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구와쑥(은쑥)

林 山 2021. 12. 9. 17:32

2014년 5월도 끝나갈 무렵 강원도 정선 함백산 기슭에 있는 정암사에서 은회색 이파리가 무성한 쑥을 만났다. 야생화 전문가들은 이 쑥의 이름을 구와쑥이라고 했다. 구와쑥은 쑥속 가운데 좀처럼 만나기 힘든 종이다. 은회색 잎이 무성한 구와쑥은 신비한 느낌과 함께 귀티가 났다.  

 

구와쑥은 초롱꽃목 국화과 쑥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아르테미시아 라시니아타 빌데노브(Artemisia laciniata Willd.)이다. 영어명은 사이비어리언 웜우드(Siberian wormwood)이다. 구와쑥의 일어명과 중국명은 찾지 못했다. 구와쑥의 이명에는 은쑥, 국화쑥, 오랑캐쑥, 아지랭이쑥 등이 있다. 꽃말은 '사모하는 마음'이다. 

 

구와쑥/은쑥(정선 함백산 정암사, 2014. 5. 26)

구와쑥의 뿌리줄기는 굵고 비스듬히 또는 옆으로 벋는다. 키는 25~40cm 정도이다. 처음에는 줄기에 거미줄 같은 털이 있으며, 가지가 갈라진다. 근생엽은 방석처럼 퍼져 나고 긴 타원형이며, 2회 우상으로 갈라지고 긴 엽병과 더불어 길이 12~18cm, 나비 5.5~6cm로서 뒷면에 복모가 있다. 제1차 열편은 8쌍으로서 타원형이며, 제2차 열편은 긴 타원형으로서 중앙까지 갈라진다. 소열편은 예두이며 밑부분의 나비가 0.5~0.7mm이고, 엽축은 밑부분이 나출되며 윗부분이 빗살같다. 줄기잎은 근생엽과 같지만 점차 작아져서 선형으로 된다.

 

꽃은 8~10월에 원추상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머리모양꽃차례는 둥글고 길이 2.5~4mm, 지름 4~6mm로서 황갈색이다. 총포조각은 털이 없고 4줄로 배열된다. 외포편은 넓은 달걀모양으로서 길이 2.5mm 정도이다. 중포편과 내포편은 넓은 타원형이다. 열매는 수과로서 길이 1.2mm정도이다.

 

구와쑥과 은쑥(Silvermound, 학명 Artemisia schmidtiana)은 어떻게 다른가? 사실 두 종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조차 학명 Artemisia laciniata Willd.(구와쑥)에 한글명을 은쑥이라 기재한 표찰을 달아놓은 경우도 있다. 구와쑥(Artemisia laciniata Willd.)의 일어명과 중국명은 구글 검색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반면에 은쑥의 일어명은 아사기리소우(あさぎりそう, 朝霧草) 또는 하쿠산 요모기(ハクサンヨモギ, 白山蓬·艾)이다. 중국명은 챠오우차오(朝雾草) 또는 인예차오(银叶草)이다. 

 

은쑥은 반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15~30cm 정도이다. 줄기는 잘 분지되고 백색의 털이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손바닥형 복엽으로 2회 갈라진다. 소엽은 나비 1mm정도의 선형이며, 양면에 은색의 복모가 난다. 여름에 피는 꽃은 총상화서에 연노란색으로 작게 핀다. 열매는 수과이다. 건조에 강하여 옥상조경용 소재로 인기가 있다. 암석정원, 지피식물로 활용도가 높다. 줄기는 식용한다.

 

구와쑥의 원산지는 한반도이고, 함경북도 백두산 주변 지역에서 자란다. 은쑥의 원산지는 원산지는 사할린이다. 구와쑥과 은쑥은 원산지만 다를 뿐 나머지 형태와 생태는 거의 같다. 꽃말도 같다. 구와쑥과 은쑥에 대해서는 식물 분류학자들의 교통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아지랑이은쑥 (Artemisia schmidtiana 'Nana')은 은쑥의 왜성종이다. 은쑥을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이다. 키는 15cm 정도로 낮게 자란다.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꽃보다는 잎을 감상하기 위해 기른다. 

 

2021. 12. 9.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모시풀  (0) 2021.12.14
밤나무 '포근한 사랑'  (0) 2021.12.12
인디언국화(천인국)  (0) 2021.12.08
삼채(三菜, 蔘菜, 뿌리부추)  (0) 2021.12.07
갯기름나물  (0)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