공의 음덕(蔭德) 때문이니 어찌 흡족하지 않으리요! 오호라! 공의 후덕(厚德)함과 고결한 풍모는 우리 임씨(林氏) 가문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자랑으로 대대손손 무궁한 발전이 있을진저! 여기에 작은 비석을 세우고 공의 세계(世系)와 생졸(生卒), 묘(墓) 등을 간략하게나마 기록함으로써 묘지(墓誌)로 삼고자 한다.

 

병진년(丙辰年) 2월(二月) 상원(上元, 주9) 못난손자(不肖孫) 도의원(道議員) 병동(炳東) 삼가 쓰다(謹識)

 

주1) 여필(如弼)은 '도지개만 같아라'라는 뜻이다. 도지개는 틈이 나거나 뒤틀린 활을 바로 잡는 틀을 말한다. 자 여필에는 세상을 바로잡는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2) 동와(東窩)는 동쪽에 있는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그만 움집이라는 뜻이다. 동쪽에 숨어사는 사람, 동방의 은자(隱自)라는 뜻을 담고 있다. 

 

주3) 시중(侍中)은 고려 시대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의 최고 관직이다. 종1품 재상직의 통칭이다. 고려 후기에는 도첨의시중(都僉議侍中)이라고도 하였다. 평장사(平章事)는 고려 문종 때에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郎平章事), 중서시랑평장사(中書侍郎平章事), 문하평장사, 중서평장사가 있었으며, 정원은 각 1인이었다. 품계는 모두 정2품이었다.

 

주4) 통훈대부(通訓大夫)는 조선시대 문신 정3품 하계(下階)의 품계명이다. 문산계에서는 정3품 상계인 통정대부 이상을 당상관(堂上官), 하계인 통훈대부 이하를 당하관(堂下官)이라 하였다. 조선이 건국된 직후인 1392년(태조 1) 7월 문산계가 제정될 때 정3품 상계는 통정대부, 하계는 통훈대부로 정하여져 '경국대전'에 그대로 법제화되었다. 당하관에 해당되는 관직으로는 정(正), 직제학, 편수관, 좌유선(左諭善), 우유선, 판교(判校), 좌통례(左通禮), 우통례, 제거(提擧), 찬선(贊善), 상호군(上護軍), 목사, 대도호부사 등이 있다.

 

주5) 통정대부(通政大夫)는 조선시대 문신 정3품 상계(上階)의 품계명이다. 정3품 상계부터 당상관이라 하였고, 하계 이하를 당하관이라고 하였다. 조선이 건국된 직후인 1392년(태조 1) 7월 문산계가 제정될 때 정3품 상계는 통정대부, 하계는 통훈대부로 정하여져 '경국대전'에 그대로 수록되었다. 정3품 당상관에 해당하는 관직으로는 도정(都正), 부위(副尉), 참의(參議), 참지(參知), 도승지, 좌승지, 우승지, 좌부승지, 우부승지, 동부승지, 판결사(判決事), 대사간, 참찬관(參贊官), 부제학, 규장각직제학, 대사성, 좨주(祭酒), 수찬관(修撰官), 보덕(輔德) 등이 있다.

 

주6) 가선대부(嘉善大夫)는 조선시대 종2품 하계(下階) 문관의 품계명이다. 고려시대의 자덕대부(資德大夫)에 해당한다. 1392년(태조 1) 7월 새로 관제를 제정할 때 설치되었으며, 1894년(고종 31) 갑오경장 때 칙임관(勅任官)의 하한(下限)인 종2품을 가선대부라 하고, 의정부도헌(議政府都憲), 각 아문 협판(協辦), 경무사(警務使) 중 초임자가 이에 해당하였다.

 

주7) 정부인(貞夫人)은 조선시대 외명부 중 문관·무관의 적처에게 내린 정2품, 종2품의 위호(位號)다. 문무관 정2품 정헌대부(正憲大夫), 자헌대부(資憲大夫)와 종2품 가정대부(嘉靖大夫), 가선대부(嘉善大夫)의 적처(嫡妻)에게 내린 작호다. 1396년(태조 5)에 문무관 2품의 처를 현부인(縣夫人)이라 봉하였다가, 1417년(태종 17)에는 정부인으로 개정하였다. 또한 1435년(세종 17)에는 2품 이상의 적처에게 같은 성씨를 구별하기 위하여 ‘모관모처모씨위모부인(某官某妻某氏爲某夫人)’이라 일컫게 하였다.

 

주8) 숙부인(淑夫人)은 조선시대 외명부(外命婦) 중 문무관처가 내린 정3품 당상 작호(爵號)이다. 문무관 정3품의 당상관(堂上官)인 통정대부(通政大夫), 절충장군(折衝將軍)의 적처(嫡妻)에게 내린 작호이다.

 

주9) 상원(上元)은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명절이다. 중원(中元)은 음력 7월 15일, 백중날), 하원(下元)은 음력 10월 15일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2월인데 상원이라는 말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