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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즈쿠리 온천(玉造温泉) 마쓰노유(松乃湯) 가이세키 요리(会席料理)

林 山 2019. 2. 19. 17:41

마네 현(島根県) 이즈모 시(出雲市) 타이샤 정(大社町) 기즈키히가시(杵築東)에 있는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를 돌아보고 나오니 저녁 때가 다 되었다. 버스에 올라 마쓰에 시(松江市) 타마유 정(玉湯町타마즈쿠리(玉造)에 있는 숙소 마쓰노유(松乃湯)로 향했다. 


타마즈쿠리(玉造) 마쓰노유(松乃湯)


타마즈쿠리의 마쓰노유에 도착하자마자 대욕장으로 가서 목욕부터 했다.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자 몸과 마음이 한결 개운해졌다. 목욕을 마치고 나서 바로 저녁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갔다. 식탁에는 이미 이즈모 지역 특산 식재료로 조리했다는 가이세키 요리(会席料理)가 차려져 있었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가이세키 요리다.   


가이세키 요리 차림상


가이세키(會席)는 모임의 좌석을 뜻하는 말이다. 가이세키 요리는 연회(宴會)나 결혼식에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마련하는 예절과 격식을 갖춘 일본식 정찬 요리를 말한다. 일본의 큰 음식점이나 호텔 등에서 취급하는 고급 연회 요리도 가이세키 요리라고 한다. 가이세키 요리에는 기본적으로 계절에 어울리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며,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조미료와 양념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오츠쿠리(お作り) 참소라, 보리새우, 생선회


가이세키 요리는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 1338~1573)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위해서 형성된 혼젠요리(本膳料理), 에도 시대(江戸時代, 1603~1867) 연회에서 술과 함께 식사를 즐긴 것에서 유래된 고급 요리의 절차와 종류를 간소화해서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의 정식요리인 혼젠요리 형식에 차카이세키요리(茶懷石料理)의 형식을 가미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스노모노(酢の物) 생선과 오이, 미역 초절임


가이세키 요리는 보통 1즙3채(一汁三菜), 1즙5채(一汁五菜), 2즙5채(二汁五菜) 등으로 구성된다. 즙(汁)은 국, 채(菜)는 반찬이다. 음식은 가쓰오부시(鰹節, 가다랭이포)나 다시마로 맛을 내며, 요리마다 같은 재료나 조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한다.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색깔과 모양, 그릇의 무늬와 재질까지 세심하게 고려한다.


샤브샤브 용 시마네 산(島根産) 와규(和牛) 쇠고기


가이세키 요리는 혼젠요리를 본받아 세 개의 상차림을 기본 형식으로 한다. 코스식으로 제공되는 요리는 보통 12가지의 음식이 나오며, 밥은 가장 마지막에 차려진다. 지역과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사키즈케(先付け), 스이모노(吸い物), 오츠쿠리(お作り), 야키모노(焼き物), 니모노(煮物), 아게모노(揚げ物), 무시모노(蒸し物), 스노모노(酢の物), 쇼쿠지(食事), 미즈가시(水菓子)의 순서로 제공된다.


샤브샤브 육수 냄비


사키즈게(先付け)는 식욕을 돋구기 위한 전채(前菜) 요리이며, 가벼운 술이 동반된다. 코스 요리(set menu)에서 첫 번째 나오는 음식이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보통 3, 5, 7종류의 입맛을 돋궈주는 음식이 나온다. 불어로는 오르되브르(Hors-D'oeuvre), 영어로는 스타터(starter) 도는 애피타이저(Appetizer)라고 한다. 


스이모노(吸い物)는 맑은 국물 요리다. 입을 깨끗하게 하고 몸을 데워서 찬 음식인 회를 먹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효과가 있다. 스이모노는 크게 스마시지루(澄まし汁, 맑은 장국)과 미소시루(味噌汁, 된장국)로 나눌 수 있다. 스마시지루는 가쓰오부시(鰹節)를 우린 물에 야채나 달걀을 넣고 끓여서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맑은 장국이다. 미소시루는 일본식 된장인 미소를 가쓰오부시, 멸치, 다시마 등을 우린 물에 풀어서 끓여낸 국이다. 일본의 국은 숟가락으로 떠먹는 대신 젓가락으로 가볍게 저어 그릇을 입에 대고 마시며, 가끔 내용물을 젓가락으로 건져 먹는다. 


니모노(煮物) 새우, 멸치 기타 어패류 조림


오츠쿠리(お作り)는 생선회다. 먼저 흰살 생선, 나중에 붉은살 생선이 나온다. 오츠쿠리는 오츠쿠리미(お作り身)로 부터 온 말이다. 오츠쿠리에는 비스듬히 포를 뜨는 히키즈쿠리(引き作り), 다랑어 등과 같이 살이 두꺼운 생선을 써는 가도즈쿠리(角作り), 흰살 생선에 소금을 뿌리고 다시마에 싸서 써는 곤부 시메즈쿠리(昆布締め作り), 살짝 데쳐 써는 유비키즈쿠리(湯引き作り), 생선을 썰어 얼음물에 씻어 지방을 뺀 아라이(洗い) 등이 있다. 


간사이(關西) 지방에서는 오츠쿠리, 간토(關東) 지방에서는 사시미(刺身)라고 한다. 예전에는 생선살을 식초에 담갔다가 먹었다. 이후 신선한 어패류 등을 얇게 잘라 특유의 맛과 식감이 살아 있는 생선살을 간장에 찍어 먹는 식문화가 생겨났다. 이를 사시미라고 한다. '사스(刺)'는 '찌르다, 꽂다'는 뜻이며, '미(身)'는 몸, 즉 물고기나 생선, 짐승의 살을 뜻한다. 사시미는 대표적인 일본 요리 가운데 하나이다. 


무시모노(蒸し物) 바닷가재 찜


야키모노(焼き物)는 구이 요리다. 지역에 따라서 그 지역 특산물 구이가 나오기도 한다. 구이에는 꼬챙이를 이용하거나 석쇠에 굽는 직접구이와 철판 등을 놓아 간접적으로 굽는 간접구이 등이 있다. 직접구이에는 아무런 양념 없이 불에 직접 구워 양념간장을 따로 곁들이는 시라야키(白焼き), 미린(味醂)이나 간장을 발라 굽는 데리야키(照り焼き), 된장을 발라 굽는 미소야키(みそ焼き) 등이 있다. 간접구이는 냄비에 넣어 굽는 방법과 은박지 등에 싸서 굽는 츠츠미야키(包み焼き) 등이 있다.


니모노(煮物)는 조림 요리다. 채소나 어패류를 그 집 고유의 장으로 조린다. 가쓰오부시나 다시마를 우린 국물에 육류나 어패류, 야채류 등을 넣어 간을 맞춘 다음 연하게 조리한 요리이다. 일본인들의 식탁에 반찬은 물론 술안주까지 빠지지 않는 요리이다.


아게모노(揚げ物)는 튀김 요리다. 생선이나 새우, 채소 등을 재료로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튀긴 스아게(素揚げ), 튀김옷을 입혀서 튀긴 덴뿌라(天ぷら)가 있다. 한국식 튀김과 가장 비슷한 아게모노는 덴뿌라다. 


무시모노(蒸し物)는 찜 요리이다. 무시모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요리가 달걀찜이다. 일본은 식당마다 비장의 달걀찜이 있다. 무시모노는 달걀 외에도 두부, 새우, 도미, 연어, 조개 등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  


미즈가시(水菓子) 오렌지와 방울토마토, 키위


스노모노(酢の物)는 절임 요리다. 채소나 어패류를 소금에 절였다가 설탕, 식초, 간장을 넣고 새콤하게 무치는 요리이다. 대표적인 스노모노는 미역초무침이다. 스노모노는 튀김 요리로 기름기가 밴 입을 개운하게 해 준다. 


쇼쿠지(食事)는 밥과 된장국, 면류 등이 나오는 메인 요리다. 미즈가시(水菓子)는 과일과 과자 등 디저트다. 아이스크림, 딸기 등의 후식이 나온다. 미즈가시는 나라 시대(奈良時代, 710~794),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794~1185)에 다모노(果物, 과일)을 가시(菓子)라고 불렀기 때문에 유래한 이름이다. 


일본의 가이세키 요리는 어느 것 한 가지도 맛이 없는 요리가 없어서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배가 엄청나게 부르다. 매일 이렇게 먹다 보면 뚱보가 되어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루만에 거의 1kg이 늘었던데..... 걱정이다. 


2018.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