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순위 3위)가 2022 윔블던 챔피언쉽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 진출하며 7번째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톱 시드인 조코비치는 7월 4일 오전 12시 45분(한국 표준시간) 영국 런던 머튼 구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팀 반 리즈도벤(네덜란드, 104위)을 2시간 38분 만에 3-1(6-2, 4-6, 6-1, 6-2)로 제압했다.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승리로 윔블던 25연승을 기록히면서 이 대회 통산 83승을 거뒀다. 그랜드 슬램 대회 20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는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만 2011, 2014, 2015, 2018, 2019, 2021년 대회 등 모두 6번이나 제패했다.
1세트는 조코비치의 서비스 게임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순식간에 4-1로 달아났다. 이어 또 한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2로 따내며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리즈도벤은 2세트에서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에이스 5개와 위너 5개에 힘입어 게임 스코어 5-4으로 앞서나갔다. 10번째 게임은 듀스가 6번까지 이어지며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6번째 듀스에서 리즈도벤은 에이스 2개를 연달아 성공시켜 2세트를 6-4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리즈도벤의 상승세는 여기까지만이었다.
심기일전한 조코비치는 3세트에 들어서자 한 수 아래의 리즈도벤을 연습경기하듯 몰아붙여 2개의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6-1로 따내고 세트 스코어 2-1로 다시 앞서갔다. 4세트에서도 조코비치는 리즈도벤의 첫 서브 게임과 7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순식간에 5-2로 달아났다. 8번째 게임에서 조코비치는 위너 두 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4세트를 6-2로 따내고 8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준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31만 파운드(약 4억8,500만 원)를 확보했다.
리즈도벤은 서브 에이스(20-7)와 위너(41-29)에서는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첫 서브 성공률은 65%-65%로 두 선수가 같았으나 더블 폴트에서는 리즈도벤이 5-2로 3개 더 많았다. 리즈도벤은 좋은 서브를 가지고도 조코비치보다 무려 34개나 많은 53개의 실책을 범함으로써 패배를 자초했다.
조코비치는 서비스 포인트(71-68)와 첫 서브 득점률(75%-66%)에서 우세를 유지하는 한편 두 번째 서브 득점률(75%-38%)과 리시브 포인트(56-26), 네트 포인트 득점률(90%-57%)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리즈도벤은 3주 전 ATP 투어 헤르토겐보쉬 오픈에 세계 순위 205위로 참가했다. 그는 1회전부터 시작해서 매튜 엡든(호주, 31위)에 이어 세계 최강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1위) 등을 제압하고 5연승을 거두며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했다. 윔블던에서도 렐리 오펠카(미국, 18위), 니콜로즈 바실라싀빌리(조지아, 26위) 등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4회전까지 올라온 리즈도밴은 조코비치라는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 연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힘들었다."면서 “나는 한 번도 그를 만난 적이 없다. 그는 투어의 새로운 얼굴이다. 그는 자신의 조국에서 세계 5위, 1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을 제치고 첫 ATP 투어에서 우승했다. 그는 윔블던에서도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어 "그의 대포알 같은 서브와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는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그의 속도에 적응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지붕 아래의 조건은 약간 다르다. 조금 미끄럽다. 그래서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자타 공인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세계 1위 다닐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이나 침략전쟁으로 제재를 받아 출전하지 못했고, 차세대 주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위)도 2022 프랑스 오픈에서 입은 발목 부상 수술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또,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97위)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현역 최고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에스빠냐, 4위)은 잔디 코트에 유난히 약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흙신' 나달은 메이저 대회 22회 우승 중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 오픈에서만 14번 우승한 반면에 잔디 코트인 윔블던에서는 2008, 2010 대회 등 단 2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윔블던에서 나달은 2011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이후 단 한번도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앞서 열린 두 번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22 호주 오픈에서는 코비드19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 정부의 추방령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고, 이어 열린 2022 프랑스 오픈 8강전에서는 나달에게 1-3(2-6, 6-4, 2-6, 6-7)으로 패해 탈락했다.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1번 시드, 나달은 2번 시드를 받았다. 따라서 나달과 조코비치 모두 패하지 않고 올라갈 경우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결승전까지 두 선수는 이제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편, 7월 3일 밤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10대 돌풍의 주인공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7위)가 이탈리아의 희망 야닉 시너(이탈리아, 13위)에게 3시간 35분만에 1-3(1-6, 4-6, 7-6, 3-6)으로 져 8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시너는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10대 돌풍의 주인공을 격파하고 생애 처음 윔블던 8강전에 진출했다.
시너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조코비치다. 시너는 1회전에서 그랜드 슬램 대회 통산 3번 정상에 오른 스탄 바브링카(스위스, 267위)를 3-1(7-5, 4-6, 6-3, 6-2), 2회전에서 미카엘 이메르(스웨덴, 88위)를 3-1(6-4, 6-3, 5-7, 6-2), 3회전에서 2.08m의 장신에 미사일 서브 소유자 존 이스너(미국, 24위)를 3-0(6-4, 7-6, 6-3)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조코비치-시너의 준준결승전 경기는 7월 5일에 열린다.
시너는 올해 첫 그랜드 슬램 대회인 2022 호주 오픈에서 8강에 진출했다. 2021 윔블던에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신 시너는 2022 대회에서는 8강에 진출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시너는 ATP 투어 2021 파리 마스터스 2회전에서 알까라스에게 0-2(6-4, 5-7)로 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패배를 설욕하며 상대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2021 US 오픈 8강에 진출하며 10대 돌풍을 일으킨 알까라스는 올해 ATP 투어에서 4번 우승했다. 2022 마드리드 오픈에서는 빅3 나달과 조코비치에 이어 차세대 주자 즈베레프까지 연달아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윔블던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알까라스는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시너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시너-알까라스의 경기에 앞서 1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에서는 영국의 희망 캐머런 노리(12위)가 토미 폴(미국, 32위)을 3-0(6-4, 7-5, 6-4)으로 이기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전에 올라갔다. 이날 경기 승리로 노리는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처음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남녀 단식에서 영국 선수는 모두 다 떨어지고 노리 혼자만 남아서 유니언 잭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노리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다비드 고팽(벨기에, 58위)이다. 고팽은 2회전에서 세바스티안 바에즈(아르헨티나, 35위)를 3-0(6-1, 6-2, 6-4), 4회전에서 프란시스 티아포(미국, 28위)를 3-2(7-5, 5-7, 5-7, 6-4, 7-5)로 이기고 올라왔다. 노리-고팽의 준준결승전 경기는 7월 5일에 열린다.
7월 4일에도 남자 단식 16강전이 이어진다. 오후 7시 2번 코트에서는 알렉스 드 미노(호주, 27위)-크리스찬 가린(칠레, 43위)의 경기,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는 닉 키리오스(호주, 40위)-브랜든 나카시마(미국, 56위)의 경기가 열린다. 밤 10시 15분 1번 코트에서는 테일러 프리츠(미국, 14위)-제이슨 쿠블러(호주, 99위)의 경기, 다음날 오전 12시 45분 센터 코트에서는 메인 이벤트 라파엘 나달-보틱 판더잔츠휠프(네덜란드, 25위)의 경기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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