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까를로스 알까라스(세계 3위, 스페인, 21세, 영어식 발음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2024 윔블던 챔피언쉽 남자 단식 2회전을 통과 타이틀 방어를 위한 순항을 이어갔다. 3번 시드 알까라스는 7월 3일 올 잉글랜드 클럽 1번 코트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알렉산다르 부키치(69위, 호주, 28세)를 1시간 48분 만에 3-0[7(7)-6(5), 6-2, 6-2]으로 격파하고 3회전에 올라갔다.
1세트에서 챔피언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7(7)-6(5)으로 힘겹게 따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대의 전력과 구질을 파악한 알까라스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2, 3세트를 각각 6-2, 6-2로 가볍게 따내고 3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2020년 17세의 알까라스는 롤랑 가로스 예선 토너먼트에서 부키치에게 1-2(6-4, 6-7, 3-6)로 패한 바 있다. 4년 후, 그는 그랜드 슬램 트로피를 세 번 들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디펜딩 남자 단식 챔피언으로서 올 잉글랜드 클럽의 1번 코트에 들어섰다.
최근 대회에 앞서 부키치는 2023년 베이징에서 함께 연습했을 때 알까라스가 뿜어내는 아우라에 대해 "그가 꼭 경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분명 매우 훌륭한 테니스 선수다. 하지만 그의 명성이 훨씬 더 크고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부키치는 이어 "나는 코트에 있는데도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 그런데 알까라스가 코트에 등장하자 관중들 모두가 환호하며 미쳐가는 것 같더라. 그때 마치 '이 사람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랭킹이 66단계나 아래인 부키치는 지금까지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큰 기회 중 하나인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하면서 전혀 기가 죽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이날 부키치의 코너에는 2002년 윔블던 챔피언 레이튼 휴잇, 알까라스의 코너에는 2003 프랑스 오픈 챔피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가 자리잡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두 코치 모두 전 세계 랭킹 1위 선수 출신들이다.
경기가 끝난 뒤 알까라스는 "오늘 내 경기 내용에 대해 정말 기쁘다. 첫 세트는 긴장을 풀 수 있느냐 없느냐는 관건이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까라스의 3회전 상대는 29번 시드 프랜시스 티아포(29위, USA, 26세)다. 티아포는 2회전에서 보르나 코리치(89위, 크로아티아, 27세)를 3-0[7(7)-6(5), 6-1, 6-3]으로 물리치고 올라왔다.
알까라스는 티아포를 상대로 9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2년 전 US 오픈에서 티아포를 상대로 짜릿한 5세트 준결승전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티아포를 물리친 알까라스는 결승전에서 카스페르 루드를 3-1(6-4, 2-6, 7-6, 6-3)로 꺾고 생애 첫 그랜드 슬램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티아포가 그랜드 슬램 역사에 또 다른 장을 추가할 기회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알까라스는 "나는 무대 뒤에서 많은 선수들과 정말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일단 코트에 들어서면 그들은 친구가 아니다. 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집중하고 상대를 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테니스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그의 놀라운 상승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알까라스는 또 "프란시스는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가 대결하는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나는 내 좋은 무기를 시합에 투입해 그를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US 오픈에서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다. 나는 그가 정말 재능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잔디밭에서 그의 스타일로 훨씬 더 강인하다.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나는 그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정말 높은 수준의 테니스를 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면서 알까라스에게는 이날 부키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처럼 평정심의 발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면 경기 중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승리할 것이다. 상대와의 싸움이다. 상대방보다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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