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밤나무 '포근한 사랑'

林 山 2021. 12. 12. 13:44

6월 중순부터는 밤나무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조선시대 초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사가집(四佳集)'에서 '밤꽃이 눈처럼 피었고 향기가 진동하네'라고 노래했다. 어릴 적에는 잘 모르다가 어른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되는 밤꽃 냄새는 그리 향기롭지는 않다. 

 

밤꽃이 필 무렵, 밤나무 근처를 지나가면 정액 냄새 같은 축축하면서도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정액과 밤꽃에는 스퍼미딘(Spermidine)과 스퍼민(Spermine)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 축축하고 비릿한 밤꽃과 정액 냄새는 바로 스퍼미딘과 스퍼민이 내는 냄새다. 그래서 밤꽃 냄새를 양향(陽香)이라고도 한다. 수컷의 냄새라는 말이다.     

 

밤은 대추, 배, 감과 함께 조율이시(棗栗梨枾)라고 해서 제상(祭床)에도 빠질 수 없는 과일이다. 제상은 맨 앞줄 왼쪽에서부터 대추와 밤, 배, 감을 차례로 진설한다. 제사를 지낼 때 다른 제물은 몰라도 조율이시만은 제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조율이시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밤나무는 근본-선조를 잊지 않는 나무로 여겨진다. 밤을 땅에 심으면 싹이 나와 꽤 자랄 때까지 밤껍질이 어린나무 뿌리에 계속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사람들은 자기를 낳아 준 부모의 은덕을 잊지 않는 나무로 보았다.

 

대추에는 씨가 한 개 들어 있다. 또, 열매에 비해 씨의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대추는 왕(王)을 상징한다. 밤은 한 송이에 세 톨이 들어 있다. 이는 벼슬아치로서는 최고의 관직인 영의정(領議政), 우의정(右議政), 좌의정(左議政) 등 삼정승(三政丞)을 의미한다. 배는 씨가 6개 들어 있다. 이는 이호예병형공(吏戶禮兵刑工) 육조판서(六曹判書)를 상징한다. 감은 8개의 씨가 들어 있다. 이는 팔방백(八方伯), 즉 팔도의 으뜸벼슬 관찰사(觀察使)를 의미한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제삿상에 조율이시를 진설함으로써 조상에게 자손의 출세를 기원했던 것이다.   

 

밤나무 꽃(충주 계명산, 2021. 6. 20)

밤나무는 참나무목 참나무과 밤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이다. 밤이 중요한 먹거리였던 옛날에는 밥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밤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꽃말은 '포근한 사랑', '정의'이다. 

 

밤나무의 학명은 카스타네아 크레나타 지볼트 & 추카리니(Castanea crenata Siebold & Zucc.)이다. 속명 '카스타네아(castanea)'는 고대 그리스어 '카스타네이아(kastáneia)에서 유래한 라틴어 이름이다. '밤나무(chestnut tree)' 또는 '밤나무 열매(chestnut)'라는 뜻을 가진 명사다. 종소명 '크레나타(crenata)'는 '금이 있는, 톱니 모양의(notched)' 또는 '무딘 톱날 모양의, 구(溝)의, 열(裂)의, 극(隙)의(crenate)'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크레나투스(crēnātus)'에서 여성형 단수로 어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지볼트(Siebold)'는 독일의 의사이자 생물학자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이다. 지볼트는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처음 가르친 유럽인으로 유명하며, 일본의 식물과 동물 고유종을 연구했다. '추카리니(Zucc)'는 독일의 식물학자 요제프 게르하르트 추카리니(Joseph Gerhard Zuccarini, 1797~1848)이다. 뮌헨 대학교 식물학과 교수였던 추카리니는 지볼트가 일본에서 수집한 식물을 분류하는 것을 도왔으며, 멕시코 등지의 식물도 함께 기술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 등재된 밤나무의 영어명은 코리언 카스타니아(Korean castanea)다. '한강토(조선반도)에 자생하는 밤나무'란 뜻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 등재된 밤나무의 영어명은 체스넛(chestnut)이다. '밤나무, 밤'이란 뜻이다. 일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미카와의 식물 관찰)에 등재된 영어명은 재퍼니즈 체스넛(Japanese Chestnut)이다. 국표와 'Flora of Mikawa'에 등재된 일본명은 구리(クリ, 栗)이다. 'Flora of Mikawa'에 등재된 구리(栗)의 이명은 시바구리(シバグリ, 柴栗, 芝栗)이다. 열매가 큰 재배종 밤나무는  단바구리(タンバグリ, 丹波栗), 열매가 작은 야생 밤나무는 시바구리(柴栗, 芝栗)이다. 중문판 빠이두백과(百度百科)에 등재된 밤나무의 중국명은 르벤리(日本栗)이다. 

 

밤나무는  한강토(조선반도)와 일본이 원산지이다. 한강토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동북지방 등 섭씨 12도의 등온선을 중심으로 하여 난대 중부에서 온대 북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자란다. 일본에는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지에 분포한다. 빠이두백과에는 르벤리(日本栗)에 대해 '일본이 원산지이며, 한강토 남부에도 분포한다. 중국은 1910년경 한강토에서 들여왔다. 랴오닝(辽宁), 샨동(山东), 쟝시(江西), 타이완(台湾) 등지에 도입되었다.'고 나와 있다. 남미, 호주 등지에도 분포한다. 세계의 주요 밤 생산지는 한반도와 일본, 중국, 북미, 유럽, 중동아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이스 등이다.  

 

한반도에서 밤나무는 전국의 표고 100~1,100m에서 자란다. 부여, 공주 등 충남 지역과 하동, 산청, 광양, 순창, 임실 등 남부 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밤나무는 현재 과천시의 상징나무다.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에는 천연기념물 498호로 지정된 밤나무 노거수가 있다. 수령 약 6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밤나무는 뿌리목 둘레 6.4m, 키 14m에 이르는 거목이다. 강릉시 주문진읍 교향리 623번지에도 1962년 천연기념물 제97호로 지정된 밤나무가 있었다. 이 밤나무는 1991년 보존 가치를 상실하여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북한의 함경남도 금야군 중동리 소재 인흥왕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72호, 신포시 호만포리 소재 삼일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23호, 함경북도 회령시 성북리 소재 회령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32호, 평안남도 성천군 장상리 소재 성천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41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반도의 밤나무는 낙랑고분(樂浪古墳)에서 밤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2000여 년 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가야고분(加耶古墳)에서도 밤이 출토된 바 있다. 1,700년 전 중국 시진(西晋)의 첸셔우(陳壽, 233~297)가 지은 '싼궈즈(三國志)' <웨이즈(魏志) 동이촨(東夷傳)> 마한편(馬韓篇)에는 '마한의 금수초목은 중국과 비슷하지만 굵은 밤이 나고 크기가 배만 하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일연(一然)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 원효(元曉)의 탄생설화에는 사라율(裟羅栗)이라는 밤나무 품종 이야기가 실려 있다. 1123년 송(宋)나라 사신 쉬징(徐兢)이 쓴 '쉬안허펑싀까오리투징(宣和奉使高麗圖經)'에도 '과실 중에 크기가 복숭아만 한 밤이 있으며 맛이 달고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려사(高麗史)'에도 예종(睿宗)과 인종(仁宗) 때 밤나무 재배를 독려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 왕조는 밤나무 재배를 더욱 장려하였다. 밤이 식량자원으로서도 중요했지만 유교 이념에 따른 조상 숭배 사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나라의 제사 관련 업무를 관장하던 봉상시(奉常寺)에서는 신주(神主)를 반드시 밤나무로 만들었고, 민간에서도 위패(位牌)와 제상 등 제기(祭器)의 재료는 대부분 밤나무였다. 밤나무의 수요가 많아지자 밤나무 벌채를 금지하는 율목봉산(栗木封山)까지 두기도 했다. 세조(世祖)의 명으로 편찬한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옻나무, 뽕나무 등과 함께 밤나무를 벌채한 자를 처벌했다는 기록이 있다. 허균(許筠, 1569~1618)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밀양에서 나는 밤이 크고 맛이 가장 좋으며, 지리산에서도 주먹만 한 큰 밤이 난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서인(西人)의 영수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와 밤나무에 얽인 이야기가 전해 온다. 어느 날 한 괴승이 율곡의 집에 왔다. 그는 어린 율곡을 보더니 "밤나무 천 그루를 시주하지 않으면 이 집 아들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것이요."라고 말했다. 율곡의 아버지가 뒷산에 심어 놓은 밤나무를 시주하겠다고 하자, 괴승은 산에 올라가서 밤나무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세 번이나 세었는데도 구백 구십 구 그루뿐이었다. 가족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했다. 그때 숲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나도 밤나무요"하고 외쳤다. 그러자 그 괴승은 호랑이로 변하더니 멀리 도망쳐 버렸다. 율곡은 훗날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과 쌍벽을 이루는 성리학자(性理學者)가 되었다. "나도 밤나무요"하고 외친 나무는 진짜 밤나무와 매우 닮아서 사람들은 이 나무를 나도밤나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다.

 

밤나무 꽃(충주 계명산, 2021. 6. 20)

밤나무는 높이 10~20m, 지름 30cm~1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암갈색 또는 암회색이며,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일년생가지는 자줏빛이 도는 적갈색을 띠며, 짧은털 또는 별모양 털이 나왔다가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곁가지에서는 2줄로 배열된다. 잎 모양은 타원형, 긴 타원형 또는 타원상 피침형이며 점첨두에 원저 또는 아심장저이고 길이는 10~20cm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고, 17~25쌍의 측맥이 비스듬히 평행하게 달린다. 측맥 끝은 침형이다. 잎 표면은 털이 없거나 맥 위에 털이 있으며, 선점(腺點)이 밀포한다. 잎자루는 길이 1~1.5cm로서 털이 있고 턱잎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6월에 흰색 또는 연노란색으로 핀다. 새가지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곧추 자라는 꼬리모양꽃차례에 많이 달린다. 수꽃차례는 유백색이다. 수꽃은 6장의 꽃덮이조각(花被片)과 10개 정도의 수술로 되어 있다. 암꽃은 수꽃 아래에 보통 3개씩 한군데에 모여달리고 포로 싸인다. 암꽃은 6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씨방과 6개의 암술대로 이루어져 있다. 

 

겉열매껍질에는 가시가 있고, 익으면 벌어지지만 속겉열매껍질은 잘 벗겨지지 않는다. 밤송이가 4갈래로 벌어지면 속열매가 드러난다. 견과는 1~3개씩 들어 있다. 견과의 지름은 2.5 ~ 4cm이다. 익은 밤은 갈색을 띤다. 밑부분은 흰색 털이 달린 좌가 전부 차지한다. 열매는 9~10월에 성숙한다.

 

밤나무(충주 을궁산, 2022. 7. 16)

밤나무는 열매인 밤을 얻기 위해 재배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밤은 날로 또는 삶아서 먹거나 구워 먹는다. 과자나 요리에 첨가하기도 한다. 찹쌀과 대추, 잣 등과 함께 넣어 약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밤은 탄수화물이 30~50%에 이르며 지방, 당분, 식이섬유소, 회분 등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충분히 식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 밤이나 잣, 호도 등 딱딱한 깍지가 있는 과일을 자신의 나이 수대로 먹는 부럼 풍습이 있다. 이들 견과류를 부럼으로 먹으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밤나무는 녹음 효과가 좋아 조경수로 재배한다. 꽃은 꿀이 많아 밀원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목재를 얻기 위해 심기도 한다. 밤나무 목재는 가구재, 조각재, 건축재, 차량, 교량, 완구, 방직용 목관, 기구로 쓰인다. 위패나 장승, 거문고 뒷면, 철도 침목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밤나무 목재는 단단하여 잘 부서지지 않고 물과 습기에 잘 견디며 가공하기 쉽고 오래 간다. 또 방부제 역할을 하는 타닌 성분이 많아서 잘 썩지 않으므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밤나무는 버섯 재배 원목으로도 쓰인다. 나무껍질에서 얻은 타닌은 염색 또는 피혁 가공에 쓰인다.

 

밤송이(수원 광교산, 2005. 8. 28)

밤나무와 약밤나무의 열매를 본초명 율자(栗子) 또는 건율(乾栗)이라고 한다. 건비양위(健脾養胃), 보신(補腎), 강근골(强筋骨), 활혈지혈(活血止血)의 효능이 있어 반위(反胃, 만성구토), 수양성하리(水樣性下痢), 요각쇠약(腰脚衰弱), 토기(吐氣), 비출혈(鼻出血), 혈변, 도창상(刀槍傷)이나 골절의 종통(腫痛), 나력(瘰癧, 결핵성 경부 림프샘염) 등을 치료한다. 옛날 민간에서는 밤을 검게 태워 참기름에 이겨 발라 탈모를 치료하기도 했다. 율수근(栗樹根, 밤나무 뿌리)은 홍종아통(紅腫牙痛, 치통으로 벌겋게 부은 것)을 치료한다. 율수근 달인 물에 계란을 삶아 먹는다. 율엽(栗葉, 밤나무 잎)은 후정화독을 치료한다. 또 수렴제(收斂劑)로 사용하고 외용으로는 칠창(漆瘡)에 바른다. 율화(栗花, 밤꽃)는 극심한 하리(下痢), 혈변, 나력 등을 치료한다. 율각(栗殼, 밤껍질)은 반위, 비출혈, 혈변을 치료한다. 율부(栗荴, 밤 속껍질)은 나력, 생선뼈가 목에 걸린 것을 치료한다. 율모구(栗毛球, 總苞, 꽃대의 아래쪽에서 꽃의 밑동을 감싸고 있는 비늘 모양의 조각)는 단독(丹毒), 나력, 담핵(痰核), 백일해(百日咳)를 치료한다. 율수피(栗樹皮, 밤나무 겁질)은 단독, 나창(癩瘡), 구창(口瘡), 칠창(漆瘡)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건율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건율은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 태음인(太陰人) 약으로 분류된다.

 

'동의보감' <탕액편 : 과실>에는 율자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고[溫] 맛은 시며[酸] 독이 없다. 기를 도와주고 장위를 든든하게 하며 신기(腎氣)를 보하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한다. ○ 어느 곳에나 있는데 음력 9월에 딴다. ○ 과실 가운데서 가장 좋다. 말리려고 할 때에는 갑자기 말리지 말아야 한다. 생으로 두려면 눅눅하게 두지 말아야 한다. 밤을 모래 속에 묻어 두면 다음 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가서도 갓 딴 것과 같다. ○ 생밤(生栗)은 뜨거운 잿불에 묻어 진이 나게 구워 먹어야 좋다. 그러나 속까지 익히지 말아야 한다. 속까지 익히면 기가 막히게 된다. 생으로 먹어도 기를 발동하게 하므로 잿불에 묻어 약간 구워 그 나무의 기를 없애야 한다. ○ 밤의 한 가지 종류로서 꼭대기가 둥글고 끝이 뾰족한데 이것을 선율(旋栗)이라고 한다. 그 크기는 밤보다 좀 작을 뿐이다[본초].'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또 율피(栗皮, 밤껍질)에 대해 '이것을 부(荴)라고도 하는데 즉 밤알껍질이다. 이것을 꿀에 개어 바르면 피부가 수축된다. 늙은이의 얼굴에 생긴 주름살을 펴게 한다[본초].' 율모각(栗毛殼, 밤송이)에 대해 '반위(反胃)와 소갈증, 뒤로 피를 쏟는 것[瀉血]을 치료한다. 밤송이를 달여서 그 물을 마신다. 또는 독종(毒腫)을 치료한다[본초].', 율설(栗楔, 밤의 가운데 톨)에 대해 '밤 한송이 안에 3알이 들어 있을 때 그 가운데 것을 말한다. 혹은 쐐기톨이라고도 한다. 힘줄과 뼈가 풍으로 아픈 것을 낫게 하고 나력으로 붓고 아픈 데와 독이 서는 데 발라 준다. 화살촉이나 가시를 빼낸다[본초].'고 나와 있다.

 

밤송이(출처 학습그림백과)

국표에 등재된 한강토 자생종 밤나무의 유사종에는 약밤나무(Chinese chestnut, シナクリ, 평양밤나무) 1종이 있다. 약밤나무(Castanea bungeana Blume)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평양율(平壤栗) 또는 함종율(咸從栗)이라고도 한다. 중부 이북에 분포하나 남부 지방에서도 심고 있다. 밤나무에 비해 잎이 더 크고 거치는 더 깊다. 일년생 가지는 털이 있고, 과실은 소형으로서 저면은 좁고 속알은 약간 경미가 있다.

 

국표에 등재된 한강토 재배종 밤나무의 유사종에는 미국밤나무(Chestnut American, American sweet chestnut, アメリカグリ, アメリカンチェスナット), 유럽밤나무(Chestnut Eurasian, Chestnut European, Chestnut Spanish, Sweet chestnut, Spanish chestnut, Red horse, Chestnut Sweet, ヨーロッパグリ, セイヨウグリ) 등 71종이 있다. 

 

미국밤나무[Castanea dentata (Marshall) Borkh.]의 원산지는 캐나다, US이다. 성장 속도가 빨라 키가 30m에 달하기도 한다. 전에는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으나 밤나무줄기마름병 때문에 현재는 모두 없어진 상태이다. 꽃은 6~7월에 핀다. 유럽밤나무(Castanea sativa Mill.)의 원산지는 유럽과 소아시아다. 유럽에서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열매를 먹기 위해 재배했다. 목재는 단단하여 가구나 통, 건축 자재로 이용한다. 특히 발삼 식초를 숙성시키기 위한 통을 만들 때 밤나무를 쓴다. 

 

한강토에서 재배하는 밤나무의 국내 선발종으로는 산대율(山大栗), 광주조율(廣州早栗), 장위율(長位栗), 중흥율(中興栗), 옥광율(玉光栗), 산성율(山城栗), 백중율(白中栗) 등이 있다. 도입종으로는 모리와세(もりわせ, 森早生), 이부키(いぶき, 伊吹), 단자와(たんざわ, 丹澤), 도요타마와세(とよたまわせ, 豊多摩早生), 쓰쿠바(筑波), 아리마(ありま, 有馬), 긴요세(ぎんよせ, 銀寄), 리헤이(りへい, 利平) 등이 있다. 1958년경부터 밤나무혹벌의 발생으로 재래종 밤나무밭이 거의 전멸했고, 현재 한반도에서 재배하는 밤은 대부분 일본밤이다. 

 

2021. 12. 12. 林 山. 2023.2.6.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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