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차' 알렉산더 즈베레프(27세, 세계 랭킹 4위)가 2024 US 오픈(총상금 7500만 달러, 약 998억 원)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생애 첫 그랜드 슬램 첫 싱글 타이틀을 노릴 수 있게 됐다.
4번 시드 즈베레프는 9월 2일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일본-베트남계 USA 선수 브랜든 나카시마(50위)에게 3시간 36분 만에 세트 스코어 3-1(3-6, 6-1, 6-2, 6-2) 역전승을 거두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에 올라갔다.
나카시마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에서 두 선수는 팽팽한 대결을 펼치며 게임 스코어 1-1, 2-2에 이어 3-3까지 막상막하의 승부를 벌였다. 나카시마는 강력하고 위력적인 서브와 예리하고 정확한 백핸드를 구사하며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나카시마가 1세트를 가져가자 홈 코트의 관중들은 열화와 같은 응원을 보냈다.
2세트는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첫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따낸 즈베레프는 실수를 줄이면서 리턴 템포를 더 일찍 가져가는 한편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랠리 승부에 전념했다. 반면에 나카시마는 첫 서브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범실이 빈발했다. 상대의 부진으로 즈베레프는 5게임을 연달아 이겨 게임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나카시마는 서브 게임을 지켜 1-5로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즈베레프는 세트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1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즈베레프의 서브는 너무나 강력해서 첫 서브 포인트를 13개나 기록했다. 반면에 나카시마는 9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3세트에서 나카시마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올린 즈베레프는 다시 한번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1로 달아났다. 나카시마는 서브 게임을 지켜 2-5로 추격에 나섰지만 즈베레프의 위력적인 공격력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즈베레프는 에이스 하나를 작렬시키며 3세트를 6-2로 따내고 역전에 성공했다. 즈베레프는 3세트에서만 12개의 첫 서브 포인트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4세트는 3세트와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즈베레프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4세트를 또 다시 6-2로 따내고 준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즈베레프는 이날 경기에서 무려 29개의 첫 서브 포인트 연속 득점을 올리며 나카시마에게 반격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즈베레프는 "경기 초반에 나는 극도로 방어적이었지만 브랜든은 그것을 매우 잘 활용했고, 멋진 세트를 펼쳤으며, 나는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공을 더 많이 잡고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야 했다. 오늘은 잘했다. 기쁘다. 8강전에 다시 진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즈베레프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홈 코트의 12번 시드 테일러 프리츠다. 프리츠는 16강전에서 노르웨이의 8번 시드 카스페르 루드에게 3-1(3-6, 6-4,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즈베레프는 2024 윔블던 16강전에서 프리츠에게 2-3[6-4, 7(7)-6(4), 4-6, 6(3)-7(7), 3-6]으로 역전패한 바 있다. 하지만, 즈베레프는 프리츠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4패로 앞서 있다.
즈베레프는 "윔블던 경기는 놀라운 경기였다. 테일러는 윔블던에서 놀라운 토너먼트를 치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테일러와 경기를 할 때마다 힘든 경기이기는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 같지는 않고, 재밌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불가리아의 9번 시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는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3시간 39분 동안의 풀 세트 접전 끝에 러시아의 6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를 3-2[6-3, 7(7)-6(3), 1-6, 3-6, 6-3]로 이기고 준준결승에 올라갔다. 이날 경기 승리로 디미트로프는 2019년 플러싱 메도우즈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US 오픈 8강에 진출했다.
루블레프는 경기 시작 후 불과 5게임 만에 라켓을 내리치고, 자주 고함을 지르거나 격노했으며, 자신의 실수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웃기도 하는 등 몹시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올해 초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보인 바 있다. 3월 두바이 챔피언십에서는 라인 심판의 얼굴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등 비신사적 행동으로 실격 처리되기도 했다.
디미트로프가 1세트에서 3-1로 앞서자 루블레프의 분노가 끓어오르는 첫 징후가 나타났다. 다음 게임에서 루블레프는 신발에 라켓을 내리치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왼손에서 피가 흘렀다. 그는 엔드 체인지(End change) 때 피가 나는 왼손의 상처를 치료해 달라고 트레이너를 불렀고, 그는 자신이 자초한 부상에 시달리며 다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세 번이나 획득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디미트로프는 "처음 몇 세트가 지나고 나서 루블레프는 놀라운 플레이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나는 고삐를 조금 당겨야 했고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고 느꼈다. 오늘은 그게 큰 차이였던 것 같다. 이후 경기에 임했지만, 매우, 매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디미트로프는 8강전에서 홈 코트의 20번 시드 프랜시스 티아포와 맞붙는다. 티아포는 16강전에서 호주의 28번 시드 알렉세이 포피린을 3시간 2분 만에 3-1[6-4, 7(7)-6(3), 2-6, 6-3)로 격파해 자신을 열렬하게 응원한 홈 코트의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포피린은 3회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를 깜짝 녹아웃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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