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돌양지꽃

林 山 2020. 9. 23. 15:03

2020년 7월 26일 주말을 맞아 괴산의 막장봉을 오르기 위해 제수리치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투구봉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막장봉을 눈앞에 두고 등산화 밑창이 나가버렸다. 전날 내린 비에 젖은 바위들이 미끄러워 어쩔 수 없이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바위틈에 피어난 노오란 돌양지꽃을 만날 수 있어서 아쉬움이 덜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지리산, 대암산, 용문산 등 전국의 산들을 다니면서 돌양지꽃을 꽤나 많이 만난 것 같다. 까마득한 바위절벽에 매달린 듯 피어난 돌양지꽃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척박한 환경에서 예쁜 꽃들을 피워낼 수 있는지 경외감이 들곤 했다.     

 

돌양지꽃(2020. 7. 26. 막장봉)

돌양지꽃은 장미목 장미과 양지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싱폴(Korean cinquefoil)이다. 학명은 Potentilla dickinsii Franch. & Sav.이다. 속명 Potentilla는 라틴어 potens(강력)의 축소형이며, 처음에는 궐마(蕨麻, Argentina anserina)의 강한 약효 때문에 생겼다. 과거 궐마는 양지꽃속에 속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돌양지꽃은 바위와 양지를 좋아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돌양지꽃을 바위양지꽃이라고도 한다. 돌양지꽃은 전국의 해발 500m 이상의 바위틈, 안개가 많고 습기가 많은 산지에서 자란다. 산지의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바위틈 또는 배수가 잘되는 척박한 사질토양에 주로 분포한다. 

 

돌양지꽃(2020. 7. 26. 막장봉)

돌양지꽃의 근경은 굵고 목질이다. 지상부 외관에 비해 지하부가 대단히 큰 식물이다. 줄기는 10~20cm까지 자라며 전체에 복모가 밀생한다. 잎 중 근생엽은 엽병이 길고 모여나기한다. 소엽은 3개(간혹 5개)이고 사각상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다. 뒷면은 분백색이다. 소엽 끝은 뾰족하거나 둔하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탁엽은 피침형이며 예두이다. 줄기잎은 3출 또는 우상으로 갈라진다. 소엽은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고 뒷면이 백색이다.

 

돌양지꽃(2006. 6. 4. 구담봉)

꽃은 6~7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꽃턱에 백색털이 밀생하며 정생 또는 액생하는 취산꽃차례에 10개 내외의 꽃이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끝이 뾰족하고 좁은 달걀 모양이다. 부악편은 피침형이며 꽃밥은 넓은 달걀모양이다. 열매는 수과다. 수과는 달걀모양이며 갈색으로서 밋밋하고 밑부분에 수과보다 긴 꼬불꼬불한 털이 있다.

 

돌양지꽃(2006. 7. 2. 용문산)

우리 나라에 자생하는 potentilla속 식물은 양지꽃(Potentilla fragarioides var. major Maxim), 좀양지꽃(Potentilla matsumurae Th.Wolf), 은양지꽃(Potentilla nivea L.), 참양지꽃(Potentilla dickinsii var. breviseta Nakai), 섬양지꽃(Potentilla dickinsii var. glabrata Nakai), 눈양지꽃(Potentilla egedei var. groenlandica (Tratt.) Polunin), 솜양지꽃(Potentilla discolor Bunge), 당양지꽃(Potentilla rugulosa Kitag.), 딱지꽃(Potentilla chinensis Ser) 등 20여 종에 이른다. 

 

돌양지꽃(2006. 7. 9. 대암산)

양지꽃은 산기슭이나 풀밭의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란다. 꽃은 봄에 노란색으로 피며, 키는 30~50㎝이다. 좀양지꽃은 한라산 1,500m 이상 정상부에서 자란다. 은양지꽃은 백두산 등 함경북도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참양지꽃은 수과 밑에 있는 털이 수과보다 훨씬 짧다. 섬양지꽃은 울릉도에서 자란다. 잎의 맥 위에만 털이 있고 뒷면이 분백이 아니다. 눈양지꽃은 가는 기는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으므로 누운양지꽃이라고도 한다. 솜양지꽃은 잎의 표면을 제외한 전체에 솜 같은 털이 빽빽이 나 있다. 당양지꽃은 잎이 대개 뿌리로부터 뭉쳐나고 세 장의 작은 잎이 나온 잎 또는 깃꼴겹잎으로 2~4쌍이 있다. 딱지꽃은 잎이 아주 잘게 갈라진다. 들이나 강가, 바닷가에 자라며, 키는 30~60㎝이다.

 

돌양지꽃 (2006. 7. 23. 지리산 성제봉)

돌양지꽃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얼굴을 희게 하는 화장품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돌양지꽃은 건조에 강하므로 암석원에 심거나 건조한 곳의 지피용 식물로 이용한다. 꽃이 아름답고 뿌리를 적당히 노출시켜도 생육이 가능하므로 굵은 뿌리를 노출시켜 초물분재로 만들 수도 있다.

 

202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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