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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US오픈] 카롤리나 무초바 2년 연속 준결승 진출, 하다드 마이아 2-0 완파

林 山 2024. 9. 5. 07:15

시드를 받지 못한 카롤리나 무초바(체코, 52위)가 2년 연속 2024 US 오픈(총상금 7500만 달러, 약 998억 원)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하며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무실 세트 행진으로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한 카롤리나 무초바

 

무초바는 9월 5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즈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브라질의 22번 시드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를 1시간 25분 만에 2-0(6-1, 6-4)으로 완파했다.   

지난 9월 2023 US 오픈 준결승에 나선 후 손목 부상으로 9개월 동안 투어에 나서지 못했던 무초바는 처음부터 하다드 마이아를 압도했다. 그녀는 예리하고 강력한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한편 백핸드를 날리는 척하다가 절묘한 드롭 샷으로 바꿔 네트 위로 날리는 딩크 샷(Dink shot)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최고의 샷이었다. 딩크 샷은 공이 네트를 넘자마자 코트에 떨어지게 하는 기술이다.    

방송 해설을 맡은 독일의 전 세계 9위 안드레아 페트코비치는 정확한 서브 앤 발리, 코스 예측을 불허하는 아름다운 포핸드 스트로크 등 다양한 샷을 선보인 무초바에 대해 "최고의 리듬 초퍼(rhythm chopper)"라고 칭찬했다. 

1세트는 무초바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무초바는 초반부터 압도적인 레벨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5-0으로 앞서 나갔다. 하다드 마이아는 파워 플레이를 펼치며 1게임을 만회해 1-5로 추격에 나섰지만 아무런 진전도 보지 못했다. 무초바는 세트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1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하다드 마이아가 열세에 몰리자 그녀의 팬들은 "올레, 올레, 올레, 올레, 비아아아아, 비아아아아"를 외쳤다. 

2세트는 하다드 마이아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대등한 경기를 벌이며 게임 스코어 1-1에 이어 2-2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갑자기 신체적 문제가 무초바를 괴롭혔고, 체코 선수는 코치와 함께 코트 밖으로 달려 나갔다.  

하다드 마이아는 코트로 돌아온 2023 롤랑 가로스 준우승자를 공략해 6번째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따내고 3-3 타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무초바는 레벨을 올려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3으로 다시 리드을 잡았다. 하다드 마이아도 위너 두 개를 성공시키며 4-5로 추격했다. 하지만, 무초바는 매치 포인트에서 에이스를 작렬시키며 2세트를 6-4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무초바는 경기력 레벨과 평정심을 유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무초바는 수요일 경기에서 무려 76%의 첫 서브 성공률과 19개의 위너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무초바는 "조금 이상한 경기였다. 화장실까지 달려가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어떻게 해냈는지 기쁘다. 준결승에 다시 진출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토너먼트 전에는 다음 경기가 매우 힘들고 흥미로운 경기가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작년 6월 2023 롤랑 가로스 결승 진출자이자 작년 9월 2023 US 오픈 4강에 진출한 무초바는 2024년 2월에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6월 말에 2024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 복귀했다. 테니스 선수에게 치명적인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초바가 엘리트 수준에서 이렇게 빠르고 순조롭게 활약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무초바는 준결승전에서 세계 1위 이가 슈피온텍 또는 홈 코트의 6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와 맞붙는다. 전 세계 8위 무초바가 8강전에서 보여준 경기력 레벨을 통해서 그녀는 모든 메이저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증명했다.  

무초바는 1986년과 1987년 헬레나 수코바에 이어 US 오픈에서 연속으로 준결승에 오른 두 번째 체코 테니스 스타다. 수코바는 1986년 결승에 진출하여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무초바는 "나는 매우 활동적인 아이였다. 무언가를 보면 그냥 그렇게 되고 싶었다. 다행히 부모님이 내가 모든 것을 하도록 허락해 주셨다. 아빠는 축구 선수이고 오빠도 축구 선수다. 내게는 항상 축구, 핸드볼,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이 모든 것이었다. 모두 이상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런 스포츠들이 나의 테니스에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