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에 아버님이 향년 86세로 하늘나라 여행을 떠나셨다. 17일 아버님을 어머님 곁에 모셔 드린 무덤가에는 털중나리꽃, 까치수염꽃과 함께 작고 하얀 으아리꽃이 피어 았었다. 으아리꽃도 내 맘을 아는지 슬픈 듯한 표정이었다. 아버님과 어머님도 곁에 털중나리꽃과 까치수염꽃, 으아리꽃이 철따라 피어나 적적하시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으아리는 현화식물문 목련강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버진스 바우어(Korean virgin`s bower), 일어명은 고라이센닌소(コウライセンニンソウ, 高麗仙人草), 중국명은 라랴오티에시엔리엔(辣蓼铁线莲) 또는 티에시엔리엔(铁线莲)이다. 학명은 Clematis terniflora DC. var. mandshurica (Rupr.) Ohwi이다. 으아리에는 마음가리나물, 고추나물, 꼬칫대, 큰으아리, 들으아리, 좀으아리, 북참으아리, 응아리, 동북철선련(東北鐵線蓮), 영선(靈仙), 풍차(風車), 철각위령선(鐵脚威靈仙), 흑각위령선(黑脚威靈仙), 선인초(仙人草), 능소(能消), 거의채(車衣菜) 등 다양한 이명이 있다. 자생지는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극동부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과 들 가장자리나 길가 등 어디서나 잘 자란다.
으아리의 키는 2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어긋나며, 작은잎 5~7장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이다. 잎자루는 구부러져 덩굴손 역할을 한다.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피며,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은 꽃잎처럼 보이며, 도란상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다. 열매는 수과이며, 깃털 모양의 긴 암술대가 남아 있다.
으아리의 유사종에는 큰위령선과 긴잎으아리가 있다. 큰위령선은 으아리보다 키가 크다. 또, 취산 모양의 원추 꽃차례이고, 잎맥이 튀어나와 있으며, 잎축이 약간 연하다. 긴잎으아리는 잎이 댓잎피침형이고, 꽃이 약간 크며, 꽃받침의 길이가 12~16mm이다.
으아리는 줄기를 따라 하얀 꽃이 피고 지고 하면서 많이 달려 관상용으로 좋다. 으아리의 새순은 나물로 먹는다. 약간 독성이 있으므로 끓는 물에 데쳐 우려낸 다음 말려서 묵나물로 먹는다. 으아리의 뿌리를 한약명 위령선(威靈仙이라 하며 약재로 사용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한다. 술을 담가서도 쓴다.
위령선은 거풍제습(祛風除濕), 통락지통(通絡止痛)의 효능이 있어 풍습비통(風濕痺痛), 지체마목(肢體麻木), 근맥구련(筋脈拘攣), 굴신불리(屈伸不利), 골경인후(骨鯁咽喉, 목에 가시가 걸린 것) 등을 치료한다. 쉽게 말하면 위령선은 주로 신경계, 운동계의 통증을 다스린다. 따라서 관절염이나 근육통, 류머티즘, 통풍, 마비, 각기, 신경통, 안면신경마비, 요통 등의 치료에 우선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한약재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위령선에 대해 '여러 가지 풍을 없애며 오장의 작용을 잘하게 하며 뱃속에 냉으로 생긴 체기, 가슴에 있는 담수(痰水), 징가(癥瘕), 현벽(痃癖), 방광에 있는 오랜 고름과 궂은 물(惡水),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오래 먹으면 온역과 학질에 걸리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허준(許浚)은 또 '쩡레이뻰차오(證類本草)'를 인용하여 '음력 9월말~12월에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 그 나머지 달에는 캐지 못한다. 철각위령선(鐵脚威靈仙)이 좋다.'고 했으며, 주단시(朱丹溪)의 '단시신파(丹溪心法)'를 인용하여 '통증을 멎게 하는 중요한 약이다. 술에 씻어 약한 불기운에 말려 쓴다.'고 했다.
2020. 7. 18. 林 山. 2022.7.27.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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