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야닉 시너(세계 1위, 이탈리아, 22세)가 2024 윔블던 챔피언쉽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 올라가며 생애 두 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1번 시드 시너는 7월 7일 올 잉글랜드 클럽 1번 코트에서 열린 4회전에서 14번 시드 벤 쉘튼(14위, USA, 21세)을 3-0[6-2, 6-4, 7(11)-6(9)]으로 격파하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세트에서 쉘튼은 에이스 두 개를 작렬시키며 기세등등하게 첫 서브 게임을 따냈다. 두 선수는 게임 스코어 1-1에 이어 2-2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하지만, 시너는 세계 1위답게 상대를 두 게임에 묶어놓고 내리 4게임을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1세트를 6-2로 가져갔다.
2세트에서 시너는 상대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시너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착실하게 지켜 2세트를 6-4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세트 포인트에서 쉘튼은 백핸드 범실로 2세트를 시너에게 헌납했다.
3세트에 들어서 레벨을 올린 쉘튼은 시너의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게임 스코어 4-1로 리드를 잡았다. 이에 질세라 시너도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시너는 쉘튼이 5-4로 리드한 상황에서 놀라운 다리 사이 샷을 성공시켜 다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두 선수는 6-6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결국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는 포인트 스코어 1-1, 2-2, 5-5, 6-6, 7-7, 8-8에 이어 9-9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쉘튼의 분전에 1번 코트의 관중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쉘튼의 포핸드 포스드 에러(forced error)가 나오며 시너가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중요한 순간에 쉘튼이 더블 폴트를 범하자마자 경기는 끝나고 시너는 8강 진출이 확정됐다.
쉘튼은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세트 포인트를 3번이나 기록했지만 체력 저하로 인해 이를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는 7일 중 6일 동안 1, 2, 3회전을 모두 풀 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올라온 탓인 듯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시너는 "어려운 경기였다. 특히 세 번째 세트에서는 상대의 세트 포인트를 계속 무산시켜야 했다. 이 경기는 더 길어질 수 있었지만 3세트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5번 시드 다닐 메드베데프(5위, 러시아, 28세)는 7월 8일 1번 코트에서 열린 4회전에서 10번 시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0위, 불가리아, 33세)에게 행운의 기권승을 거두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에 올라갔다. 디미트로프는 1세트 3-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리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포기했다. 조기 낙승을 거둔 메드베데프는 귀중한 체력을 아낄 수 있게 됐다.
1세트 6번째 게임에서 디미트로프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밀어붙이다가 미끄러졌다. 그는 한 게임을 더 플레이하고 코트가 바뀔 때 트레이너를 불렀다. 치료를 위해 코트를 떠난 그는 몇 분 후 절뚝거리며 다시 코트에 돌아왔다. 그러나 메드베데프가 서브 게임을 따내고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된 디미트로프는 기권을 선언했다.
경기가 끝난 뒤 메드베데프는 "나는 그리고르와 함께 정말 많은 훌륭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안타깝다. 때로는 그가 이기고, 때로는 내가 이겼다. 잔디 코트에서 그와 경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잘 시작했다. 글쎄, 시작을 잘 못했는데 포인트가 좋았다. 그에게 정말 미안하다. 지금은 힘든 순간이고 그의 부상이 심각한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너의 준준결승 상대는 메드베데프다. 메드베데프는 윔블던 1번 코트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윔블던 챔피언쉽 주최측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화요일에 열리는 시너-메드베데프의 준준결승전을 다시 1번 코트에 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드베데프는 시너와의 상대 전적에서 6승 5패로 앞서고 있지만, 하지만 최근에는 시너를 상대로 5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경기는 2024 마이애미 준결승전이다. 이 경기에서 메드베데프는 시너에게 0-2(1-6, 2-6)로 완패한 바 있다.
메드베데프는 시너와의 경기를 앞두고 "나는 최고의 테니스를 쳐야 한다. 그는 내게 5번의 패배를 안겨 주었다. 그 중 4경기는 정말 힘들었고 마지막 하나는 그가 정말 쉽게 이겼다. 나는 최선을 다해 테니스를 치도록 노력할 것이다. 잔디 코트에서는 처음 만나는 거다. 흥미로운 전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잘 준비해서 가서 100%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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