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들고 있던 주식이 3번이나 상한가를 치는 바람에 기백만원의 수익이 났다. 주식 투자 수익금을 어떻게 쓸까 며칠을 이리저리 궁리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용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의 빚을 진 사람들을 떠올렸다. 은혜를 갚아야 되는데 게으름과 건망증 때문에 잊어버린 사람들도 기억의 저편에서 끄집어냈다.
마음의 빚이 큰 사람부터 순서대로 명단을 작성했다. 명단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묻지도 떠지지도 말고 계좌번호를 보내라고 문자 메시지를 넣었다. 몇 년만에 소식을 전한 사람도 있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이었으니 당황한 사람도 있었으리라.
대부분의 지인은 문자 메시지를 받은 즉시 계좌번호를 보내왔다. 그런데, 교직에 있는 후배 한 사람만은 계좌번호를 보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화를 걸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빨리 계좌번호를 보내라고 재촉했다. 왜 그러느냐고 이유를 묻기에 대충 뭐 좀 보낼 게 있다고 둘러댔다. 그제서야 후배는 마지못해서 계좌번호를 보내왔다.
계좌번호를 다 모은 다음 인터넷 뱅킹으로 30만원에서 100만원씩을 보냈다. 다 보내고 나서 뜻하지 않게 공돈이 생겨서 용돈을 좀 보냈으니 아무 부담 갖지 말고 마음대로 쓰라고 메시지를 넣었다.
사실 액수야 얼마 안되지만, 그렇게 다 보내고 나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었다.
2021. 5. 5.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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